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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과학 연구' 함께 할 수 있다면
사회를 위한 '과학 연구' 함께 할 수 있다면
  • 남혜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후 연수과정
  • 승인 2014.04.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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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_ 남혜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후 연수과정

남혜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후 연수과정
필자가 박사과정 학생으로 있었던 2008년 5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원)의 김이태 연구원은 다음 아고라에 “한반도 물 길 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대운하”라는 양심선언 글을 올렸다. 이 양심선언으로 인해 김이태 연구원은 3개월간의 정직, 인사평가 최하위, 연구과제에서 배제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한다.

김이태 연구원뿐만 아니라, 일부 양심적인 환경 및 토목학자와 시민단체들은 4대강 사업이 초래할 엄청난 재앙에 대한 경고와 함께 사업 중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4대강 사업을 강행했고, 22조원이라는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면서 2년여 만에 4대강 공사가 완공됐다. 완료된 4대강 사업의 결과는 많은 논란을 가져왔다. 16개의 4대강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지면서 녹조가 강의 수면을 뒤덮었고, 수질은 오염됐다. 지난해 감사원은 4대강 공사에 대해 ‘총체적 부실’이라는 발표를 했고, 4대강은 여전히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사실 과학자들은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정치적인 요인 때문에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대운하 건설의 경우, 많은 국민뿐만 아니라 전문가 집단인 ‘대운하반대 교수모임’이 조직돼 여러 과학자 및 교수들이 대운하 건설을 반대했다. 그 결과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 사업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둔갑됐지만).

김이태 연구원의 경우는 모임 혹은 집단의 반대는 아니었다.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과학적 판단을 근거로 홀로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반대했으며 그 결과, 여러 징계를 받게 됐다. 만일 이때,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을 같이 지지하고 함께 연구를 진행해 나갈 동료 연구자가 많았다면 정부와 건기원은 김이태 연구원의 말을 수용하지 않았을까.

함께 사회를 위한 과학적 연구를 하는 젊은 과학자들의 공동체가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현재 사회에는 과학자의 목소리 혹은 견해가 필요한 여러 사회적 이슈가 산재해 있다. ‘광우병 소는 안전한가’, ‘AI, 구제역 방지를 위한 살처분이 필요한가’, ‘핵발전소는 안전한가’, ‘초고압 송전탑은 인체에 무해한가’ 등 사회는 여러 과학적 논쟁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과학자들은 그동안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했고, 어떤 경우에는 토론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연구비 때문에 정부의 견해에 맞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혹은, 혼자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 침묵하기도 했다. 만일 이러한 과학적 논쟁을 혼자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다면 어떨까. 과학을 전공한 젊은 과학자들이 모여 과학적 논쟁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해 제대로 검증된 과학적 사실을 말한다면 사회 발전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그런 건강한 과학자 모임이 생기길 기대해본다.

남혜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박사후 연수과정
서울대 생명과학부에서 박사학위를 했다. 현재 동대학원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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