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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문학 단절점 극복 노력 … 3년간 수집한 자료 정리
남북문학 단절점 극복 노력 … 3년간 수집한 자료 정리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3.11.0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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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 『북한의 시학 연구(전6권)』(소명출판, 2013) 출간

1945년 8월 15일과 1950년 6월 25일은 공식적으로 남북 문학의 고리를 끊어버린 정치사적 단절점이다. 이후 남북문학은 서로 다른 경로를 밟아 전개됐다. 이데올로기와 실정법은 이 견고한 지형을 더욱 고착시키는 데 한몫했다. 그 결과 북한 문학은 접근하기 까다로운 영역으로 매몰되고 말았다. ‘한국문학사’를 소망하는 연구자들, 그리고 ‘통일문학사’를 염원하는 이들에겐 안타까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된 ‘북한의 시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물인 이 책 『북한의 시학 연구』는 이런 단절을 넘어설 수 있는 신선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0년 5월부터 3년간 북한의 시를 모으고 분석하며 북한 시학의 형성과 전개과정을 일본, 중국, 미국, 러시아와의 관계 안에서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이들이 3년간 수집한 300여 권의 북한시집, 수천 편의 문예지 수록 시, 수백 편의 북한시 관련 평론들이 이 책의 토대가 됐다.


연구책임을 맡았던 이상숙 가천대 교수(글로벌교양학부·국문학)는 간행사에서 “연구팀의 여정이 끝나갈 때쯤에는 방대한 자료중에 무엇을 추려 결과물로 묶어 낼 것인가의 고민이 컸다”라고 말하면서 “무엇을 싣든 무엇을 싣지 않든, 중요한 것은 자료 수집과 정리 과정 중에 이미 연구가 시작되고 이뤄졌으며 후속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라고 의미를 매겼다.


『북한의 시학 연구』 1, 2권에는 북한의 대표 시인 50인의 작품과 관련 평론을 수록했다. 북한의 시를 소개하고 연구한 선행 업적에 힘입어 1, 2권이 시작될 수 있었다. 그렇더라도 선행 북한시 총서나 자료집과는 다른 점은 시인별로 작품을 모았다는 점과 기존 문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많은 작품을 대거 수록하고 관련 평론을 함께 수록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 젊은 연구자들이 이 작업을 주도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자료를 통해 현대문학 분야 연구자들은 목적문학인 북한문학의 존재와 활용방식 확인, 나아가 기본 자료 부족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권과 4권에서는 북학의 시문학 관련 주요 비평문과 함께 강령, 규약, 결정서, 보고문, 문예이론 등을 수록했다. 이른바 비평이 창작을 계도하고 방향 설정하는 북학문학의 특수성을 엿볼 수 있는 자료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비평에서 강령, 결정서, 보고문 등은 비평의 현상으로서뿐 아니라 작가의 창작 방향을 제시 또는 제한하는 텍스트라는 의미가 있다. 시 관련 비평만 수록했지만, 북한문학 비평 전반의 주제와 주장을 반영하고 있어 북한문학의 흐름과 변화를 엿볼 수 있다.

5권에서는 기존의 북한문학사에서 시문학사 관련 부분만을 추려 북한학계의 문학사 시기 구분에 맞춰 재구성했다. 같은 시기를 설명하는 문학사 서술 방식의 변화와 거론되는 작품의 차이점 등이 드러나고 있어 ‘문학사 서술’에 관심을 둔 연구자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1~5권이 북한원전 자료라고 한다면, 6권은 연구팀의 구성원들이 중심이 된 학술대회, 전문가 자문회, 라운드테이블 등을 통해 산출한 연구 성과를 묶은, 2차 텍스트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시학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성과 평론의 역할, 美蘇와 북한문학의 관계 및 일본문학계의 북한문학 수용, 북한문학과 중국과의 연관성 등을 읽어낼 수 있다.

출간에 참여한 이들은 신지연 가천대 연구교수(1~2권 시), 남원진 건국대 강사(3~4권 비평), 이상숙 가천대 교수(5권 시문학사), 김경훈 연변대 교수(6권 북한시학의 형성과 사회주의 문학), 김성수 성균관대 교수, 김재용 원광대 교수, 남원진, 서동주 서울대 연구교수, 성근제 서울시립대 교수, 신지연, 오미정 한신대 교수, 유임하 한국체육대 교수, 이경수 중앙대 교수, 이상숙, 이승윤 한방송통신대 강의교수, 정문상 가천대 교수, 최일 연변대 부교수, 최진이 사단법인 임진강 대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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