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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호 새로나온 책
71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12.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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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독재,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336쪽, 15,000원
이 책은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결과로 나타났다.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50가지의 사례를 들면서, 감정독재란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왜 프로젝트 팀의 인원이 10명을 넘으면 안 되는지, 왜 어떤 기업들은 절대 시장조사를 하지 않는지, 왜 인터넷에 ‘충격’, ‘경악’, ‘결국’, ‘헉!’ 낚시질이 난무하는지, 왜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 최악의 어리석은 결정을 하는지 등 흥미 있는 주제들이 감정 독재 이론 속에 총 망라된다.

■ 경계에 선 여인들, 야마자키 도모코 지음, 김경원 옮김, 다사헌, 384쪽, 18,000원
이 책은 식민지 수탈, 제국주의 전쟁, 경제적 약탈, 첨예한 이념 대립 같은 역사의 격랑 속에서 강압적인 권력에 떠밀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위태롭고 고통스러우며 험난한 경계 위에 서지 않을 수 없는 여성 20인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민족과 국가의 경계 사이에서 존재의 균열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국경을 넘어 모이고 흩어지며 만나고 어긋나며 수난을 겪어왔던 동아시아 여성들의 삶의 현장을 역사적으로 발굴하고 복원해낸다.

■ 고구려 금관의 정치사, 박선희 지음, 경인문화사, 526쪽, 38,000원
우리나라에서 금관은 신라와 가야에만 있었을까? 고구려에도 금관이 있었다. 현재까지 출토된 금관에서 사용된 금제관식은 ‘傳동명왕릉’, 우산 992호 무덤, 마선 2100호 무덤, 천추 무덤, 태왕릉에다 ‘傳강서군금관’을 포함하면 고구려에는 적어도 6점의 금관이 존재한다. 시기적으로도 신라 금관보다 앞서고 있다. 고구려 금관은 고조선시대부터 사용했던 관모의 고유양식(절풍양식)을 계승해 만들어진 사색적 관모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에 주목, 금관의 원류가 통설처럼 시베리아 샤먼을 비롯한 유라시아 여러 종족들의 문화적 전통에서 시작됐다는 전파론적 관점을 수정할 것을 주문한다.

■ 소외되기-소내되기-소내하기, 김진석 지음, 문학동네, 496쪽, 25,000원

저자는 자연권 사상과 사회계약론에서부터 전개된 소외론의 발생과정과 그 역할에 주목하면서, 이후의 역사에서 주체가 겪는 문제를 ‘소내’라는 새로운 철학 용어로써 명명한다. 근대 이후 자유와 더불어 안전과 위험마저 관리되고 통치되는 사회에서, 이제 주체에게 더 이상 바깥은 없다. 오늘날 주체에게는 자유를 실행하면서 위험을 무릅쓰는 소내되기의 과정을 거쳐, 낯선 내부의 확장과 더불어 발생한 ‘극-소외’의 상황을 헤쳐나갈 ‘엉삐우심’의 태도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자유를 실행할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소내하기의 과정이다.


■ 언어적 근대의 기획, 김병문 지음, 소명출판, 425쪽, 30,000원
이 책은 기본적으로 근대라는 문제 설정 속에서 주시경의 업적을 재해석해 낸 결과물이다. 또한 이를 통해 근대에 들어 생겨난 새로운 언어 인식이라는 것이 과연 어떠한 성격을 띠는 것이며, 그것이 특히 언어학적 텍스트에서 어떤 양상으로 드러나는지를 적극적으로 해명한 연구서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토론 부재’의 상황을 해소하는 데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의 초입에 등장한 언어적 전환의 새로운 인식과 의식적 노력을 새롭게 조명했다.

■ 전쟁정치―한국정치의 메커니즘과 국가폭력, 김동춘 지음, 도서출판 길, 334쪽, 25,000원
저자는 우리 사회가 ‘전쟁정치’의 틀 속에 갇혀 있으며, 물리적·문화적 폭력에 노출된 억압적 구조라고 말한다. ‘전쟁정치’는 국가가 대내외적 적과 마주하고 있다는 상황 인식 위에서 이데올로기 혹은 담론으로 선포되고, 국가기관이 내부의 적을 자주 공격한다. 이때 국가는 민간인 저항 세력도 적으로 간주하며, 시민조차도 적으로 지목되면 법적 보호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지난 2006~09년 동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을 통해 겪은 다양한 체험과 기록, 현장 방문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국가범죄, 국가기관의 범죄와 공권력 남용에 대한 일종의 고발장인 이 책은, 인간 존엄성의 확보, 자율성의 신장과 사회 공동체성의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 처음 읽는 윤리학,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엮음, 동녘, 648쪽, 25,000원
윤리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서이자 입문서이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연구하는 철학 연구진 21명이 참여해 총 24개의 글을 모았다. 윤리학의 중요성을 다시 짚어보며, 철학에서 윤리가 어떻게 전개됐는지 보여주고, 소크라테스, 칸트, 키르케고르부터 레비나스, 푸코, 데리다 등과 같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프랑스 현대철학자들까지 근현대를 넘나들며 철학자들이 말했던 윤리란 무엇인지를 정리했다. 또, 일상에서 마주하는 윤리적인 문제들에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왔으며, 앞으로 어떠한 기준으로 선택을 할 것인지 다시 묻는다.

■ 초파리―생물학과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인공, 마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갈매나무, 296쪽, 14,000원
유전학의 기초를 세우는 동시에 분자생물학, 발생생물학, 진화생물학의 연구 범위를 넓히며, 과학자들로부터 최적의 실험동물로 인정받아 온 초파리. 이제는 생물학계에서 초파리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분야가 없을 정도다. 때문에 초파리는 생물학과 유전학의 가장 기본적인 질문들에 해답을 제시하는 생물이 됐다. 이 책은 아는 사람만 알고 있었던 초파리의 무용담을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런던,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연구실을 배경으로 그려 나간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20세기 생물학과 유전학이 지나온 길이 한 눈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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