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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섭 고려대 교수의 퇴임식 풍경
임희섭 고려대 교수의 퇴임식 풍경
  • 강성민 기자
  • 승인 2002.10.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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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희섭 고려대 교수(사회학)의 정년퇴임기념논문집 봉정식이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홍승직 고려대 명예교수(사회학), 신용하 서울대 교수(사회학), 유재천 한림대 교수(신문방송학) 등 학계 및 관련인사 1백여명이 참석해 임교수의 학문적 공로를 치하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졌다.

임희섭 교수는 사회학계에서 2세대 학자로 불린다. 그의 퇴진은 사회과학의 실증적 연구방법론을 확립하고, 사회전반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를 쌓은 세대로부터 그 다음 세대로의 자연스러운 학문적 교체를 의미한다. 정년퇴임식을 무사히 마친 임교수에게 그의 퇴임이 갖는 학문사적 의미와 학문적 여정 및 한국 사회학계의 과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선생님을 사회학계의 2세대 학자로 부릅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렇습니까?
“2세대는 넓게 본 것이고 좀더 세분하면 우리 55학번은 3세대에 가깝습니다. 대학에 사회학과를 세우고 문헌고증적 방법론으로 학문을 연구했던 이상백, 최문환, 이만갑, 홍승직 교수 같은 분들이 1세대이고, 저희와의 사이에 2세대로 고영복, 최재석, 김대환 교수 같은 분들이 계십니다. 저희는 그 뒤를 이어 최초의 외국유학파라 해서 3세대로 불리곤 했죠. 어떤 이들은 진보적 사회학이 1980년대에 시작됐는데, 우리는 어정쩡하다고 1.5세대라 하기도 하고, 그 반대로 1세대로 치켜세우는 분들도 있는데, 이는 좀 심한 표현이죠.”

△그 동안의 학문활동을 돌아봐 주십시오.
“우리 세대는 사회적 요구와 수요에 따라 여러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했습니다. 처음 대학에 자리잡았을 때 사회학회 회원이 고작 50명 정도였죠. 그러다보니 언론 등과 관계하면서 상당히 저널리스트적인 기능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어요. 당시에는 보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한 분야를 좁고, 깊게 연구하는 데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후학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무엇입니까.
“우선 學史를 배경으로 고전부터 현대사 이론까지 철저한 이론적 수업을 했으면 합니다. 선배들보다 좀더 전문가적인 자세로 학문에 임해서 깊어졌으면 하죠. 외국에서 반짝 유행하는 이론을 들여오거나, 시류에 휩쓸리기 보다는 자기 전공을 평생 파고 들어가는 공부를 하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퇴임 후 행보가 궁금합니다.
“학생들의 요구 때문에 좀 서둘러서 출간했던 ‘한국의 사회변동과 가치관’(나남 刊), ‘집합행동과 사회운동의 이론’(고려대출판부 刊)의 내용을 좀더 추가해 다시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회학 연구를 계속 진행해 쌓이는 대로 책으로 묶어볼 생각이죠. 작업은 집에서 해나가려고 합니다. 연구소를 차릴까도 생각했지만 사람들 만나고 프로젝트 맡다 보면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게 뻔한지라,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강성민 기자 smka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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