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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도서·전자책 홍보 … “미국내 한국 관련서적 정리 도움 기대”
한국학 도서·전자책 홍보 … “미국내 한국 관련서적 정리 도움 기대”
  • 교수신문
  • 승인 2014.04.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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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학술전자출판협동조합, 미국도서관 한국학 사서를 만나다

 

필자는 2014년 3월 25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4월 2일까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되는 CEAL(Council on East Asian Libraries)과 AAS(The Association for Asian Studies)에 5일간 참가했다.이번 행사에는 학술전자출판협동조합 이사인 김흥국(보고사), 김영진(진인진), 홍정표(글로벌콘텐츠), 한정희(경인문화사), 임삼규(지문당) 대표가 동행했다.


학술전자출판협동조합은 학술 도서를 출판하는 39개사가 시대에 맞게 학술 도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보급하기 위해 2013년 8월 설립한 조합으로 그 브랜드를 ‘아카디피아’로 정하고 현재 1천 200여 종의 도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국내는 물론 미주지역 주요 대학교의 한국학도서관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필라델피아 행사가 한국학도서관 사서들을 만나 직접 한국학 관련 도서와 전자책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 생각해 전시부스를 내고 한국학도서관 사서와 한국학 관련 연구자들에게 홍보했다.


이날 세계 각국의 유명출판사와 대학출판사들이 전시부스를 내어 저마다 자국어 출판물을 홍보했다. 학술전자출판협동조합에서도 강미경 하버드대 도서관 사서, 구미리 듀크대 사서 등 30여 명의 한국학사서들과 미팅을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도서가 미국에서 중국이나 일본에 견주어 잘 홍보 되지 못하고 있으며, 도서관에 소장된 도서도 적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디지털자료나 전자책은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 아직 보급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우리 조합의 전자책 목록에 큰 관심을 표했다.


3월 30일에는 한국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행사에 참석해 발표도 하고 전시부스도 방문했다. 한인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분, 외국인으로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강의하는 교수들, 한국역사를 전공하는 교수들이 방문하여 상담했다. 우리는 조합원 출판사의 도서목록과 대표서적을 전시했으며, 아카디피아 전자책을 시연하고 이들에게 설명했다.


3월 31일에 뉴욕으로 출발해 콜롬비아대 도서관을 방문했다. 사전에 약속을 한 신희숙 사서는 콤럼비아대 도서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정문에서 들어서자 왼쪽 오른쪽 앞쪽의 큰 건물이 모두 도서관이었다. 특히 동양학관에 대한 현황과 도서구입 절차, 도서관 이용 방법 등을 소개받았다. 또한 구비된 도서를 견학시켜 주었다. 콜롬비아대는 한국학도서를 구입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눈에 익은 학술지와 일부 학술서적을 서가에 진열해 관련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끔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은 콜럼비아대 도서관에서 관심을 갖고 구입하는 도서 종류나 전자책 구입 현황과 계획 등에 대해서 서로 질문하고 사서의 질문에도 대답하는 좌담회를 가졌다.


콜롬비아대를 나와 약 2시간 정도 차량을 이용해 프린스턴대에 도착했다. 이형배 프린스턴대 사서는 대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캠퍼스 여기저기에 얽힌 역사를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이 학교에도 여러 개의 큰 도서관이 있었는데 우리는 동양학 도서를 보관하는 도서관을 중점적으로 견학했다. 동양학 도서관의 장서는 분야별로 정리됐고 옛날 책과 근래에 출판된 책의 서지 및 배열방법도 서로 달랐다. 도서관의 서가는 영원히 사용 할 것같이 건물을 지을 당시부터 서가를 짜 맞추고 서가 밑바닥을 나무와 콘크리트로 영구적으로 결합시켜 도서관이 후세의 학교정책에 의해 가벼이 옮겨지지 못하게 설계했다고 한다. 한국의 도서관처럼 현대적 건물은 아니지만 사용자를 배려하고 있으며, 역사성과 학구적인 멋을 느끼게 했다. 한국관에는 박이정출판사를 비롯한 인문학 도서를 출판하는 여러 출판사의 책들이 소장돼 있었다. 멀리 미국의 명문대에 우리 책이 진열돼 있는 것을 보고 한편으로는 출판인의 긍지를 갖게 됐고, 한편으로는 소명감과 책임이 느껴졌다.


프린스턴대를 모두 둘러본 뒤 우리의 다음 일정인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장시간 한인택시를 타고 광활한 미국의 대지를 느끼고 문화를 느끼며, 워싱턴 웰링턴의 조그마한 숙소에 도착했다. 여기에는 의회도서관 이영기 사서가 우리를 마중했다. 몇 년 전부터 미국을 방문했던 진인진, 경인문화사 덕분에 이영기 사서를 만날수 있었다. 이 사서는 우리 일행의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해 차에 올랐는데, 아늑한 별장 같은 마을로 안내했다. 우리 일행이 어리둥절 하자 그는 안으로 들어갈 것을 청했다. 이 사서 댁이었다. 이 사서는 초기에 한국학사서를 맡아 일할 때 한국의 몇몇 출판사들이 도서도 기증해주었고, 한국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이번 기회에 꼭 집으로 모셔 대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4월 1일 아침 일찍 일어나 미 의회도서관에 도착했다. 의회도서관은 입국심사에 버금가는 철저한 검문 후 우리 일행을 들어 보내주었고 조금 후 이영심 사서를 만나 도서관 회의실에서 아시아도서 수서책임자인 안젤라 J. 킨니 팀장과 1시간 정도 전반적인 도서관 소개를 받았다. 우리도 준비한 목록과 한국출판에 대해 소개했다. 외국인인 안젤라 팀장과는 영어가 짧아 정확한 의사소통은 부족했지만,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미 의회도서관은 그야말로 광대했다. 도서관의 규모가 국력을 말하듯이 우람한 토머스 제퍼슨관, 제임스 메디슨관, 존 애덤스관과 연간 수집하는 도서량, 도서관 직원과 조직도, 해외파견 자료 조사단, 가히 전 세계의 지식정보의 총체적 메카라 할만하다.


우리는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제퍼슨도서관에 대하여 이영심 사서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듣고 도서관 출입증도 교부받았다. 이어서 미리 요청했던 ‘Veterans History Project’를 담당하는 부서에 들렸다. 여기서 ‘Veterans History Project’는 미국이 참전했던 전쟁의 자료를 참전 군인들에게서 기증받아 기록물을 수집하는 프로젝트로, 의회의 승인을 받아 의회도서관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담당자로부터 자세한 전쟁관련 기록물과 특히 한국전 당시 사진과 편지 등 자료를 열람했다. 한국에도 전쟁기념관이 있지만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한국 전쟁 관련 사진들을 이렇게 국가적인 사업으로 수집한다는 점에 감명을 받았다.


이어서 지도관련 도서관 견학이 이뤄졌다. 옛날 세계 여러 나라 고지도를 비롯해 최근의 미 CIA정보 지도까지 잘 정리돼 있었다. 다음은 내가 관심 있는 한국어 책에 대한 자료를 보고 담당자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차례였다. 한국학자료 열람실 책임자인 민성의(Sonya Lee) 사서를 만나 30분 정도 한국 책 현황에 대해여 설명을 듣고 준비한 도서목록을 전달하고 방문목적을 이야기하고 동행한 각 출판사를 소개했다. 민 사서는 방문한 출판사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우리 일행 출판사 책도 많이 구입했다고 했다. 그는 1900년 초반에 캐나다 선교사 게일이 정리한 한국학자료목록, 성경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위한 책 『방언찬미가』, 국내에서 좌익잡지로 분류했던 『비판』 등 한국어 또는 영어, 국영 혼용으로 된 개화기 책들을 보여줬다.


민성의 사서는 미의회도서관에는 한국 관련 고서들이 많은데 본인이 그 방대한 도서를 다 서지하고, 정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면서 한국의 전문학자들이 의회도서관에 와서 서지작업 및 자료의 가치 및 분류에 같이 힘써주기를 기대했다. 또한 일본이나 중국에는 이러한 작업이 진작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은 점이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박찬익 학술전자출판협동조합 이사장·박이정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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