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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문화 활성화 표방 … ‘知의 構圖’ 한눈에
비평문화 활성화 표방 … ‘知의 構圖’ 한눈에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3.06.17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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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출판협회, 서평집 <시선과 시각> 창간호 출간

사단법인 한국대학출판협회(회장 권원순 한국외대 출판부장·경제학)가 학술 서평집 <시선과 시각>을 창간하고 마침내 그 첫호를 선보였다.

이번 창간호는 대학별 대표도서 27편과 분야별 신간도서 58편 등 모두 85편의 서평을 게재했으며, ‘학술출판과 서평’, ‘기획대담: 지속 가능한 학술출판과 서평의 활성화’ 등의 특집을 준비했다. 이로써 대학출판부가 역량을 쏟아 출간한 ‘지적 최전선’의 전체 구도를 한 눈에 조감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국대학출판협회에는 63개大가 회원교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학출판부가 한 해 출판하는 신간은 연간 1천여 종에 이른다. 그렇지만 전문 서평지가 전무한 현실에서 대학출판부가 출간하는 良書들은 좋은 독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회원 대학출판부의 사정도 제각각이어서 균질의 우수 학술서를 출판하는 곳은 더 줄어든다. 20여개 대학출판부 정도가 그나마 ‘체면’을 유지할 정도다.

독자와 만나기 어려운 점, 대학 내에서 점점 주변화되는 대학출판부의 위상 등이 겹친 현실에서 <시선과 시각> 창간은 눈여겨 볼만한 시도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대전에서 첫 논의를 한 뒤 창간호가 나오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발간을 목표로 했지만 올 3월로 1차 연기됐고, 이 일정조차 다시 미뤄져 이달에야 출간이 가능했다. 그만큼 서평집을 내놓기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 이종백 편찬위원장(영남대)은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라 예상하지 못한 일들도 잇따랐다. 용어, 체제, 마감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애초 88편의 서평을 게재할 계획이었지만, 결국 수록된 서평은 85편이었다. 서평의 진정성과 전문성에 대한 인식 부재를 확인하면서 작업은 계속됐다.

이 편찬위원장은 “창간호가 인쇄될 때까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회원 대학출판부 관계자나 주변 교수들 모두 <시선과 시각>을 새롭게 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창간호가 나왔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연간 2회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창간호에만 1천만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갔다. 지속적 출간을 목표로 한다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

대학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대학출판부를 수익 창출부서가 아니라 교육 및 연구지원 기관으로 이해하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하며, ‘서평’을 ‘홍보’로 이해하는 일부의 왜곡된 서평관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원순 회장이 “<시선과 시각>의 간행을 계기로 대학출판부의 좋은 책들이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통로가 되고, 비평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며, 우리의 학술출판문화가 한 차원 더 높게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시선과 시각>이 대학출판부의 위상을 제고하고, 학술출판문화의뚜렷한 척도가 될지는 올 가을에 나올 제2호에서 판가름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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