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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1호 새로나온 책
741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7.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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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질문, 로버트 노직 지음, 김한영 옮김, 김영사, 436쪽, 18,000원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라는 소크라테스의 궁극적 물음을 통해 인생을 성찰하는 ‘소크라테스적 탐구’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현대 철학의 걸작. 30세에 하버드대 철학과 정교수가 됐으며 20세기 가장 뛰어나고 독창적인 사상가로 평가받는 로버트 노직. 그가 날카로우면서도 해박한 식견, 유려함이 빛나는 ‘소크라테스적 논변’으로 삶의 본질과 의미를 꿰뚫는다. 인간의 조건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늙어야 하는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풍부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변증으로 26가지 인간 존재의 핵심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해 그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 은유로서의 네이션과 트랜스내셔널 연대, 나병철 지음, 문예출판사, 520쪽, 30,000원
은유로서의 네이션이란 민족주의나 민족국가와는 달리 보이지 않는 실재계(라캉) 영역의 네트워크다. 미학은 그런 보이지 않는 것을 은유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지배체제의 표상체계(상징계)를 동요시킨다. 예컨대 식민지 시대의 소설들은 총독부의 권력을 피해 물밑에 형성된 네이션을 은유를 통해 표현했다. 구체적으로 「만세전」의 ‘묘지’, 『고향』의 ‘아리랑’, 『낙동강』의 ‘낙동강 젖꼭지’ 등이 바로 은유로서의 네이션이다. 이 암시적인 이미지들은 단지 네이션을 표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총독부)와 자본을 넘어선 해방된 세상을 은유로 암시하며 우리를 동요시킨다.

■ 저수하의 시간, 염상섭을 읽다, 한기형·이혜령 엮음, 소명출판, 708쪽, 44,000원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이후 인류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뤘지만 여전히 인간에게 가장 궁금한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것은 바로 ‘우리가 속한 종, 즉 인간의 진화’다. 이 책(원제: Last Ape Standing)은 그 동안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에 근거해 정립된 진화의 정설을 바탕으로 인간 진화의 진실을 하나하나 밝혀나가는 책이다. 저자는 뇌가 커진 이유가 ‘굶주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불을 이용하게 되고, 그것으로 인해 식생활이 변화함으로써 뇌가 커졌다고 본다. 그렇다면 진화의 다음 버전은 어떻게 될까?


■ 정신의학의 권력: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3~74년, 미셸 푸코 지음, 심세광·전혜리 옮김, 난장, 640쪽, 35,000원
푸코 사후 20여 년이 지난 2003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가 학계에 이른바 ‘푸코 르네상스’를 일으킨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특히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에서 『생명관리정치의 탄생』에 이르는 강의들에서 푸코는 그동안 충분히 분석한 바 없던 근대 국가와 통치합리성의 계보학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본성까지 선구적으로 파헤쳐 그 사유의 동시대성을 인정받았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강의들과 달리 현대 사회를 직접적으로 분석하지는 않는다. 그런데도 그 사유의 동시대성은 결코 빛이 바라지 않는다. 왜 그런가? 이 책이 (이듬해 강의 『비정상인들』과 더불어) 푸코의 또 다른 걸작 『감시와 처벌』(1975)을 예고하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이 정신이상자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사실상 권력이 개인을 어떻게 정상화/규범화해 지배하는지를, 즉 규율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파헤친다.

■ 젠더, 만들어진 성: 뇌과학이 만든 섹시즘에 관한 환상과 거짓말, 코델리아 파인 지음, 이지윤 옮김, 휴머니스트, 448쪽, 23,000원
떠오르는 여성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코델리아 파인의 두 번째 책인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의 뇌가 태생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론들을 도마에 올려놓는다. 출간 당시 미국과 영국, 호주 등지에서 화제가 된 이 책은 루안 브리젠딘, 사이먼 배런코언, 마이클 거리안 등의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 뇌의 차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녀는 남녀 뇌의 차이를 잘못된 관점으로 해석하는 이유를 “사람들은 사회에 퍼져있는 성적 불평등을 설명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 이유를 우리 사회에 아주 불공평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남성과 여성의 타고난 차이 탓으로 돌리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라고 지적한다. 감정적이고 문학을 잘 이해하는 여성, 이성적이고 수학을 잘 푸는 남성과 같은 고정적으로 배선된 남녀의 뇌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21세기 과학이 만들어 낸 새로운 신경 성차별 혹은 뇌 성차별이라고 부르는 ‘뉴로섹시즘(neurosexism)’일 뿐이다.

■ 처음 읽는 레비나스: 타자를 향한 존재론적 모험, 콜린 데이비스 지음, 주완식 옮김, 동녘, 248쪽, 15,000원
저자는 레비나스의 주요 저서들을 중심으로 그것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서술하면서 레비나스를 읽는 주요한 틀을 제시한다. 또한 레비나스의 사상적 변화를 보여주면서 관계를 맺었던 철학자들과의 사상적 교류, 레비나스의 철학에 영향을 줬던 텍스트들을 꼼꼼하게 서술하고 있다. 레비나스에 처음 발을 내딛은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레비나스가 이야기하는 윤리 문제는 지금의 한국 사회를 읽는 시선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그가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우리 각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타인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명제는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유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철학과 마주해야 한다.

■ 천 개의 권력과 일상, 사공일 지음, 산지니, 224쪽, 16,000원
이 책은 현대철학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철학가 들뢰즈와 푸코로 일상의 권력을 사유한 책이다. 저자는 들뢰즈와 푸코의 권력이론을 참조하면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권력이 어떻게 작동해 하나의 정치가 되는지, 어떻게 보이지 않게 편재되는지 짚어본다. 권력에 대한 두 철학가의 사유는 우리가 조금 더 권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안내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저자는 들뢰즈의 권력 사유로, 우리 일상에서 인식하지 못했던 권력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인식하게 하며, 우리가 조금 더 자신의 차이를 인정하고 긍정하는 태도를 갖도록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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