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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절망 … 인문한국의 두 얼굴
희망과 절망 … 인문한국의 두 얼굴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4.03.06 0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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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200석을 가득 메운 뜨거운 열기 속에서 기자도 종합토론자로 참여했습니다. 발표를 경청하며 그간의 취재를 바탕으로 질문도 던졌습니다. 이번 포럼은 인문한국(HK) 사업에 대한 희망과 절망이라는 두 얼굴을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지난해 HK사업에 대한 네 차례의 기획기사로 지적했던 HK사업 인력구조 문제에 대한 학계의 공감이 이뤄졌다는 사실은 고무적입니다. 기사가 나가기 전까지 모두들 알면서도 쉬쉬하던 HK교수와 HK연구교수의 불화, 갈등 문제가 이번 포럼을 통해 공론화됐고 발표자들은 대처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또한 연구소의 지향점을 대중화에 둘 것인가, 세계화에 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으로써 연구소 정체성 확립 및 획일적 평가제도 탈피라는 건설적인 제안들이 쏟아진 것에서 기자는 포스트 인문한국 사업의 ‘희망’을 봤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교육부 발제자로 지정된 김홍구 학술진흥과장의 돌연한 인사발령으로 임시 과장을 맡은 지 일주일 된 김천홍 과장이 오게 된 사실은 쉬이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김천홍 과장은 발표 자료와는 동떨어지게 외교관으로 보낸 4년의 프랑스 생활에서 느낀 인문학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기자도 프랑스에서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대리 발제를 들으며 기자는 프랑스라는 공통항에서 오는 반가움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습니다. HK사업이 한국의 인문학과 수많은 인문학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큰 사업일텐데 장님 코끼리 만지는 수준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물론 대리자로 이 자리에 참석하기까지 많은 부담을 가졌을 그를 탓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HK사업 정책포럼에서 정책결정자인 교육부가 HK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단적으로 대변된 사례가 아니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윤상민 학술문화부 기자
프랑스 프로방스대에서 영화학으로 석사를 했다. 학부 영화동아리에서 16mm 단편을 연출하기도 했다. 판타지, SF 장르의 영화 등 인간과 우주의 근원을 파고드는 영화에 관심이 있고, 언젠가는 영화를 제작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윤상민 학술문화부 기자프랑스 프로방스대에서 영화학으로 석사를 했다. 학부 영화동아리에서 16mm 단편을 연출하기도 했다. 판타지, SF 장르의 영화 등 인간과 우주의 근원을 파고드는 영화에 관심이 있고, 언젠가는 영화를 제작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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