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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플랫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비영리플랫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3.08.28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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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25) 생활코딩 上

“클라이언트는 요청하고 서버는 응한다.” 이 두가지 키워드의 의미를 충분히 파악하는 게 생활코딩 작심삼일의 수업 목표다. 지난 9일 한남동에 위치한 다음커뮤니케이션 회의실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였다. 이날‘생활코딩’강의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지난 10일 같은 장소는 주말임에도 남녀노소 구분 없이 프로그래밍을 배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클라이언트에는 HTML, CSS, 자바스크립트 등이 있고, 서버에는 웹서버, PHP, MySQL 등이 있다. 클라이언트는 웹브라우저로서 일종의 甲, 서버는 乙이다. PHP은 서버에서 운용되는 언어다.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인 MySQL은 오라클에서 관리하는 오픈소스다. HTML이 웹페이지의 정보를 표현하는 언어라면, CSS는 HTML을 보기 좋게 디자인하는 역할을 하는 언어다.

클라이언트와 서버의 의미 차이

이러한 내용은 비영리플랫폼(www.opentutorials.org)인 생활코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생활코딩은 코딩 강의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생활코딩은 웹서비스 만들기부터 언어, 클라이언트, 서버, 개발도구, 프로젝트 관리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이 때문에 다음 세대를 위해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인터넷 유산을 추천해 ‘2012 e하루616 디지털 유산 어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상은 다음세대재단이 주관해 인터넷의 하루인 6월 16일이라도 기록, 보존, 전시하려는 행사이다.

디지털 유산으로 선정된 생활코딩. 다음세대재단 제공.
생활코딩은 누구나 코딩하는 세상(Everybody coding)을 꿈꾼다. 생활코딩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는 1만489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8월 21일 기준).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올해 8번째 오프라인 교육이 진행된다. 자세한 소식은 온오프믹스 참조. 생활코딩을 이끌고 있는 이고잉(egoing) 개발자. 블로그(egoing.net)를 운영 중인 그는 생활코딩을 위해 3년간 열정을 바쳤다. 이고잉은 그의 필명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삶을 구분하고자 필명을 사용 중이다. 그와의 인터뷰 역시 실명공개와 사진촬영은 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뤄졌다.

“프로그램은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가 콘텐츠다. 개발자의 도구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 이고잉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쓰는 도구들이 일상화되고 당연하게 여기게 되면 그게 바로 혁신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www.github.com에 본인의 이력(소스코드)을 알 수 있게 하는 URL한 줄이면 실력이 판가름 난다. 이를 통해 구직과 채용이 가능해진다. 계급화된 학벌, 번거로운 이력서와 채용과정 등이 필요 없는 것이다.

생활코딩은 ‘ㅋㅋㅋ 전략’을 갖고 있다. 이는 바로 콘텐츠-컨테이너-커뮤니티의 약자이다. 콘텐츠는 텍스트와 동영상까지 생활코딩에 담겨 있는 강좌 내용들이다. 컨테이너는 콘텐츠를 담아내는 도구다. 처음에는 블로그였다가 정렬의 문제 때문에 현재는 opentutorials.org을 활용 중이다. 생활코딩의 교육관점에서 블로그는 최신 순으로만 콘텐츠를 보여주는 단점이 있다. 커뮤니티는 생활코딩 그룹과 생활 생산자모임(생활맥주, 생활백수 등)을 일컫는다.

미국에는 소프트웨어 교육지원 비영리단체인 http://www.code.org/가 생활코딩과 유사하다. 이 사이트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부터 마크 주커버그까지 프로그래밍을 강조하는 게 눈에 띈다. 또한 http://www.codecademy.com/에서는 코딩과 프로그래밍하는 법을 무료로 배울 수 있다. 바야흐로 소프트웨어 전성시대다. 이젠 프로그래밍을 모르면 도태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정부차원에서는 개방형SW교육센터(http://olc.oss.kr)를 운영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그래밍을 조기교육 가운데, 국내에서도 SW조기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코딩 교육

생활코딩은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코딩 프로그램도 운영 중에 있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 게임 등 정보기술에 대한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무료로 웹서비스 중이다. 생활코딩은 IT 전반으로 교육을 확산시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품질을 갖췄다. 이고잉은 “콘텐츠 생산자들을 위한 공공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블로거(민노씨.네, http://minoci.net)와 인터뷰에서“칸(아카데미)이나, 생활코딩은 차라리 시대의 압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영리 교육서비스인 칸아카데미나 생활코딩 등은 필연적으로 도래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는 뜻이다.

이고잉은 오픈소스의 힘을 강조한다. 특히 오픈소스가 미래를 보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프로그래밍은 전자화된 세계 위에서 이뤄진 문명”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인습, 전통에 영향 없이 그 세계에 만들어진 흐름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존의 것들이 전자화된 세계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고잉은“물리적인 것들이 가상화되면서, 프로그래머들이 겪었던 문화를 똑같이 겪게될 것”이라며 오픈소스는 그 중 하나라고 역설했다. <계속>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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