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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개혁 열망담은 사회과학계 세 개의 학술대회
[학술대회] 개혁 열망담은 사회과학계 세 개의 학술대회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2.10.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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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5 11:09:16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게 실감난다. 학계가 앞다투어 대선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와 선거 보도에 관한 학술대회가 한차례 지나고 나더니, 이번에는 사회과학계에서 이상국가론에서부터 국가의 미래와 개혁에 관한 논의까지 들고 나왔다.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 세 개의 학술대회에는 이상국가와 개혁에 대한 사회과학계의 열망이 녹아있다.

지난 13일에는 ‘이상국가론’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한국정치사상학회 연례학술대회가, 오는 27일과 28일에는 ‘맑스주의의 미래’와 ‘복지국가의 장래’를 다룰 한국정치학회 추계학술대회와 ‘정치변동과 사회개혁’을 주제로 한 한국산업사회학회의 제5회 비판사회학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이정복 서울대 정치학과)는 외교안보연구원과 서울대에서, 한국산업사회학회는 연세대 위당관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정치사상학회(회장 최정운 서울대 외교학과)는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서양의 이상사회·이상국가에 대한 이론적 점검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이론적 지형을 그려내려는 시도는 역력했으나 국내현실과의 합의점 설정에는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이 자리에는 박동천 전북대 교수(정치외교학과), 이화용 이화여대 교수(정치외교학과), 서용조 동의대 교수(정치외교학과) 등이 참여했다.

이상국가론을 주제로 내건 한국정치사상학회가 이론적인 토대 점검을 목표로 했다면, 한국산업사회학회(회장 서관모 충북대 사회학과)는 현실의 문제에 직격탄을 던진다. ‘김대중 정부의 정책평가와 사회개혁의 과제’를 기획주제로 제시했고, ‘사회개혁과 사회운동’을 주제로 대집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규모 또한 만만치 않다. 공제욱 조직위원장(상지대 사회학과 교수)은 “비판사회학대회를 준비하면서 자유공모를 시행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학자들이 참여의사를 밝혔다”라고 전한다. 자유공모를 통해 모집한 주제들이 ‘노동문제와 사회운동’, ‘이데올로기와 역사’ 등의 분과를 형성했고, 이밖에도 ‘성과 정치’, ‘공공성과 사회정의’, ‘한국의 정치사회적 담론 변화와 민주주의의 동학’ 등 사회 전반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회학자들이 가진 관심의 면면들을 보여준 셈이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과)는 미리 배포한 발표문 ‘김대중 정부의 정치개혁평가와 정치개혁의 과제’을 통해 김영삼·김대중 정권 모두 임기응변적인 개혁시도에 그쳐 개혁 수행의 실질적 능력은 대단히 낮았다고 평가하면서 제한적 민주화를 경험한 한국의 경우 정치개혁은 인적 청산을 넘어서 제도적 개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개혁 자체가 지속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시민운동에서 정치개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민운동의 대 사회적 영향력에 따라서 가변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치개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경고도 덧붙인다.

자유주제 중에는 ‘문부식 논쟁에 대한 재성찰’이라는 부제를 단 ‘국가파시즘과 우리 안의 파시즘’이 눈길을 끈다. 조정환 갈무리 출판사 대표, 김진석 인하대 교수(철학),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사회학), 이광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설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위원, 김진호 당대비평 편집위원, 이정화 일본 세이께이대 교수(정치철학)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문부식 논쟁의 논객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 자리를 통해 논쟁이 마무리될지 아니면 다시 또 다른 논쟁으로 치달을지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한국정치학회 추계학술대회를 준비한 손호철 서강대 교수(정치학)는 “맑스주의의 자본주의 비판은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소련를 비롯한 동구사회주의권의 동구 몰락이후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국내학계의 풍토를 개탄하고 이같은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라고 말한다. 맑스주의의 이론적 쟁점을 평가하는 동시에 ‘복지국가 재편의 정치경제’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빼놓지 않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라는 외적 압력에 대해 각 국이 대처한 방식을 통해 한국이 취해야 할 복지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려는 시도가 엿보인다.

이처럼 가을 사회과학계의 스펙트럼은 이상국가에 대한 이론적인 구성에서 현 정권에 대한 실질적인 비판 그리고 향후 정책의 방향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펼쳐져 있다. 이 다양한 관점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무르익을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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