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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호 새로나온 책
70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10.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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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원과 혁명―휴머니티 형성의 고고학, 클라이브 겜블 지음, 성춘택 옮김, 사회평론, 431쪽, 27,000원
Origins and Revolutions: Human Identity in Earliest Prehistory(케임브리지대출판부, 2007)를 번역한 책. 원제가 시사하듯 이른 선사시대의 인류와 그들이 남긴 물질 자료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의 정체성(휴머니티)이 형성되는 배경과 과정을 고찰한다. 갬블은 기원 연구와 마찬가지로 고고학에서 혁명적 변화, 단절적인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과거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갬블은 기술의 사회성, 곧 ‘사회적 기술(social technology)’을 강조한다. 사회관계를 반영하는 기술은 물질 자료를 이해하는 데 가장 좋은 시각이다. 이러한 관계론적 시각은 사람과 사물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 곧 휴머니티를 탐구하는 데 귀중한 통찰을 제시한다.

■ 사라진 낭만의 아이러니, 김주연 지음, 서강대출판부, 282쪽, 17,000원
이 책은 비록 ‘모노그라프’는 아니지만, 각 장들을 꿰서 하나의 일관된 내용으로 엮어내는 주제의 구성력만큼은 긴밀하다. 인문학을 낭만성의 문제와 연관해 사유하고, 이를 다시 동서양 고전의 얼개에서 읽어내는 저자의 접근에서 연륜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낭만의 핵심은 낭만적 반어에 있으며, 그 정신은 새로움을 거듭하는 끊임없는 진보이다. 진보에게는 머무름이 없고, 그 추동력은 낭만적 반어이다.” 이러한 저자의 발언이 이 책 전체를 직조하는 핵심 메시지일 것이다.

■ 쟁기, 칼, 책―인류 역사의 구조, 어니스트 겔너 지음, 이수영 옮김, 삼천리, 384쪽, 22,000원
역사와 철학, 인류학을 가르치면서 20세기 지성사에 큰 족적을 남긴 겔너의 역사철학을 집대성한 책이다. 쟁기, 칼, 책으로 상징되는 생산, 억압, 인식을 통해 인류 역사의 흐름을 긴 호흡으로 성찰하고 있다. 이성주의와 객관주의 역사관에 바탕을 둔 이 책에는 역사 앞에 겸허한 르네상스인의 엄중하고도 치열한 도전과 성찰이 녹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역사의 ‘예측 불가능성’을 단언한다. 원시사회에서 농경사회, 산업사회로 이어지는 이른바 3단계론에서 역사 발전의 필연적인 메커니즘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한 세 가지 상징물들은 인간 사회의 중요한 키워드와 만나면서 역사의 방향을 바꿔나갔다.

■ 존재와 사건, 알랭 바디우 지음, 조형준 옮김, 새물결, 848쪽, 39,000원
바디우는 ‘철학에 대한 가장 철저한 옹호는 동시에 철학에 대한 가장 철저한 혁신’임을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철학의 소명을 새롭게 제공하고 있다. 바디우의 문제의식, 즉 우리 시대의 실천 철학은 하이데거와 라캉을 넘어서서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은 바로 우리에게 결여돼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각성하게 해준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바디우의 메시지는 철학과 문학 등의 분야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새로운 사유의 틀을 찾지 못하고 공회전을 거듭하는 우리 지성계에 큰 자극이 될 것이다. 특히 언어와 예술에 대한 바디우의 새로운 해석은 많은 시인과 예술가들에게도 철학적 영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한국인의 탄생, 최정운 지음, 미지북스, 580쪽, 20,000원
저자는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상을 무대로 파악하며, 시대와 대결한 근현대 한국인이라는 인식틀을 관철해 거대한 서사를 완성했다. 망국과 국권 상실, 그리고 전쟁의 참화로 점철된 혼돈의 시대를 거치며, 前代의 수많은 한국인(조선인)은 생존에 몰두해야 하는 시대, 자신이 사는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조차 알기 어려운 시기를 살았고, 後代의 우리로 하여금 그 시대를 음미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자료를 거의 남기지 못했다. 후대의 우리 또한 혼돈의 시대를 거치며 전통과 단절됐고, 그 시대를 이해할 관점을 상실해버렸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우리를 잘 알고 있다는 그러한 막연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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