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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호 새로나온 책
689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6.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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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로 나온 넷우익, 야스다 고이치 지음, 김현욱 옮김, 후마니타스, 376쪽, 15,000원
‘在特會’는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들의 모임을 의미한다. 2013년 현재 일본에서 1만3천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反韓 넷우익 단체다. 이들이 가장 혐오하는 대상은 ‘재일 코리안’이며, 권리만 내세우고 일본에 감사할 줄 모르는 재일 코리안의 존재는 곧 일본의 위기를 가리킨다고 이야기한다. 현실 속 불만을 전가할 ‘알기 쉬운 적’, ‘내부의 적’을 지목한다는 점에서 서구의 네오 나치와 유사한 면이 있다. 재특회는 일본의 기존 우익과 다른 방법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으며, 인터넷 매체의 속성으로 그들의 증오 연설은 빠르게 확산되고 영향력을 얻었다. 저자는 재특회가 참여자들로 하여금 생의 열정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 ‘냉전’ 아시아의 탄생-신중국과 한국전쟁,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기획, 백원담·임우정 엮음, 문화과학사, 440쪽, 24,000원
이 책은 (1) 중국의 한국전쟁 경험을 분석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한국전쟁의 아시아적 맥락과 의의를 부각하고, (2) 냉전사에 있어 ‘중국’이라는 장소의 아시아성과 그 역사성을 추적하되, (3) 사상, 제도, 일상을 포괄하는 문화적 차원에서 특히 민족상상과 냉전논리가 절합/갈등하는 지점에 주목함으로써 문화냉전 및 냉전문화의 아시아적 특수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기존의 국제정치적 연구 중심에서 탈피해 문화적 일상적 차원에서 한국전쟁의 영향에 주목한 이 책은 올해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출간됐다.

■ 동아시아예술과 유가미학, 임태승 외 지음, 세창출판사, 304쪽, 22,000원
동아시아예술은 그 근원이 매우 오래 됐으며, 지금도 스스로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있다. 동아시아미학은 공자를 빼곤 말할 수 없다. 공자의 사상이 동아시아미학에 미친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인데,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미학이 곧 유가미학이다. 유가미학은 예술에 호소하는 개체감정과 ‘仁’의 윤리정신으로 심미원칙을 삼았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유가미학의 정신은 우주관과 인생관에 결부된 심미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러한 원리를 구현하는 사유방식 및 감상심리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 동아시아한국학의 형성-근대성과 식민성의 착종,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엮음, 소명출판, 445쪽, 33,000원
‘동아시아 한국학’은 인하대 한국학연구소가 인문한국(HK) 사업을 추진하는 학술 활동을 지칭하고자 마련한 용어다. 그것은 ‘동아시아 상생과 소통의 한 방법’으로서 한국학의 학문적 위상과 의의를 설정하고 이에 부응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학문적 노력을 의미한다. 이 책은 자국학으로서의 한국학에 초점을 두되 그 외적 관련을 중심으로 관련 문제를 다뤘다. 한국학의 식민성에 대한 근 50년에 걸친 비판적 해부를 통해 자국학으로서의 한국학에 대한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는 의도에서다. 인하대 한국학연구소는 이 책과 함께 『동아시아한국학의 분화와 계보』도 함께 출간했다.

■ 동양의 생각지도, 릴리 애덤스 벡 지음, 윤태준 옮김, 유유, 494쪽, 18,000원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동양에 대해 철저히 무지한, 또는 그릇된 선입견을 가진 서양의 일반 독자를 위한 안내서이지만 두 가지 점에서 흥미롭다. 서양이 동양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또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일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부제 ‘어느 서양 인문학자가 읽은 동양 사유의 고갱이’가 말해주듯 저자는 고대 인도에서부터 페르시아와 티베트를 거쳐, 중국의 도가 및 유가, 일본의 선 사상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상의 지도를 쉽고 명쾌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그려 보여준다. 그렇지만 곳곳에 저자의 오해와 환상도 보인다.

 

■ 리바이어던의 논리, 데이비드 고티에 지음, 박완규 옮김, 아카넷, 356쪽, 24,000원
리바이어던은 구약성경 ‘욥기’에 나오는, 바다의 큰 괴물이다. 홉스는 이것을 제목으로 삼은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이 절대주권을 지닌 국가를 세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리바이어던은 절대주권 국가를 상징하며, 인간이 ‘공통의 권력(common power)’이 없는 자연상태의 비참한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사회계약을 맺고 절대주권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를 펴기 위한 상징적 도구다. 이 책은 캐나다 출신의 철학자 데이비드 고티에가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도덕이론과 정치이론을 분석한 책이다.

■ 불평등의 대가-분열된 사회는 왜 위험한가,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이순희 옮김, 열린책들, 624쪽, 25,000원
스티글리츠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오늘날의 불평등을 윤리나 정의의 관점이 아니라 시장의 가장 큰 미덕으로 알려진 효율성의 관점에서 비판한다. 부유층은 상위 1퍼센트의 이익이 나머지 99퍼센트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관념을 심어 주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산층과 빈민층을 설득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저자는 오늘날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이런 불평등을 초래한 방식이 어떻게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지를 치밀한 분석을 통해 드러낸다. 과연 그의 대안은 무엇일까.

■ 음란과 혁명-풍기문란의 계보와 정념의 정치학, 권명아 지음, 책세상, 412쪽, 23,000원
풍기문란 연구는 통속적으로 이해되듯이 음란물이나 성적 문화 생산물에 대한 통제의 역사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다. 풍기문란 연구는 당대에 부적절한 것으로 간주된 정념이 정치적 열정으로 이행하는 역사적 맥락을 추적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이미 구성된 이론적 궤적에 따라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정치적 주체가 출현하는가’를 역사적 맥락에서 뒤따라가는 작업이며, 정치적 주체화 또는 정념의 정치적 이행에 대한 역사적 전망을 구성하는 작업이다. 역사적 전망이란 혁명적 낙관론이나 비관론과도 구별되는, 이행에 대한 역사적 전망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식민성’을 풍기문란의 원천으로 이해한 뒤, 冷戰이 이 풍기문란의 변용을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 이슬람국가론과 지대국가론, 정상률 지음, 한국학술정보, 208쪽, 14,000원
중동 국가들의 ‘국가성격 연구’는 이미 진행돼 왔던 ‘자본주의 국가 논쟁’, 최근 대안적 정치경제체제로 논의되고 있는 녹색국가론 등 다양한 국가론 논쟁과 더불어 ‘중동이슬람 세계를 설명하는 제3의 국가론’이다. 이러한 이슬람국가와 지대국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꾸준히 지속됐던 ‘(자본주의)국가론’에 대한 역사와 논의 구조를 먼저 총괄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저자가 활용하고 있는 ‘지대국가(rentier state)’는 석유와 같은 고가의 자연자원이 풍부한 국가와, 자국 국경 내에 주요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나라들에도 적용되는 용어다.

■ META FOOD PHYSICS, 전재근 지음, 글을 읽다, 224쪽, 35,000원
음식이 주는 주관적 경험이야말로 신비한 존재인 의식의 정체를 규명할 수 있는 것이며 식품을 섭취하고 다양한 반응을 성찰함으로써 의식의 본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책이다. 식품은 의식 속에서 작동되는 시력, 촉감, 소리, 냄새의 검색 과정을 거쳐 입으로 섭취되는 데 그 다음의 소화, 분해, 흡수, 합성의 모든 과정이 무의식 속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식품과학’은 어느 다른 분야보다 의식과 무의식을 동시에 연구할 수 있는 독특한 학문 분야다. 저자의 의식이론에 따르면 기존의 식품학적 용어나 개념들이 새로운 각도에서 재정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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