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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6호 새로나온 책
73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6.0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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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티의 철학과 아이러니, 김용준 외 지음, 아카넷, 352쪽, 20,000원
30년 이상 매주 한 번씩 모여서 책을 읽어온 독회 모임을 이어왔던 저자들이 서양철학사에서 독특한 지위를 점하고 있는 리처드 로티의 철학과 사상을 이야기한다. 로티는 무엇보다도 “어떤 영원한 것을 찾으려는 전통적인 철학적 기획을 포기해야 한다”라고 역설한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로티는 전통적인 철학사의 연속선상에서 벗어나 있고, 또 스스로 그렇게 하고자 애쓴 철학자였다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인식론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로키는 갈 데까지 간 ‘철학의 이단아’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들은 긴 시간 로티를 읽는 데 할애했다. 1996년부터 로티(의 책)를 읽기 시작했으니 제법 긴 시간이다.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저자들은 상대주의나 허무주의라는 그릇된 딱지 때문에 가려져 있는 로티 사상의 본모습을 이 책에서 가감 없이 드러내준다.

■ 마을로 간 인문학: 도시마을, 배움의 공동체를 꿈꾸다, 김영선·이경란 엮음, 당대, 359쪽, 16,000원
이 책은 ‘마을 공동체’의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사례로 서울 마포에서 이뤄지고 있는 배움의 공동체 ‘마을배움@네트워크 판’(이하 ‘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편에는 ‘판’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의미, 그리고 ‘판’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또 다른 한 편에는 배움의 목적과 방향이 달라질 때 사람들의 세계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살펴보는 인문학적 접근이 놓여 있다. 이를 ‘마을인문학’이라 부른다. 글쓴이들은 마을 인문학을 매개로 한 변화에 주목하면서 마을공동체와 지역사회에 대한 배움의 내용과 인식론적 틀이 어떻게 바뀌는지 추적하면서 연구방법론을 모색했는데, 이 책은 그 고민의 그 결과다.

■ 민족문학사연구 통권 54호, 민족문학사학회, 759쪽, 17,000원
민족문학사학회가 내놓은 학술지 <민족문학사연구> 54호가 나왔다. 특집은 시의성을 반영, ‘정치와 윤리의 교차, 1980년대의 욕망’을 내세웠다. 1960년대 문학의 의미 등을 짚어왔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기획임을 알 수 있다. 「이념적 진정성의 시대와 원죄의식의 내면」(정주아) 등의 글을 비롯, 4편의 논문이 함께 묶였다. 2013년 11월에 열린 이 학회 학술대회 논문들을 모은 것이다. 개별논문에는 조현설의 「두 개의 태양, 한 송이의 꽃: 월명사 일월조정서사의 의미망」 등 14편이 소개됐다. ‘추천 석사논문’은 민족문학사학회가 마련한 학문후속세대 기획이라 할 수 있는데, 이번 호에는 1920년대 중후반 임화의 평론을 살핀 최은혜(고려대)의 「변혁에의 갈망과 과학적 사회주의의 조우」를 소개했다.



■ 코스모스 시크릿: 힉스입자에서 빅뱅 우주론까지, 아오노 유리 지음, 김경원 옮김, 북뱅, 216쪽, 13,000원
이 책은 힉스의 발견을 표준이론의 완성이 아닌 새로운 물리학의 시작으로 보고 21세기 우주론과 소립자론의 황금시대를 전망한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 과학자 외에도 다양한 과학자들의 역사와 업적을 소개하고 있다. 우주의 팽창을 최초로 발견했지만 허블의 인지도에 밀린 르메트르 신부 이야기, 마찬가지로 머레이 겔만과 함께 쿼크의 존재를 예언했지만 그의 명성에 뒤진 조지 츠바이크의 이야기는 과학 세계에 존재하는 의외의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입자물리학과 양자물리학에서 차지하는 일본 과학계의 비중에도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저자는 다양한 과학자들을 소개함으로써 역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발견자의 그늘엔 항상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축적돼 있음을 상기시킨다.

■ 한국학의 학술사전 전망(전 2권), 임형택 엮음, 소명출판, 1권 고전편 537쪽·32,000원, 2권 근현대편 518쪽·31,000원
해방 70년을 한 해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한국학 분야는 연구의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괄목상대할 만한 업적을 이룩해 국제적으로도 하나의 독립된 학문으로 인정받게 됐다. 물론 빠른 성장만큼 품고 있는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잦은 학술회의와 많은 학술논문집 간행이 오히려 연구 성과를 성글게 만들고, 자료에 대한 엄밀한 고증이나 연구방법론도 여전히 미비한 측면이 있다. 이 두 권의 기획서는 이런 상황인식에서 마련됐다. 제1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고전 한국학을 다뤘다. 동아시아의 사유체계에 따른 學知와 그 교섭 양상, 중세담론학적 유파의 계보와 좌표를 통해 전통시대 지식인의 문제의식과 그 사상적 지향성, 조선후기 사회변동 속에서 전개된 다양한 문예자료의 글쓰기를 해명하는 한편 고전과 현대를 잇는 19세기 문학사 성격 규명 등이다. 근현대 한국학에 대해 논하는 제2권은 ‘분단체제’라는 기반 위에서 이 분단성을 전제하면서 논의틀을 열어간다. 이후 근대의 학술장과 학술제도, 학술담론의 구도와 양상 등을 차례로 짚었다. 『한국학의 학술사적 전망』은 한국문학은 물론이고 학술사 전반, 지성사, 문예사적 차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한국학’을 꿈꾸는 책이다.

■ 한반도 나비 도감, 백문기·신유항 지음, 자연과생태, 600쪽, 55,000원
한국 곤충 연구사의 산 증인인 노학자와 열정 어린 젊은 연구자가 한반도에 기록된 나비 전종(280종)에 대해 분류학적 정리 작업을 수행했다. 참고문헌 400여 종을 꼼꼼히 살펴 한반도 나비의 분류학적 소속을 명확히 하고, 옛 지명을 현재에 맞게 정리했으며, 북한명과 異名까지 밝혀 혼란을 해소했다. 이 책은 크게 ‘개요’, ‘그림 검색표’, ‘생태사진 정보의 활용’, ‘표본사진 정보의 활용’으로 나눠 구성했다. 특히 그림 검색표는 비슷한 나비들을 그림으로 비교하며 누구나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한 섹션으로,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적인 부분이다. 2010년 출간한 『한반도의 나비』가 일반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수많은 표본을 촬영하고,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문서화된 검색표를 그림 검색표로 제시하는 등 3천200여 컷의 사진을 수록해 누구나 쉽게 알아보볼 수 있도록 보완한 것이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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