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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강사, 3시간 이하 강의 못한다”
인제대 “강사, 3시간 이하 강의 못한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3.06.21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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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 대규모 실직 사태 현실화

시간강사 400여 명 중 189명이 해당
대학 측은 “전임교원 강의비율 높여 교육의 질 향상”

인제대가 오는 2학기부터 강의 담당 시간이 주당 3시간 이하인 시간강사는 위촉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시간강사가 담당하는 과목은 개설하지 않거나 개설할 경우에는 전임교수가 담당하도록 2학기 수업시간표 편성 지침을 각 학과에 지난 5월 보냈다.  인제대는 학과별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이 전임교원 확보율의 1.1배 이상 되도록 수업시간표를 편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라고 했다.

인제대의 이 지침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기준으로 189명의 시간강사가 강의를 맡을 수 없다. 올해 1학기에 강의를 맡았던 전체 시간강사는 393명(대학원 제외)이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인제대 분회는 지난 17일, 인제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강사의 대량 해고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임교원의 강의담당 비율을 높이려는 노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그러나 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전임교원을 충원하는 노력을 해야지, ‘교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고 기존 전임교수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평가지표만 올리겠다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비단 인제대만의 문제는 아니며, 2014년 1월에 시행 예정인 ‘강사법’의 연장선상에 있다”라고 밝혔다.

인제대 관계자는 “강사법 때문만은 아니다. 전임교원의 강의를 더 늘려서 교육의 질을 높이려고 한 것”이라고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당 3시간 이하로 강의를 맡던 강사들이 6시간을 맡을 수도 있고, 전임교원이 강의를 더 맡게 될 것”이라며 “내년 1월부터 시행 예정인 강사법과 관련해 교육부 시행령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강사법 대응 방안 등은 아직 논의도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김상희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인제대 분회장은 “강사법 시행과 함께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 등 대학평가의 평가지표를 올리려는 대학의 조치인데, 무엇보다 강사의 생존권이 박탈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정재호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조선대)은 “다른 많은 대학들은 교양과목을 줄이는 교과과정 개편 등을 통해 강사의 강의 시수를 줄이고 있다”며 “강사의 강의 시간을 줄이면서 전임교원의 강의 분담률은 높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반적인 대학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4월 발표된 대학정보공시 현황을 보면, 2013학년도 1학기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은 58.4%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3.1% 포인트가 늘었다. 국ㆍ공립대는 전임교원 강의 담당비율이 56.3%였고, 사립대는 58.9%였다. 수도권 대학은 55.2%, 비수도권대학은 60.1%가 전임교원이 강의를 맡고 있다.

최근 4년간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전임교원의 강의담당 비율은 54.7%, 2011년엔 56.1%, 2012년에는 55.3%로 줄었다가 2013년에는 58.4%로 높아졌다. 시간강사의 강의 담당 비율은 반대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10년 35.5%였다가 2013년에는 30.4%로 낮아졌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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