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백과사전에“Civil Engineering은 인류 문명 발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연 및 사회의 각종 재해와 공해로부터 인류를 보전하며, 국토 환경을 물리적으로 개조해 인간의 생활에 더 쾌적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연구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생각하고 기술과 인간의 조화를 현실화해 인간생활의 기반을 구축하고, 인류의 문명을 실현해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학문이다”라고 기술돼 있다.

영어로 ‘Civil Engineering’은 우리나라에서는 ‘土木工學’으로 번역되고 있다. 서양과 우리나라에서 Civil Engineering과 토목공학에 대해 용어 의미의 차이만큼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서양에서 Civil Engineering은 16세기의 르네상스와 17세기 근대 과학이 발전하면서 함께 발전했다. 18세기 산업혁명 시절에는 산업화에 기여했고, 19세기 콜레라 등의 소화기계 전염병에 대처하기 위해 상수도와 하수도의 처리 기술을 발전시키는 등 시민을 위한 기술로써 발전해 왔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시민생활의 향상을 위한 공학으로 Civil Engineering을 인식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역사적으로 治山, 治水를 위한 흙(土)과 나무(木)를 대상으로 한 공사의 기술이 토목공학으로 인식됐으며, 문화나 정치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러한 인식은 토목공학이 우리나라에서 시민생활(문화)과 밀접하게 관련돼 발전했으며, 시민생활의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토목공학은 시민들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수리, 물리, 화학 등 자연화학을 이용한 모든 공학의 근간을 이루는 분야다. 도로, 교량, 고층구조물, 터널, 철도 및 지하철, 공항, 항만 및 해양시설, 댐, 운하, 수력발전소, 조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및 플랜트 설비 등 각종 사회 기반시설물의 계획, 설계, 해석, 시공, 유지관리, 운용 및 철거, 그리고 인간생명의 근원인 상하수도, 수로, 하천 등의 수자원 및 교통, 도시계획 등 국토건설, 산업입지조성 등 인류 생활환경 관리에 관한 이치와 방법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또한 지형공간 정보, 우주정거장 및 기지와 같은 인류 미래를 위한 지구 환경의 유지, 개발 및 관리와도 연계되는 응용과학 기술 분야로서 기술 집약적인 최첨단 학문으로 발달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정략적 이익에 혈안이 된 일부 인사들의 지각없는 행동으로 언제부터인가 토건족이니, 삽질이니 하는 토목을 비하하는 용어들이 등장했으며, 토목공학의 속성과 사회의 기여도가 외면당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서구사회가 200년 동안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서 이룩한 산업을 30년 만에 압축성장 시켜왔기 때문에 경제성장 위주의 국토개발과 자연환경 파괴 등의 원인으로 생각된다.

1990년대 초반부터 의식주의 기본생활이 어느 정도 충족된 국민들은 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게 되면서 환경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국토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이러한 국민의 관심과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

토목공학이 인류 태초의 불모지와 같은 자연환경에서 인류의 삶에 풍요로운 터전을 마련해 준 것처럼, 이제는 현대문명과 문화를 기반으로 해 새로운 삶의 터전 마련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시민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미래 지향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후손들에게도 풍요로운 생활 터전의 초석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미래 시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지구온난화 문제,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 문제, 화석연료의 고갈에 따른 대체 에너지 개발 문제, 자원 문제와 폐기물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토목공학으로 거듭나기를 고대한다.

최익창 목포해양대·플랜트건설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