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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도 교육부 주도 구조조정?
대학원도 교육부 주도 구조조정?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4.07.14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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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평가 방침에 대학가 술렁 … “평가인증 체제로 가야”

교육부가 2016년부터 대학원 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학가가 술렁이고 있다. 학부처럼 교육부가 대학원을 평가해 행·재정적 지원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대학원도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통해 대학원의 교육·연구 여건과 교육과정, 성과 등을 종합 점검한 뒤 대학원 평가모형과 시스템을 마련하고, 내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6년부터 행·재정적 지원과 연계해 대학원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학원 질 관리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수립해 지난 5월 대학에 알렸고, 지난 4일 전국대학원장협의회(회장 손병암 강원대) 이사회에서도 이 같은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학원 질 관리 체제 구축을 위한 제도개선방안은 △대학원 학사·학위 관리 강화 △학과(전공) 신설 기준 강화 △대학원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역량 인증제 시행 등이 함께 포함됐지만 핵심은 ‘대학원 정보공시 강화’와 ‘대학원 평가체제 마련’이다. 학위 및 학사 운영 관리 강화 등에 포함된 내용은 지난해 고등교육 종합발전 방안과 올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밝힌 내용을 다시 언급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대학원 정보공시 강화와 대학원 평가 체제 구축은 이전 발표보다 훨씬 구체화했다.

대학원 정보공시의 경우 학업전념 학생 비율과 논문자격시험 합격률, 대학원생 학술지 논문 게재 실적 등의 항목을 신설할 계획이다. 신입생 및 재학생 충원 현황, 중도탈락 학생 현황, 전임교원 강의담당 현황 등 이미 공시되고 있는 항목도 공개 수준을 학과(전공) 단위까지 세분화한다. 학부처럼 핵심지표는 개별 대학원의 상대적 수준을 5등급으로 구분해 제공하는 ‘대학원 경쟁력 알림’ 코너도 개설한다. 안홍배 부산대 대학원장은 “여러 방안이 들어있지만 모두 평가와 연결돼 있다”며 “정보공시 자료를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으로, 크게 보면 학부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원에 대한 평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실시하던 대학종합평가가 2006년 끝나면서 중단된 상태다. 대학종합평가는 2011년부터 평가인증 시스템으로 바뀌었지만 대학원은 빠졌다. 이에 따라 대학원 질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공시를 확대하고 대학원 평가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 교육부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2010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대학원 교육의 선진화 방안(안)’ 가운데 하나로 이를 제시했고, 2012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제안한 ‘대학원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지금까지 제시된 대학원 평가체제는 현재 학부를 대상으로 하는 평가인증제를 대학원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평가인증 체제는 전문기구가 평가를 담당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무성을 점검·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큰 특징이다. 반면 교육부가 최근 밝힌 방안은 결국 정부 주도로 대학원을 평가하겠다는 의도라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한 지방대 대학원장은 “대학 재정지원사업 평가하듯이 교육부가 주관해 팀을 꾸려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신재영 중앙대 평가기획팀장은 “교육부의 접근 방법은 구조개혁 평가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며“대학원 질 관리 차원이라면 평가인증제를 통해 자구노력을 할 수 있는 체제로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원장들은 대학원 평가에 대한 제안을 다음 달까지 교육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본 공감대는, 평가는 필요하지만 평가를 위한 평가는 안 된다는 점이다. 손병암 전국대학원장협의회장(강원대)는 “대학원의 역할과 책무, 목표와 비전. 이런 것을 먼저 고민하고 그에 따라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며 “불이익을 주는 게 아니라 대학원 발전을 위한 지원과 육성 차원의 평가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홍배 원장은 “대학원 평가는 필요하다”면서도 “질 관리를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가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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