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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강의,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공유한다
대학강의,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공유한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3.12.09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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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한국교양기초교육원, ‘강의 3.0’사업 선포

남기택 강원대 교수(교양학부)는 오는 30일부터 시작하는 겨울 계절학기에 ‘기초 작문과 프레젠테이션’ 교양과목을 맡았다. ‘글쓰기’ 강의는 이전부터 해왔지만, 이번엔 새로운 ‘글쓰기’ 강의에 도전해 볼 계획이다.

우선, 소속 대학이 다른 4명의 교ㆍ강사가 머리를 맞댔다. 남 교수를 비롯해 김화선(배재대)ㆍ홍웅기(충남대)ㆍ최승기(강원대) 선생과 강의안을 함께 만들었다. 같은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세부 전공은 다르다. 현대시, 현대소설, 국어학을 전공한 이들이다.

그동안 이론중심의 글쓰기 강의가 아쉬웠는데, ‘실천 논증’을 통한 실용적인 글쓰기와 말하기에 초점을 뒀다. 함께 실라버스를 구성하고 교수ㆍ학습법도 공유하기로 했다. 강의 과정은 동영상으로 찍어 개선점을 찾을 예정이고, 다른 이들과도 공유할 예정이다.

남 교수는 “사실, 대학 ‘글쓰기’ 교양강의가 각 대학마다 비슷하게 운영되고 수업을 맡고 있는 교ㆍ강사의 세부 전공에 따라 수업의 초점이 달라지기도 한다”면서 “조금 더 실용적인 글쓰기 강의 내용과 방법을 개발하고 실행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대학강의 혁신을 위한 '강의3.0' 사업이 시작된다. 사진은 지난 4일 대교협에서 선포식이 열렸다.

남 교수가 새로운 ‘글쓰기’ 강의에 나서게 된 것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마련한 ‘강의 3.0’ 시범사업에 선정이 됐기 때문이다. 2013년도 겨울 계절학기에 시행 예정인 기초교양 교과목을 대상으로 ‘기초교육 강의 3.0’사업에 공모해 총 5개 팀 중 하나로 선정돼 1천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2개 대학 이상의 교수와 강사가 참여해 한 팀을 이뤄 교과목을 공동 개발하고 강의 내용은 물론 교수ㆍ학습법을 공유하며 공동 평가를 하는 사업이다. 

‘강의 3.0’ 사업은 대학 강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기획한 사업이다. ‘강의 3.0’이란 통합된 지식의 입체적 전달에 초점을 맞춘 강의를 말한다. 교수들이 연구를 통해 얻어진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거나 교수자의 전공 분야에 따른 세분화된 지식을 전파하는 데 치중한 강의와는 차별화된 개념이다.

대교협은 지난 4일 ‘강의 3.0’ 사업 선포식을 갖고, 협력과 소통을 통한 강의 혁신에 나섰다. 이날 남궁근 서울과기대 총장은 “학문 영역별로 단절되고 고립된 연구와 강의 분위기를 소통과 융합의 장으로 전환하고 대학생들에게 교수 개개인이 아닌 팀으로 구성된 우수한 강의자들로 하여금 강의를 제공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대학 강의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사업의 의미를 전했다.

이원근 대교협 사무총장은 “강의 3.0 사업이야말로 기존의 단절된 상아탑의 벽을 허물고 최상의 강의 모델을 찾아 대학의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소통해 융합과 창조 지향의 교육을 이끄는 혁신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을 기획하고 총괄하는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손동현 원장은 “교수자 간에, 전공 학과 간에, 나아가 대학들 간에 협력과 소통이 이뤄질 때, 진정한 융합과 창의의 연구와 교육이 확산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 원장은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무엇보다 교수자간의 소통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각 대학에서는 교양교육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대학총장부터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겨울 계절학기에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는 ‘기초교육 강의 3.0’사업에는 총 5개 팀이 선정돼 1천~1천5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기초 작문과 프리젠이션’ 외에 초급 중국어(울산대, 창신대, 부산외대), 읽기와 쓰기(숭실대, 서강대), 사고와 표현(신라대, 동아대), 미분적분학(2)(서울과기대, 한성대) 등이다.

대교협 관계자는 “강의 3.0 사업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정착, 확산돼 대학 강단의 혁신이 이뤄지고 대학교육 현장에서 진정한 소통과 협력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강의 3.0 사업은 내년 2학기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교양ㆍ기초교육 영역부터 시작해 융복합 교양과목 공동 개발, 교ㆍ강사 풀을 구성해 교과목을 상호 분담해 맡는 ‘팀 티칭’ 교육과정 개발, 학제적 융합 전공과목과 교육과정 공동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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