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1:10 (목)
701호 새로나온 책
701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9.30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대한민국’, 재건의 시대(1948~1968), 이하나 지음, 푸른역사, 576쪽, 32,000원
영화를 역사적 사료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이를 통해 그 시대 대중들의 심성을 이해하고자 한 책이다. 정치학적·사회심리학적 용어인 정체성을 역사적 차원에서, 그리고 한국사의 맥락에서 어떻게 서술해야 하는지, 감성의 영역을 역사학의 연구 대상으로 어떻게 가시화할 것인지, 이를 위해 영화라는 영상자료를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사료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법론은 무엇인지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통로로서 국가와의 다른 차원의 감성적 공동체의 존재, 또 하나의 네이션을 어떻게 논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았다.

■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지음, 박용준 옮김, 궁리, 284쪽, 15,000원
저명한 법철학자, 정치철학자인 저자는 시카고대 법학과 학생들과 소포클레스, 플라톤, 세네카, 디킨스의 작품을 함께 읽었다. 왜 변호사나 재판관, 혹은 정치인이 될 학생들과 문학 작품을 읽었을까. 소설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공감, 상상력, 연민의 감정이 합리적인 공적 판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학적 상상력이 어떻게 정의로운 공적 담론과 민주주의 사회의 필수요소가 되는지를 조목조목 밝히는 이 책에서 저자는 ‘합리적 감정’을 비중있게 다뤘다. 또한 고전학자답게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 로마의 스토아 학파, 스피노자, 칸트, 스미스, 벤담 등의 사상을 넘나들며 공적 판단에서의 감정의 역할을 파고든다.

■ 유학 연속성의 세계와 철학, 정병석 지음, 영남대출판부, 537쪽, 28,000원
유가철학이 가진 가장 뚜렷한 특징을 저자는 ‘연속성’ 혹은 ‘연속’이라는 세계관과 사유구조의 관점을 통해서 살펴보고 있다. 먼저 ‘연속’ 또는 ‘연속성’에 대한 개념과 기원에 대해 논의하고, 그것이 구체적으로 유학의 역사에서 전개됐던 ‘인간과 자연의 연속성을 말하는 天人合一’, ‘도덕과 정치의 연속’, ‘古今의 역사적 연속성’, ‘도덕과 종교의 연속’, ‘도덕을 매개로 한 生死의 연속’ 등의 유학의 몇 가지 중요한 연속성의 유형들과 그 특징들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유학의 연속적 세계관이나 상관적 사유방식을 단순히 인과적 논리에 근거하지 않기 때문에, 底等한 문화라든가, 未分化된 미개인의 사유로 보아 여전히 원시사유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관점에 대해서도 비판적 논의를 전개한다.

■ 텅빈 바다, 찰스 클로버 지음, 이민아 옮김, 펜타그램, 452쪽, 20,000원
20여 년 동안 영국에서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前 <데일리 텔레그래프> 기자인 저자가 전 세계 바다에서 벌어지는 수산물 남획의 실태와 남획이 불러온 해양생태계 파괴의 실상을 치밀한 취재와 조사를 통해 정면으로 드러낸 심층르포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저자는 10여 년 동안 미국, 캐나다, 영국, 에스파냐, 아이슬란드, 덴마크, 일본 등 수많은 지역과 바다를 샅샅이 취재하고, 수많은 연구자들의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한마디로 이 책은 전문 해양지식과 생생한 체험이 농축된 귀중한 결실이다. 저자는 현대의 첨단기술로 무장한 기업형(공장형) 어업이야말로 해양생태계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 허구세계의 존재론, 미우라 도시히코 지음, 박철은 옮김, 그린비, 368쪽, 23,000원
연구자이자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가 분석철학적 기법을 활용해 허구세계(fiction)의 존재를 증명해 나가는 독특한 주제의 책으로, 기존의 분석철학 책이나 미학 책과는 색다른 포지션을 점한다. 저자는 책의 전반부에 ‘외연주의와 현상주의’, ‘역사주의적 비평과 탈역사주의 비평’ 등 기존의 미학사에서 대립돼 왔던 흐름을 병치해 각각의 특징과 한계를 정리함으로써, ‘픽션에 대한 분석철학적 접근’이라는 전무한 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버트런드 러셀, 존 설, 데이비드 루이스 등 쟁쟁한 분석철학자들의 허구 이론 역시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저자만의 독특한 입장을 논증해 나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