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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용 심사권 보장은 ‘강행규정’이다”
“재임용 심사권 보장은 ‘강행규정’이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3.05.20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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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유예 강사법’, 대안을 찾아서 ③ 비정년트랙 절반이 “재계약 횟수 제한” … 대법원 판결은?

경북지역 A대학의 ㄱ 교수는 2004년 3월 기간제 전임강사로 신규 임용됐다. 2005년 3월엔 1년 계약기간으로 기간제 전임강사로, 2006년 3월에 2년 계약기간으로 기간제 전임강사로 재임용됐다. 2008년 2월, 계약 조건이 대폭 달라졌다. 기간제 교원에서 계약제 교원으로, 비정년트랙이라는 또 다른 신분으로 갈아타게 됐다. ㄱ 교수는 2년 계약제 교원(비정년트랙)으로 계속 전임강사로 근무했다.

2년여가 지났다. 임용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A대학 총장은 2009년 10월, ㄱ 교수에게 재임용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고, ㄱ 교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A대학은 2009년 12월, 별도의 재임용 심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기간 만료로 면직할 것을 의결했고, 학교법인에 재임용 거부를 제청했다. 법인은 곧바로 면직(재임용 거부) 결정을 했고, A대학에 통보했다. 법인은 2009년 12월 30일, ㄱ 교수에게 ‘계약기간 만료’ 예고 통지를 했다.

ㄱ 교수는 2010년 1월, 면직 처분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다. 임기 만료로 ‘당연 퇴직’되면서 재임용 거부 처분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것이었다. 교원소청심사위는 “재임용 심사에서 객관적 심사기준에 의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받을 권리가 있고, 적법한 재임용 심사 없이 단순히 임용기간이 만료됐다는 이유만으로 면직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며 면직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A대학은 서울행정법원에 재임용거부처분취소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소송을 냈고,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다. A대학은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은 항소를 기각했다. A대학은 물러서지 않았다. 대법원에 상고를 했다. ㄱ 교수가 소청 청구를 한 지 2년이 지난 2012년 4월, 대법원은 “재임용 심사 신청권을 보장한 사립학교법 제53조의 2 제4항 내지 제8항은 ‘강행규정’으로 봄이 상당하다”라고 확정 판결을 내렸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제도와 관련한 가장 최근의 대법원 판결이다. 최근 비정년트랙 교수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고용ㆍ근무 실태는 여전히 차별 대우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교수신문 5월13일자 참고) 재임용 횟수를 제한하면 전임교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교육부 방침에도 대학은 여전히 재계약 횟수를 제한하는 경우가 절반가량 됐다. <교수신문>이 현직 비정년트랙 교수 19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재계약 횟수가 제한된 경우가 42.6% 였고, ‘무기 계약’을 조건으로 임용된 경우는 57.4%로 나타났다. 재계약 횟수가 1회로 제한된 경우도 15.3%, 2회 제한은 14.7%, 3회 제한 12.6%였다.

대법원 판결과 교육부 방침에 따르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은 재임용 심사 신청 기회는 ‘계약’으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임용 횟수가 제한돼 있는 계약서를 썼더라도 이 계약서는 무효다. 재이용심사 절차를 배제하거나 포기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용 계약과 대학의 임용 규정도 무효다. 최근 대법원 판례는 임기 만료로 인한 비정년트랙 교수의 ‘당연 퇴직’은 위법하다는 것이고,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재임용 심사 신청권은 ‘강행 규정’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학교법인은 헌법상의 대학의 자율권이나 계약 자유의 원칙을 들어 반론을 폈지만, (하급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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