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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10년을 준비하는 첫 해…특성화사업 유치에 역량 집중”
“격변의 10년을 준비하는 첫 해…특성화사업 유치에 역량 집중”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4.01.0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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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대학총장 신년사 들여다 보니

서거석 전북대 총장(대교협 회장)은 전북대 시무식에서 "구조개혁이나 특성화 사업은 대학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전북대 홍보부
“격변의 10년을 준비하는 첫 해를 시작한다.”
2014 갑오년 말띠 해를 맞은 대학총장들은 하나 같이 대학구조개혁과 새로운 대학평가 체제 대비를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박근혜정부의 새 재정지원사업인 ‘특성화사업’ 유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에서 제2창학 60주년을 맞은 숭실대 한헌수 총장은 “10년 후인 2023년의 구조를 지금 만들고, 10년 동안 이에 맞춰 조정해 가는 과정을 모든 대학이 겪어야 한다”며 “우리 대학도 입학정원 40% 감축을 각오하고 구조조정을 이뤄내야 할 것”이라고 대학이 체감하고 있는 긴장감을 대변했다.

계명대도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았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가장 먼저 ‘대학구조개혁’을 당면 현안으로 꼽았다. “향후 급감하는 학령인구에 대비해 학과 통폐합과 정원감축이라는 뼈아픈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며 “학교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개인의 고충을 감수하면서 과감하게 개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구기헌 상명대 총장은 “향후 진행될 대학구조 개혁에 최선을 다해 대비해야 한다”며 “전국의 대학들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으로 심각한 양극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구성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구 총장은 “특성화 사업은 올해 우리 대학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서울 지역에 있는 대학이라고 해서 긴장감을 늦추지는 않는다. 송희영 건국대 총장은 “출산율 저하와 학령인구 감소, 예고된 대학구조조정 등 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고 신년사에서 전했다. 남궁근 서울과기대 총장은 “서울 소재 국립대인 우리대학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겠지만, 국가의 균형발전을 고려할 때 대대적인 대학구조조정이 예상된다”라고 했다.

대학 특성화는 대학의 생존 키워드다.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은 목원대 김원배 총장은 “대학의 장래가 달린 교육부의 특성화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모든 일을 집중하고자 한다. 반드시 유치해야 할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이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 위해 고의적으로 기피하는 구성원이나 대안 없이 불평만 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총장으로서 과감한 행정적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이 사업이 실패하는 경우, 향후 5년간 우리대학은 대학경쟁에서 낙오돼 생존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립대는 기성회계 존치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법원 최종 판결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거석 전북대 총장은 “구조개혁이나 기성회비, 지방대 특성화 사업은 올해 어떤 결론이 나느냐에 따라 대학의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라고 말했다.

대학입학정원 감축이 지역대학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신승호 강원대 총장은 “제반 여건이 열악한 강원도 지역의 대학은 정원감축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원도 지역대학과의 연합 및 협력을 강화해 정원감축이 지역대학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대학교육 지형 바꿀 ‘온라인 공개강좌’ 대비

대학총장의 신년사에는 각 대학이 추구하는 발전전략도 담겼다.
연세대는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과 기초 인문학 소양 교육, 융합교육을 반영하는 교육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세대는 올해 4천여 명의 신입생이 1년 동안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송도 국제캠퍼스에는 2천500명을 수용하는 제2기숙사가 이번 달에 완공된다. 연세대는 국제교육특구로 지정된 송도캠퍼스의 특성을 살려 ‘아시아 대학교육의 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최근 대학교육의 지형을 뒤바꾸는 또 다른 요인은 세계 명문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라며 “이런 새 도전에 직면해 연세대의 ‘교육문화 역량 통합 프로젝트’인 연세-OCX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연세-OCX는 오픈 강의 플랫폼을 도입해 양질의 콘텐츠를 공개하고 동시에 교내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학술ㆍ문화ㆍ예술 프로그램을 통합해 모든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리딩대학’을 추구하는 성균관대 김준영 총장은 “무엇보다 ‘글로벌 창의리더 양성을 위한 교육과 학습 프로그램 보강’에 힘써 교육과 연구의 선도적 역량을 강화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구성원이 공감하는 발전방안 수립하겠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제2창학을 위한 ‘서강 시즌2’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유 총장은 “우리는 이전의 방식만으로는 안 된다, 남들과 비슷하게 따라가서도 안 된다는 점 역시 잘 알게 됐다”며 새해를 ‘서강 시즌2’ 프로젝트를 실천하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유 총장은 창의적 양방향 교육의 실천은 물론 역동적인 ICT기반의 첨단 OCW(Open Course Ware) 강의법 개발을 통해 진정한 교육혁명의 허브가 될 수 있기를 바랐다. 서강대는 2017년 남양주 캠퍼스 개교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유비쿼터스 레지덴셜 칼리지로 조성되는 이곳은 교육과 연구, 비즈니스가 융합된 대학 모델을 꿈꾼다. 특히 세계 소외계층을 위해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세계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경희대는 지난 연말에 대학 구성원과 함께 대학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경희대는 지난해 12월 18일, 2013학년도 대학평의원회 5차 회의에서 ‘대학행정ㆍ재정발전 계획(안) 및 대학재정확충방안’ 초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조인원 경희대 총장은 “대학 핵심 가치를 강화하면서 구성원이 공감하는 발전방안을 수립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대학운영 발전방안은 대학의 역사와 전통, 핵심가치를 견지하는 방향에서 수립돼야 한다”며 “경희대는 ‘대학다운 미래대학’의 길을 모색해 왔다. 교육ㆍ연구ㆍ신천의 근본을 더 강화하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대학운영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근 경희대 교수의회 서울지회장은 “대학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은 구성원의 지지와 소통,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추진이 어렵다”며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보자”라고 제안했다.

경희대는 재정과 행정 최적화를 위해 ‘통합 기획예산실’(가칭)을 운영할 예정이며, 현실적인 재정 확충을 위해 ‘법인 이사회 산하 재정위원회’를 신설해 법인과 대학, 의료기관을 통합한 재정 확충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2015년 이후 매년 100억 원 이상의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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