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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대신 진실한 마음 드려요”
“선물 대신 진실한 마음 드려요”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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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0-03 01:43:49
사상 최대의 피해를 낸 수재로 한가위 명절이 즐거울 수만은 없는 요즈음, 상지대가 관계자들에게 보내던 한가위 선물을 수재의연금으로 기탁해 훈훈한 풍경을 만들었다.

상지대(총장 강만길)는 한가위를 앞두고 시민대학 추진위원, 이사 등 감사인사를 전해야 할 관계인사 48명에게 편지를 보냈다. 예년 같으면 이들에게 더덕 등 지역 특산물이 담긴 조그만 선물이 전했지만 올해는 이를 편지로 대신한 것이다.

그 편지에는 “미증유의 태풍으로 전국적으로 수재가 심하고, 특히 상지대가 위치한 강원도 지방이 우심하다”며 “명절이면 보내던 약간의 정표도 이번만은 수재민을 위해 씀으로써 대학을 도와준 분들의 높은 뜻을 살리고자 그 금액을 강원도에 전했다”고 적혀있다. 상지대는 “일일이 양해를 구하지 못한 일방적 처사”였다며 이해를 바랬다. 상지대는 추석선물을 위해 예정됐던 2백여만원의 예산에 대학에서 마련한 수재의연금을 더해 7백여만원을 지난 6일 강원도재해대책본부에 전달했다.

이 대학은 이에 앞서 교수와 직원들이 거둔 3백여 만원의 성금도 수재의연금으로 기탁한 바 있다. 또한 10일에는 강릉과 평창 지역에서 학생 및 교직원, 총장이 수해복구사업을 벌였고, 11일과 12일 교내에서는 ‘수재민에게 희망을’이라는 제목의 학생 바자회를 열어 성금 2백60여 만원을 걷었다. 18일에는 1천6백70명 규모의 봉사단이 연곡면을 찾아 복구작업을 벌였다.

이날 참가했던 이 대학 교직원과 학생들은 TV나 신문에서 보는 것 이상으로 피해규모가 컸다고 입을 모았다. 원향례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수재민들이 대부분 고령인데다 삶의 기반을 잃고 정신적 공황을 겪는 듯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 대학 입학홍보실장 임상철 교수(자원식물학과)는 “입시를 앞두고 학생 유치 홍보전 과열 우려가 있지만, 이는 선의의 경쟁이 아닌, 재정압박만 가져올 뿐”이라며 “진심이 담긴 편지는 받는 분들도 공감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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