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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8호 새로나온 책
688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6.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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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적 사유, 마이크 크랭·나이절 스리프트 엮음, 최병두 옮김, 에코리브르, 648쪽, 35,000원
이 책의 두 편저자들은 ‘공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 그리고 이런 활동으로 구성된 사회체계는 추상화한 진공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공간 속/위에서, 구체적인 매개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밝힌다. 물론 이 책에서 논의한 철학자나 사회이론가는 ‘공간’ 또는 이와 관련한 개념이나 이론에 우선적인 관심을 둔 학자들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상이나 이론 속에서는 공간의 개념이 명시적 또는 암묵적으로 심원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공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은 이 책에서 ‘공간이란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가?’라는 의문으로 바뀐다.

■ 비극의 비극, 강대진 지음, 문학동네, 400쪽, 22,000원
흔히 悲劇을 ‘슬픈 극’이라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실상 희랍 비극은 인물에게 닥친 불행과 고통 자체보다는, 환난 속에서 인물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지에 주목한다. 아울러 희랍 비극은 한 인간에게 닥친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를 그리는데, 이 ‘운명’에 관한 비극 작가의 철학적 사고에 따라 등장인물이 사태에 임하는 태도 역시 다양하게 변주되고 진화한다. 이 책은 비극 작품의 이런 미세한 부분들에 주목하며, 고대 희랍의 3대 비극 작가가 남긴 주요 작품들을 하나하나 섭렵해나간다.

■ 시인을 위한 양자물리학, 리언 M.레더먼·크리스토퍼 T.힐 지음, 전대호 옮김, 승산, 488쪽, 20,000원
풍부한 지식과 유머를 가진 레더먼과 힐이 공저한 이 책은 광범위한 양자물리를 한 권에 담아낸 역작이다. 총 10장으로, 1장에서는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조심스러우면서도 흥미롭게 내용을 전개한다. 2, 3장에서는 양자물리가 고전물리의 성과와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 속에서 탄생했음을 알려준다. 4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양자물리의 세계를 탐험하며 양자물리학자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9장에서는 양자중력이론, 끈이론 등 양자물리의 다양한 이론 등을 다루고, 마지막 10장에서는 양자물리의 현 상황과 새로운 기술을 살펴보며 미래를 예측해 본다.

■ 신, 죽음 그리고 시간-레비나스 선집1, 에마뉘엘 레비나스 지음, 자크 롤랑 편, 김도형·문성원·손영창 옮김, 그린비, 384쪽, 25,000원

데카르트에서 출발해 하이데거에서 정점을 이룬 서구 철학의 자기중심적 경향을, 나에 대한 타자의 근본적 우선성을 주장함으로써 철저히 비판하려 한 레비나스. ‘타자성’과 ‘바깥’을 화두로 하는 현대 철학의 한 흐름에 초석을 놓은 사상가로 평가되는 레비나스가 대학교수로서 마지막으로 행한 두 개의 강의(1975~1976)를, 그의 제자이자 철학자인 자크 롤랑이 책으로 엮었다. 이 책에서 레비나스는 ‘신’, ‘죽음’, ‘시간’이라는 시대를 초월한 철학적 주제들이 사실은 자기중심적 서구 철학에 의해 오염돼 왔다는 전복적 주장을 펼치며 전망을 제시한다.

■ 역사가 사라져갈 때, 린 헌트·조이스 애플비·마거릿 제이컵 지음, 김병화 옮김, 산책자, 448쪽, 16,000원
세계적인 사학자이며 현대 역사학의 최전선에 있는 공저자들이 이 불확실한 시대에 새로운 역사의식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역사는 기득권층에 의해 선택되고 저울질된 것’이라는 정치적 시선을 덜어내고 ‘팩트’, 즉 ‘진실’의 문제로 회귀할 것을 강조한다. 근현대 미국사가 쓰인 양상을 예시로 삼아 다양한 역사 방법론을 발생, 전개, 실패의 원인까지 통찰함으로써, 다양한 역사 서술 속에서도 역사적 진실을 보는 눈을 갖출 것을 설파한다.

■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이언 모리스 지음, 최파일 옮김, 글항아리, 1008쪽, 42,000원
단도직입적으로, 지난 200년 동안 왜 서양이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됐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구하는 대장정이다. 저자는 오늘날 서양의 지배를 논증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몇백 년간만을 살펴봐서는 안되고, 장구한 역사 속 패턴과 문명의 법칙을 파악할 때에야 동양과 서양의 흥망성쇠를 통합적으로 고찰할 수 있고 미래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고학자이자 역사가인 저자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볼 때 이에 대한 답변을 온전히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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