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3:15 (목)
조교수만 평균연봉 790만원 감소 … 신임교수 처우 악화?
조교수만 평균연봉 790만원 감소 … 신임교수 처우 악화?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4.04.24 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4년제 대학 전임교수 직급별 평균연봉 분석

전임강사 제도가 없어진 탓일까,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사립대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을 대거 임용해서일까. <교수신문>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서울 송파갑)에게 받은 ‘2013년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 직급별 평균급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조교수의 평균연봉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180개 4년제 대학 205개 캠퍼스가 자료를 제출했다. 2013년 4월 1일 기준으로 각 대학이 연간 급여액을 추정한 자료다. 기본급 외에 ‘각종 수당’과 ‘급여 성격의 연구비’등이 포함된다. 대학에 따라 어떤 수당을 포함하는지에 따라 평균연봉이 들쑥날쑥해 교수가 실제 받는 급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은 올해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고려대는 입력 오류로 제외했다. 교육대학과 특별법 법인 등도 올해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분석에서 빠졌다.

※2013년 4월 1일 기준으로 연간 급여액을 추정한 금액

■ 62개大정교수 평균연봉 1억원 넘어= 2013년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의 직급별 평균연봉을 분석한 결과 정교수와 부교수의 평균연봉은 약간 올랐다. 정교수의 평균연봉은 9천178만원으로 2012년 같은 조사 때보다 165만원 올랐다.

정교수 평균연봉 1위는 지난해에도 을지대 대전캠퍼스였다. 2009년부터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을지대 대전캠퍼스는 의과대학과 간호대학만 있어 다른 대학보다 평균연봉이 높다. 임상교수들의 진료수당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정교수 평균연봉 상위 10위 안에 의대가 없는 대학은 포스텍과 서강대뿐이다.

정교수 평균연봉이 1억원 이상인 대학은 62곳으로 지난해 58곳보다 4곳 늘었다. 그동안 국공립대 가운데 평균연봉이 가장 높았던 울산과학기술대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국공립대 중에서는 서울대만 유일하게 정교수 평균연봉이 1억원을 넘었다. 정교수 평균연봉은 1억원 이상인 대학이 31.5%로 가장 많고, 9천만원대 27.4%, 8천만원대 23.9%였다. 2012년에는 8천만원대에 속한 대학이 30.1%, 9천만원대가 17.6%였는데 순서가 바뀌었다. 반값등록금의 영향으로 교직원 임금을 동결하는 대학이 많은 게  현실이고 보면 실제로 연봉이 그만큼 올랐다기보다 근속 연수에 따른 자연 상승분의 영향으로 보인다.

부교수의 평균연봉도 전년보다 68만원 오른 7천442만원이다. 0.9% 올랐다. 부교수 평균연봉은 2010년 이후 인상폭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11년에는 152만원, 2012년에는 131만원 올랐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의 교수는 610명, 부교수는 227명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평균연봉이 높은 부교수들이 대거 교수로 승진하고, 그 자리를 낮은 연봉의 신임 부교수가 채우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2013년 4월 1일 기준으로 연간 급여액을 추정한 금액

■ 조교수 평균연봉 감소 원인은?= 반면 조교수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2012년보다 790만원 감소했다. 조교수의 평균연봉은 2012년에도 2011년보다 23만원 줄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실제로 조교수의 연봉이 깎인 것일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원인은 2012년 하반기부터 전임강사 제도가 없어진 점을 들 수 있다. 기존의 전임강사가 조교수에 통합되면서 평균연봉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2012년 전임강사의 평균연봉은 조교수 평균연봉의 80% 수준이었다. 2012년 조교수와 전임강사의 평균연봉을 합해서 보면 2013년 조교수 평균연봉은 71만원(1.4%) 올랐다.

조교수 수가 2012년보다 증가한 것을 보면 신임교수를 임용하면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으로 많이 뽑았을 가능성도 크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를 보면, 2013년 4년제 일반대학의 조교수 수는 1만8613명이다. 조교수와 전임강사를 합하면 2012년(1만7397명)보다 216명 늘었다. 부교수도 2012년보다 227명 늘었다. 조교수에서 부교수 승진까지 감안하면 지난해에 443명의 조교수가 새로 임용됐다. 이 중 상당수가 비정년트랙으로 임용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유은혜 민주당 의원이 83개 4년제 사립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3년 신임교수의 51%가 비정년트랙이다. 대개 조교수로 임용한다. <교수신문>이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에게 받은 ‘2011년 이후 대학 교원별 강의담당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2년새 비정년트랙의 강의시간이 32% 증가했다. 비전임교원인 초빙교수의 강의시간도 82% 늘었는데, 특히 교양과목에서는 154%나 늘었다.

한 서울지역 사립대 교무팀장은 “재정지원사업이나 구조개혁 평가를 대비해 전임교원 확보율을 올려야 하지만 몇 년째 교직원 임금도 동결하는 상황에서 정년트랙을 늘리기는 힘들 것”이라며 “전임강사가 없어진 게 1차적 요인으로 보이지만 비정년트랙을 많이 임용했을 가능성도 크다”라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