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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기시대 초기의 슬로베니아
철기시대 초기의 슬로베니아
  • 세바스티안 뮐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교수
  • 승인 2013.10.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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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레드 호수에 위치한 블레드 섬의 성모 성당. ⓒphotographer Federico Orsini

슬로베니아는 단연코 고고학 연구가 가장 뛰어난 유럽 국가 중의 하나다. 슬로베니아 고고학의 주제는 주로 기원전 8~9세기에 시작된 철기시대이다. 로마가 아직 작은 마을에 불과하고 그리스 식민도시들이 이제 막 세워지고 있던 이때에 슬로베니아는 알프스 북부와 북동부 지역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청동기에서 철기로의 변화는 막대한 발전을 가져왔다. 슬로베니아 사람들은 이 새롭고 희귀한 철이라 불리는 광물을 값진 물품으로 여겼고 소유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철로 옷과 장신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곧 이들은 철이 급속히 부식돼 값진 장신구들의 표면이 볼품없이 되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다시금 청동으로 장신구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철이 깨지기 쉬운 청동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에 철은 계속해서 무기와 도구들의 재료로 사용됐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오늘날 고고학자들에게 있어서는 일종의 행운이다. 당대의 고고학적 유물들을 연대별로 맞출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당시 슬로베니아의 뛰어난 광물 기술은 전사들이 입는 武具에서 보이는 마치 에게해의 배들의 장식에 나올법한 축제행렬, 운동경기, 전차 경주, 제사의식 등의 묘사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슬로베니아인들이 이탈리아 중부의 에트루리아 문화 및 초기 그리스 문화와 밀접했음을 보여준다. 후기에는 기원 전 7세기에 파노니아 평야를 침입해 알프스 북동부 지역의 정착지 여럿을 파괴한 기마유목민족의 영향을 받았다. 전통 복장과 무기, 장례의식을 보면, 슬로베니아는 흑해 북부의 강력한 부족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족 간 결혼과 귀중품의 교환은 이들의 매장 풍습이었다. 이는 이 새로운 막강한 이웃을 달래는 방편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일반적으로 켈트족이라 추정되는 새로운 문화적 영향력을 가진 종족이 알프스 남동부 지역에 나타날 때까지 거의 이백년간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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