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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호 새로나온 책
742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7.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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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시사회로의 유혹, 데이비드 라이언 지음, 이광조 옮김, 후마니타스, 336쪽, 17,000원
캐나다 퀸스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감시의 과정에서 감시 대상인 개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진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오늘날 도시의 시민들은 24시간 다양한 수단들을 통해 끊임없이 조명받고 있다. 그러나 이 때 감시는 오웰이 말하는 전체주의 사회나, 빅브라더 혹은 일부 자본가들의 음모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동성과 속도, 안전과 소비자의 자유를 선호하는 사회에서 질서를 유지하고 조율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감시는 단순히 억압과 통제의 문제가 아니며, 단순히 판옵티콘의 외양을 띠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권력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 무질서의 효용: 개인의 정체성과 도시 생활, 리처드 세넷 지음, 유강은 옮김, 다시봄, 280쪽, 16,000원
용도에 따라 구획된 도시, 같은 처지끼리 이웃한 도시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이 책에서 저자는 지나치게 질서를 강요하는 사회가 어떻게 어른들의 사고를 경직시키고, 개인의 성장을 가로막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도시의 중산층이 비슷한 여건의 사람들과만 어울려 살면서 질서를 추구한 결과, 배타적이고 협소하며 폭력적인 행동에 쉽게 빠져든다고 주장한다. 이는 낯선 상황과 맞닥뜨리며 성장해야 할 청소년이 모험을 기피한 결과 미성숙한 어른이 되는 것과 같다. 저자는 다양성과 창조적인 무질서를 구성원 스스로가 통합해 나가는 생동하는 도시, 살면서 만나는 갖가지 시련과 도전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진짜 어른들을 만들어내는 도시를 건설하자고 제안한다.

■ 사회인문학의 길: 제도로서의 학문, 운동으로서의 학문, 백영서 지음, 창비, 312쪽, 14,000원
인문학과 역사학, 그리고 중국학을 오랜 시간 연구해온 저자가 그간 인문정신의 사회적 실천을 고민해온 성과를 모아 출간한 책이다. 아카데미 안과 밖에서 사유를 모색하고 실천해온 저자는 ‘제도’와 ‘운동’으로서의 학문이 ‘사회인문학’으로 구현되면서 그 이념적·실천적 가능성을 궁구하고 확인해온바, 이번 저서는 그런 과정을 담은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제도로서의 학문’이라고 할 때는, 제도권 학문을 주로 염두에 두고 지식의 생산과 전파를 주로 가리켰다면, ‘운동으로서의 학문’이란 제도로서의 학문의 이념, 관행, 제도 그리고 이것들을 지탱해주는 지배적 사회현실의 폐쇄성을 비판하면서, 다수 민중을 향해 열린 학문을 생활세계를 기반으로 수행하려는 지향을 의미한다. 학문의 두 가지 속성을 접목시킨 사회인문학이란 ‘인문학의 사회성과 사회의 인문성’을 동시에 구현하려는 비판적 학술활동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 착한 인류: 도덕은 진화의 산물인가, 프란스 드 발 지음, 오준호 옮김, 미지북스, 388쪽, 18,000원
인간의 도덕성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이 본래 선하지 않으며, 자연은 약육강식의 야만적인 투쟁의 장이라고 믿어왔다. 거기서 도덕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억누르는 인위적인 문명의 고안물이었다. 종교인들은 도덕을 신에게서 온 명령이라고 보았고, 철학자들은 탁월한 이성의 규칙에서 도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주장은 상반되는 듯 보이지만 도덕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는 점에서 같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영장류학자인 저자는 여기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도덕은 종교나 문명이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인류의 오랜 진화 과정 속에 확립됐다는 것. 도덕은 신의 명령이나 이성의 초월적 원리가 아니라,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유하는 감정에 뿌리박고 있으며,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왔다는 인간 도덕성의 생물학적 기원론을 제안한다.

■ 플로팅 시티: 괴짜 사회학자, 뉴욕 지하경제를 탐사하다, 수디르 벤카테시 지음, 문희경 옮김, 어크로스, 368쪽, 16,000원
저자가 시카고 빈민가에 뛰어들어 10년간 갱단과 생활하며 연구했던 전작에 이어 이번에는 뉴욕의 지하경제 종사자들과 함께하며 기존의 사회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사회 현상을 목격하고 쓴 책이다. 과거에는 계층과 지역의 경계 안에 머물렀던 사람들이 이제는 제자리를 떠나 경계를 뛰어넘으며 전에 없던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부유하고(floating) 있다. 저자는 뉴욕에서 새롭게 맞닥뜨린 변화의 비밀을 풀 열쇠를 도시 전체를 연결하는 지하경제에서 찾는다. 그리고 복잡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골목길과 빌딩 숲을 부유하며 이민자와 매춘부, 사교계 명사와 거리의 마약상들에게서 이야기를 채집한다.


■ 호모사피엔스의 미래: 포스트휴먼과 트랜스휴머니즘, 신상규 지음, 아카넷, 264쪽, 18,000원
현대인은 이제 유전자 조작이나 최첨단 프로스테시스 기술을 이용해서 더 영리한, 더 강한, 더 빠른 인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종교가 아닌 과학을 통하여 노화와 질병을 극복하고 젊고 건강한 삶이 영원히 계속되는 영생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러한 포스트휴먼으로의 진화는 우리가 지금까지 존중하며 지키고자 했던 의미나 가치의 종말, 더 나아가 인류 자체의 종말을 뜻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런데 인간은 과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현명한 존재인가? 이 책은 이러한 고민을 철학적으로 성찰하게끔 도와준다.

■ X의 즐거움, 스티븐 스트로가츠 지음, 이충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360쪽, 15,000원
미국 코넬 대학 응용수학과 교수이자, 수학계의 칼 세이건으로 불리는 저자가 유치원 산수부터 대학원 수학까지를 일반인들에게 소개하는 특별한 일에 도전했다. ‘수학의 기본 이론’이라는 제목으로 15주간 온라인 <뉴욕 타임스>에 수학 칼럼을 연재했다. 이 특이한 칼럼에 모든 연령대의 독자가 “일단 무지하게 재미있다”며 열광했고, 메일과 댓글로 온갖 질문과 감상이 폭주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출간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2012년 아마존 과학 분야 최고의 책에 선정되며, 2014년에는 미국수학협회에서 수학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책에 수여하는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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