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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이 대세? … 77%는 2개 이상 학과 참여
융복합이 대세? … 77%는 2개 이상 학과 참여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4.07.2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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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특성화 사업단 참여학과 들여다봤더니

대학 특성화도 융·복합이 대세인 것일까. 대학 특성화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가 2개 이상인 사업단이 전체의 70%나 돼 앞으로 교육과정 변화나 학과 통폐합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자료: 「대학별 특성화사업 참여학과 현황」(교육부)
<교수신문>이 교육부에서 받은 ‘대학별 특성화 사업 참여학과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342개 사업단 가운데 1개 학과만 참여하는 비율은 32.2%에 그쳤다. 유사학과끼리 모이거나 전혀 다른 계열의 학과와 연계해 사업에 참여한, 이른바 ‘융·복합’ 사업단 비율이 67.8%에 달하는 셈이다. 2개 학과가 연계한 경우는 25.4%, 3개 학과가 참여한 사업단도 17.5%나 됐다. 5개 이상의 학과가 참여한 사업단 비율도 12.8%다.

주력학과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융·복합은 공학 계열에서 가장 활발했다. 공학은 71.6%가 융·복합 사업단이고, 자연과학(75.3%)도 융·복합 사업단 비율이 평균보다 높았다. 2개 이상의 학과가 참여한 사업단 비율이 인문사회 계열은 65.1%, 예체능 계열은 53.1%로 나타났다. 특히 자연과학의 경우 참여학과가 5개가 넘는 사업단 비율이 23.4%로 다른 계열보다 월등히 높았다. 인문사회도 11.2%의 사업단은 참여학과가 5개 이상이었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특성화 분야를 선정하는 ‘대학자율’ 유형(154개 사업단)은 융·복합 비율이 76.6%로 더 높았다. 특성화 사업은 크게 대학이 자율적으로 특성화 분야를 선정하는 ‘대학자율’ 유형과 인문·사회·자연·예체능 등의 분야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지원’ 유형으로 나뉜다. 국가지원 유형은 국제화를 제외하면 지원금이 최대 3억원이지만 대학자율 유형은 10억~20억원에 달한다. 당연히 대학은 대학자율 유형에 사활을 걸었다. 대학자율 유형의 평균 경쟁률(3.6대 1)이 국가지원(2.6대 1)보다 훨씬 높았다.

※자료: 「대학별 특성화사업 참여학과 현황」(교육부)
전체 사업단 분석 결과와는 달리 대학자율 유형은 자연과학 계열 사업단의 융·복합 비율이 85.7%로 가장 높았다. 자연과학 계열은 4개 학과가 참여하는 사업단이 26.2%, 2개 학과가 참여한 사업단 19.0%, 단일학과 14.3% 순이었다. 5개 이상의 학과가 참여하는 사업단은 31.0%나 됐다.

인문사회 계열 사업단도 82.9%가 2개 이상의 학과가 참여하는 사업단이었다. 2개 학과가 참여하는 사업단이 26.8%로 가장 많았고, 3개 학과 19.5%, 단일학과 17.1%로 나타났다. 대학자율 유형에서 예체능 계열은 2개 대학이 선정됐는데, 모두 4~5개 학과가 참여해 사업단을 꾸렸다. 공학계열은 융·복합 비율이 66.7%로 전체 사업단 분석 현황과 비슷했다.

대학자율 유형일수록 2개 이상의 학과가 사업에 참여한 비율이 높은 1차 원인은 사업 구조에 있다. 정영길 건양대 부총장은 “한 대학이 신청할 수 있는 사업단이 최대 10개다. 많은 학과가 특성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여러 학과를 묶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특성화 사업 평가에 참여했던 문덕희 창원대 교수는 “소형 사업단만 해도 지원금이 10억원이라 학과 인원이 어느 정도 돼야 한다. 국내 대학은 백화점식으로 소규모 학과가 나눠져 있는 경향이 강한데, 단독으로 신청해 경쟁력이 떨어지면 통합해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학자율 유형의 선정 결과를 보면, 소형 사업단(69.1%)보다 대형이나 중형 사업단(84.9%)의 융·복합 비율이 훨씬 높았다. 소형 사업단은 2개 학과가 참여한 경우가 32.1%로 가장 많았지만 대·중형은 4개 학과가 참여한 사업단(21.9%)이 가장 많았다. 소형 사업단일지라도 인문사회 계열은 2개(35.7%)나 3개(25.0%) 학과가, 자연과학은 2개(33.3%)나 4개(28.6%) 학과가 뭉친 사업단이 가장 많은 반면 공학 계열은 단일학과가 신청한 비율이 54.8%가 가장 높았다.

서너 개 학과가 모였다고 해서 융·복합은 아니다. 특성화 사업 평가위원이었던 정영길 건양대 부총장은 “학부교육에 핵심을 둔다는 것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문덕희 교수는 “인문과 이공계열이 결합하는 사업단도 있다”며 “무늬만 결합이 아니라 공통 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학과들이 벽을 상당히 허물었다”라고 귀띔했다.

이는 학과 통폐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복수 학과가 모여서 참여한 사업단 가운데는 교육과정이나 트랙을 별도로 만드는 곳도 있고, 2·3년차에 통합 계획을 제출한 대학도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유사학과는 원래 합쳐져야 할 학과들이 참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학생 교육뿐 아니라 연구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도 유사학과 통폐합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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