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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學而思]인성교육의 중요성
[學而思]인성교육의 중요성
  • 권영도 한밭대
  • 승인 2002.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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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9 13:17:38
권영도/한밭대·정보통신공학부

오늘날의 사회는 너무나도 변화가 심해서 보통사람들로서는 잘 적응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정보화시대에 남에게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전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컴퓨터, 인터넷, 어학 외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자기자리를 현상 유지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특히, 교육을 하는 데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다.

오히려 옛날이 그립고 아쉽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소위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것이 있었다. 식구들이 하루 세끼를 거의 안방(여름이면 뜰 안의 멍석이나 마루)에서 식사를 했다. 그러니 어른들 앞에서 수저를 잘못 들면 바로잡아주고 식사 중에 다리를 떨면 복 달아난다고 야단을 맞기도 하고 심지어 밥풀을 흘리면 흘린 밥풀을 주워먹은 뒤에야 그릇에 있는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중학교 시절 어느 가을날, 일년 동안 땀흘려 지은 농사를 추수할 무렵이었다. 삼십리 길을 걸어 다니며 저녁 늦게 집에 돌아와 중간고사 준비를 하려고 하면, 마당 주변에 튀어나간 콩알을 남김없이 주우라는 아버님의 추상같은 명령을 따르느라고 초롱을 들고 밤늦도록 일을 해도 겉으로는 불만을 토로하지도 못했다.

그때는 대단히 불편하고 귀찮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가정교육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아마 그것이 삶을 살아오는 데 알게 모르게 많은 거름이 되고 양식이 됐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교육에는 세 가지가 병행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가정교육, 사회교육, 학교교육이 그것이다. 사실 요즘은 가정교육이나 사회교육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일부 가정에서는 자녀교육에 관심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 교육에 신경을 쓰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옛날처럼 자녀를 여럿 낳지 않는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식을 귀여워할 줄만 알지 장래를 위해 야단치거나 힘든 세상을 살기 위한 기초준비를 시키고 염려하는 부모는 상대적으로 흔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 ‘마마보이’라는 용어에 걸맞는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이 많아지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아닐까.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이 무엇이든지 묻지 않고는 결정할 수 없는 아주 나약하기 그지없는 청년으로 성장하는 예가 많다고 한다.

자식에게 잘 살기만 바라기보다 건전하게 살도록 교육하고, 누구에게 혜택을 받는 것만 좋아할 것이 아니라 베풀며 살 수 있는 마음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가르침이 타당하겠다. 또는 가훈을 잘 정해서 가능한 실천하도록 함으로써 무엇인가 자녀를 위해 목표같은 것을 정해 걸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금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자녀병역기피, 다섯 살짜리 자녀에게 수백억원씩 상속하는 사례, 부모의 재력을 핑계로 취업을 기피하는 등등의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겠는가.

그런데도 사회적으로 청소년문제가 발생하면 그저 단순히 학교에서 잘못 가르쳐서 생긴 일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이점에 대해서 분명히 ‘아니오’라고 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른들이 자라나는 젊은이들의 인생지표가 돼야하고, 무언가를 교육할 수 있어야 할 터인데, 사회 지도층이라는 인사들이 부정과 부패에 찌들고 도덕성을 잃었을 때, 젊은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각종 매체에 공개되는 사건들을 보고자라는 이 땅의 2세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지금의 어른들처럼 되지 않을까.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고들 한다. 존경받을 수 있는 원로들이 존재하는 사회는 희망이 있는 사회이다. 존경받을 수 있는 원로들이 다수 존재할 때 그 사회 그 나라에는 희망이 있고, 그 땅의 2세들은 목표를 세워 힘차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제 아무리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했고 국가 경제가 아무리 활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젊은이들의 의식이 자리매김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식주입, 기술혁신도 중요하지만, 교육에는 반드시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인간으로서 바람직한 생각과 품성을 지니고 자기분야를 분명히 책임지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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