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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호 새로나온 책
73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4.05.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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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후핵연료 딜레마, 김명자·김효민 지음, 까치, 312쪽, 15,000원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을 가동하는 이상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서구 사회에서도 사용후핵연료 관리 정책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쳤던 난제다. 중간관리 정책 결정은 총체적 리더십과 통찰력에 의해 소통과 합의를 도출하는 거버넌스 능력이 더욱 긴요하다. 또한 얼마나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으면서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단순히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주민투표를 하는 수준의 거버넌스로는 신뢰성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들은 사용후핵연료 Q&A, 사용후핵연료 관리 해외 사례, 관리정책 전문가 원탁토론으로 책을 구성해, 찬핵-반핵 구도를 넘어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 사회를 바꾸려면, 오구마 에이지 지음, 전형배 옮김, 동아시아, 440쪽, 19,000원
이 책은 일본의 원자력발전 반대운동의 기운이 한창 높아가는 가운데 쓰였다. 그렇기에 원전, 사회운동, 일본에 대한 특정한 관심과 관련이 있지만, ‘고용과 가족의 불안정화, 격차의 확대, 정치의 기능부전, 민주주의의 한계봉착, 공동체의 붕괴, 노조의 약체화, 편협한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의 증대, 이민자 배척운동이나 원리주의의 대두 등 폭넓은 문제들에 대해서도 고찰하고 있다. 사회는 과연 바뀌는 것인지, 사회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회를 바꾼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역사적, 사회구조적, 사상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하는 것이 책의 전체적인 취지다.

■ 세계화와 생애과정의 구조변동, 신광영 외 지음, 한울, 264쪽, 24,000원
이 책의 저자들은, 생애과정은 개인들 삶의 궤적이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와 사회변동에 영향을 받아서 특정한 유형(pattern)을 보인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에 따르면, 사회구조의 효과는 개인들이 생애과정에서 보여주는 삶의 궤적을 통해서 나타나며,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삶의 궤적 자체 변화는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변동의 결과로 나타난다. 특히 개인들이 집합적으로 보여주는 유형은 연령에 따라서 달라질 뿐만 아니라 사회변동이나 역사적 사건에 의해서도 달라지기 때문에 생애과정의 전환에 대한 분석은 사회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 조선시대 평안도 함경도 실경산수화, 박정애 지음, 성균관대출판부, 448쪽, 25,000원
저자가 지난 10여 년 동안 조선시대 평안도와 함경도의 실제 경관을 재현한 시각자료에 대해 공부해온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실경산수화의 시기별 흐름, 제작 배경과 실태, 지역적 특수성, 작품의 전래현황 등에 관한 연구서다. 실경산후소하는 피상적으로 명승명소를 화면에 옮겨놓은 그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작 당시의 사회문화적 정황을 복합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시각자료이기도 하다. 저자는 두 지역의 사회경제적 요소, 문화예술적 면모까지 검토해 북방 경관의 시각화 양상을 조명해냈다.

■ 역사화해와 동아시아형 미래 만들기, 신주백 지음, 선인, 446쪽, 29,000원
저자는 2005년경까지의 한일 관계에 대해 한국의 정부와 NGO에서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를 점검하면서 우리 안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저자의 학문적 출발이 식민지기 민족운동사와 일본군사사였고, 정부와 NGO 차원에서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연구와 활동을 벌이면서 역사교과서 문제라는 프리즘을 통해 오늘의 일본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일본은 있다 없다처럼 이렇다라고 말하거나, ‘일본때리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역사 갈등을 풀어가는 한국의 노력이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국가의 안과 밖의 규범이 일관되는 ‘지역으로서의 동아시아’를 추구하는 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데 초점을 맞췄다.

■ 이미지의 운명: 랑시에르의 미학 강의, 자르 랑시에르 지음, 김상운 옮김, 현실문화, 280쪽, 20,000원
자크 랑시에르가 영화, 회화, 사진, 비디오 작품 등 현대 예술에 대한 비평을 바탕으로 예술의 종언 시대에 예술의 해방적 가능성에 대해 다룬 책이다. 1990년대부터 미학과 정치의 관계를 사유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랑시에르는 2000년을 전후해 미학을 주제로 강의하고 글을 발표했는데, 이를 모아 이 책(원제: La Destin Des Images)를 출간했다. 랑시에르는 이 책에서 20세기 예술사를 지배한 패러다임을 비판하며 예술의 미래에 대한 그만의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한다.

■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예공화국: 하버드 옌칭도서관에서 만난 후지쓰카 컬렉션, 콜정민 지음, 문학동네, 720쪽, 38,000원
저자는 2012년 8월부터 1년간 하버드 옌칭연구소에 방문학자로 머물렀다. 그리고 그곳 옌칭도서관 선본실에서 20세기 초 일본 학자 후지쓰카 지카시(1879~1948)의 舊藏 도서를 다수 발견했다. 그는 청조의 고증학단에 대해 연구하던 중 청조 지식인들과 교유했던 조선의 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 청조의 학술과 문예가 어떻게 조선으로 전해졌는지를 평생 연구했다. 그가 죽은 뒤 그의 아들인 후지쓰카 아키나오는 전후 일본에서 생계를 위해 선친이 중국과 조선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수집한 책들을 적잖이 처분했고, 그 책들의 일부가 우여곡절 끝에 하버드 옌칭도서관으로 흘러들어왔다(후지쓰카 아키나오는 2006년 타계 직전 그의 부친이 소장했던 추사 관련 자료 1만 4천여 점을 과천시에 일괄 기증했다). 그리고 그 책들은 60여 년 동안 옌칭도서관 선본실 서가에 말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저자는 그곳에서 우연히 후지쓰카의 전용 원고지에 필사된 한 권의 책을 만난 것을 계기로 다른 일은 모두 제쳐두고 본격적으로 그의 컬렉션 발굴에 뛰어들었다. 이 책은 그 과정에 대한 기록이자, 청조 문화의 조선 傳來를 연구했던 후지쓰카의 컬렉션을 통해 세밀하게 복원한 18세기 한중 지식인의 문화 학술 교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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