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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성 중요 … 외부요인에 발목 잡히면 결과 뻔해
자발성 중요 … 외부요인에 발목 잡히면 결과 뻔해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3.09.2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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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28) 기술 스타트업

지난달 29일자 <뉴욕타임즈>에「어떤 스타트업이 앞으로 위대하게 될 것인가?(Which Start-Up Could Be the Next Big Thing?, 이하 관련 내용 참조)」라는 기사가 실렸다. 벤처 열기가 한창일 때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지금 그 본질적 의미에 대해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기술 스타트업을 고려했을 때 성공하는 길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몇몇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은 수십억 달러에 팔린다. 지난해 야후는 마이크로 블로깅 사이트인 ‘텀블러’를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텀블러의 강점은 블로그와 SNS가 융합한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쉽다. 9월 10일 현재 1억3천5백2십만 개의 블로그와 608억 개의 포스팅이 있다. 어마어마한 숫자다. 텀블러의 대척점엔 오픈소스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인 워드프레스가 있다. 아무튼 이러한 횡재는 스타트업 설립자나 투자자, 종사자들 모두에게 행운이다.

기술 스타트업의 성패는 무엇인가

수백만의 사용자들 혹은 벤처 머니를 끌어들이면 또한 성공적이라고 불린다. 퍼블리싱(사용자들을 위해 서비스가 공개되는 것을 의미) 되기 전에 페이스북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트위터 역시 계속 성공적이다. 아울러 광고주들이 사로잡고 싶은 특정 소비인구층을 스타트업 제품이 사로잡게 되면 그 기업은 유망하다. 혹은 새로운 생각과 기술로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꿔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유형들이다.

지난해 페이스북은 사진공유 어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15초짜리 동영상 제작 및 공유 서비스 기능을 선보였다. 혁신이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하다. 이외에도 이미지 공유 SNS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터리스트(Pinterest), 모바일 카드리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퀘어(Square), 앱으로 고급차량과 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Uber) 등은 많은 사용자와 투자금을 보유해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있으면 망하는 곳도 있기 마련이다. 폐쇄형 SNS 패스(Path)나 실시간 비디오 플랫폼 에어타임(Airtime)은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네이버의 밴드나 최근 새로 출시된 네이트의 데이비 등을 통해 폐쇄형 SNS가 인기 상승중이다. 이는 불특정 다수와 친구가 돼야 하는 어색함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한국인의 정서에 특히 부합하는 서비스라 눈길을 끌고 있다.

기술 대 기술… 창의성 경연의 장

<뉴욕타임즈>는 주목받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이 스타트업들을 보면 과연 창의성이란 무엇인지 실감할 수 있다. 미리 세팅해놓은 시간에 맞춰 문자 메시지가 자동 삭제되는 기능은 발상의 전환이다. 대개 메시지 보내기에만 주력하는데 그 메시지가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서비스 중인 승차공유 서비스라든지, 근육의 전기신호를 탐지해 컴퓨터가 인식하게끔 하는 기술 등 창의적 기술의 구현이자 發露이다.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라 하면 도전-개방-공유-참여-혁신이 떠오른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규모의 경제학을 앞세운 불공정한 플랫폼 전쟁, 창업의 자기검열인 규제와 틀, 일자리 창출과 금전적 보상의 최종목표가 이미지화된다. 우버(Uber)가 불법으로 낙인 찍히고, 창업자연대보증제로 불안 속에 모험을 해야하며, 소수 특출한 아이디어 제품을 대형기업들이 모방하고 자신들의 플랫폼으로 상용화하는 모습들. 이는 기술이 기술과 대결을 이뤄 아이디어가 사회혁신을 이루는 게 아니다. 기술이 기술 이외의 사회·문화를 극복해야 하는 형국이다. 결국 기술은 고립될 수밖에 없고 창의성은 주눅들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창업을 도와주는 테크숍, 킥스타터 등 창업플랫폼이 각광을 받고 있다.

드라마「응답하라 1997」에서 주인공 윤태웅(송종호 분)은 스타트업을 통해 성공의 길을 간다. 그는 첫사랑에 아파하고 일에 몰두하며 창의성을 발현한다. 드라마 속 장면은 매일 라면을 먹고 밤샘하며 홀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다. 앞으로 승승장구할 스타트업은 체계적인 창업지원책과 밤샘 없는 즐거운 일거리이어야 하지 않을까.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자발성에 기인하는 것인데, 각종 외부요인에 발이 얽매이다 보면 결과는 뻔하다.

<뉴욕타임즈>에 소개된 주목할 만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
■ 스냅챗
(Snapchat) : 이 앱은 우리가 지인이나 가족에게 보내는 문자와 사진들이 자동 파기되도록 해준다. 스파이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얘기 같다. 2011년 하반기에 나온 스냅챗은 맘에 안드는 사진이나 아차 싶은 어리석은 문자들을 미리 세팅해놓은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게 해준다. 제2의 페이스북이라고 불리며 십대들에게 특히 인기다. 하루에 2억 개 문자가 발송되고 있다. 6월에 스냅챗은 약 6천만 달러 벤처 자금을 조달했다. 이로 인해 스냅챗의 가치는 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 모바일 분석 회사에 따르면, 아이폰 사용자의 거의 20%가 스냅챗을 활용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 왓츠앱(WhatsApp) : 2009년 야후의 전직 엔지니어들이 만들 왓츠앱 역시 인기 있다. 이용자가 3억 명이나 될 정도다. 국내 유명 메시징 어플과 비슷한 왓츠앱은 1년에 1달러를 내면 광고 없이 메시지와 관련된 혁신적인 아카이브를 제공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초, 왓츠앱에 따르면 하루에 270억 건의 메시지가 처리됐다.

■ 오큘러스(Oculus) VR : 가상현실 헤드셋 스타트업 오큘러스 VR도 주목된다. 비디오 게임의 가상현실로 사용자를 빠져들게 하는 오큘러스는 최근 1천6백만 달러 벤처 자금을 조달했다. 

■ 와넬로(Wanelo) : 현명한 온라인 쇼핑을 하도록 도와주는 와넬로(Wanelo, Want+Need+Love의 조합어)는 2000년에 설립됐다. 와넬로는 1천만 사용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다. 와넬로의 가치는 1억 달러에 이른다.

■ 리프트(Lyft) : 자동차 승차공유 앱 리프트는 2007년에 출발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자리 잡은 리프트를 활용하면 사용자는 원하는 목적지에 갈 수 있고, 차량 소유자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돈을 벌 수 있다. 운전기사가 되려면 일정 자격이 있어야 한다. 매주 3만 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6천만 달러의 벤처 자금을 투자 받았다.

■ 마이오(MYO) : 2012년 캐나다 워털루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마이오. 마이오의 암밴드(armband, 팔뚝에 차는 완장)는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인 변화를 탐지해 컴퓨터, 폰, 혹은 선호하시는 디지털 기술을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NYT는 향후 우리가 컴퓨터와 개인 디바이스를 다루는 데 혁신적인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3명의 엔지니어로 시작한 마이오는 1천5백만 달러는 모았고, 선주문만 3만 건에 이를 정도다.

■ 브레인트리(Braintree) :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Paypal)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브레인트리. 2007년 시카고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스타트업은 앵그리버드 게임으로 유명한 로비오(Rovio), 앱으로 식사 예약하는 오픈테이블(OpenTable), 모바일 차량 예약 이용서비스 우버(Uber)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했다. 브레인트리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결제가 가능한 벤모(Venmo) 어플리케이션을 획득했다. 브레인트리는 은행업의 스타트업인 심플(Simple)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7천만 달러의 자금을 시작으로 브레인트리는 성장하고 있다.  

■캔디 크러쉬(Candy Crush) : 광고 없는 게임 캔디 크러쉬는 오래 갈 것 같다. 킹(King)이라고 불리는 게임 스튜디오에서 2012년 하반기 스마트폰용으로 출시한 캔디 크러쉬는 빅히트를 기록 중이다. 4천5백만 사용자를 확보했고 하루에 6억 회 이상 플레이된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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