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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 제 10회 한·중 윤리학 학술대회 ‘21세기 공직 윤리의 새지평’
학술대회 : 제 10회 한·중 윤리학 학술대회 ‘21세기 공직 윤리의 새지평’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2.10.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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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12 10:21:32
지난 몇 달간 공직자의 윤리 문제는 최대의 관심사였다. 공직자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처럼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 경우는 드물었던 것 같다.

이 점에서 오는 1일부터 이틀간 한국국민윤리학회(회장 허창무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와 중국윤리학회(회장 羅國杰)가 선보일 ‘한중 윤리학 학술대회: 21세기 공직 윤리의 새지평’은 시의적절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개최장소는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년 전부터 준비한 학술대회의 주제가 현 사안과 맞아떨어졌다는 것은 우리가 당면한 고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한·중윤리학계 10년째 학술교류
이번 학술대회는 크게 3가지 주제로 진행된다. ‘한중의 부패방지 역사와 문화적 기저’라는 주제로 과거의 전통을 점검한다면, ‘한중의 부패방지 제도와 실태’는 현 상황의 보고서이며, ‘한중의 부패방지 전략과 새로운 공직윤리의 정립’은 미래의 가능성을 점쳐 보고자 하는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李建化 중국중남대 학장, 李春秋 북경사범대 교수, 劉可風 중국중남재경정법대 부총장을 비롯한 중국의 윤리학자 35명과 조남욱 부산대 교수(국민윤리교육학), 이태건 인하대 교수(사회교육학과), 홍용희 충주대 교수(교양과정부) 등 한국의 윤리학자 25명의 발표가 준비돼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한중 윤리학 학술대회가 어느덧 10회를 맞이했다는 것이다. 한·중 수교가 이뤄지고 난 직후에 한국국민윤리학회와 중국윤리학회의 교류가 시작했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교류였다. “중국학계의 수준이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가 배울점이 더 많을 것”이라고 이번 행사를 준비한 박동준 정신문화연구원 교수(윤리학)는 말했다. 중국의 역사적·문화적 기반을 바탕으로 학계의 성장에 가속이 붙은 것이다.

한국과 중국 둘 다 급격한 속도로 근대화를 진행했기에 사회 윤리의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문제의식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사회변혁기의 청소년 도덕 교육, 21세기 윤리교육의 과제와 전망, 아시아적 가치와 경제윤리 등을 주제로 함께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해 왔다.

이번에 준비된 60여 편의 논문에서 한국과 중국의 현실을 볼 수 있다. 허길 연변대 교수의 ‘중국의 관료부패 원인과 대책’은 현재 중국이 처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부패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보고서이다. 1995년 11월 베이징시 사회심리학연구소와 시당위원회선전부에서 베이징시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관리에 대한 신뢰상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부 공무원의 품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물음에 부정적인 대답이 58.6%, ‘정부 공무원들은 열심히 인민을 위하여 봉사하는가’라는 물음에 부정적인 대답이 60.5%를 차지했다는 것.

허길 교수는 이 원인을 “중국 공산당의 집권과정 동안 권력을 견제하는 시스템이 정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제의 변화를 겪다 보니, 자원이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이 아니라 국가 기구에 의해 배당되고, 이에 공무원들의 직권남용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한다. 불필요한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부패의 온상을 만든 것이다.
허길 교수는 독립적인 감독 기구 설립, 부패방지기본법의 제정, 부정부패를 폭로할 수 있는 여론 자유의 확보 등의 구체적인 법제 설립을 주장할 예정이다.

윤리교육·윤리관 정립이 당면한 문제
이범웅 공주교대 교수(윤리교육학과)는 ‘공직자의 부정부패척결을 위한 신뢰사회의 구축방안에 관한 연구’라는 발표를 통해 한국사회의 신뢰 형성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권리나 의무의 체계로서 법 체계나 시민 윤리는 결국 이기적 개인간의 신사협정이요, 조정 원리이며 공존의 윤리”라고 주장하며 “이기심은 포기되거나 억압돼서는 안 되고 정면에서 돌파되고 극복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따라서 신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제도개혁, 구조개혁, 법제개혁이라는 거시적 담론과 더불어 이기심을 길들이고 합리적으로 변모시킬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시민 각각의 관점에서 나의 실천, 나의 준수, 나의 실행 등 보다 미시적 담론, 주체적 자각과 실천을 겨냥하는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정순미 충주대 강사(교양학부)의 ‘시민단체의 부패척결운동이 공직윤리에 미친 영향’, 김대규 경주대 교수(교양과정부)의 ‘정보화 시대에 요구되는 공직자 윤리’ 등 다양한 각도에서 현실 진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박동준 교수는 “부패척결을 위해 여러 가지 제도가 있으나 실제로는 잘 시행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개인의 도덕성을 바로 세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중국학자들과 일치했다”라고 전했다. 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동양사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셈.

대회 후반부에 발표될 내용을 미리 살펴보면 서규선 서원대 교수(윤리교육학과)의 ‘반부패 문화정착을 위한 윤리교육의 과제’, 강민석 전주교대 교수(윤리교육학과)의 ‘공직윤리 정립을 위한 도덕교육의 과제’ 등 윤리 교육에 그 초점이 있거나 임상수 서울대 강사(국민윤리교육학과)의 ‘정보전문가로서의 관료를 위한 직업윤리모색’ 등 윤리관 정립이 주요 화두로 나타나고 있다. 현실 속의 강압적인 제도보다는 개개인의 도덕성 회복이 문제해결의 열쇠가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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