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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대안은 노동자 협동조합과 규제된 주식회사”
“한국경제의 대안은 노동자 협동조합과 규제된 주식회사”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3.05.13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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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일곡 유인호 학술상에 신희영 박사 선정

‘젊은 진보 연구자’를 지원하는 일곡 유인호 학술상 제6회 수상자로 『위기의 경제학 : 경제 위기의 시대에 다시 읽는 현대 경제 사상』을 쓴 신희영 박사(42세)가 선정됐다.

일곡 유인호 학술상은 유인호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일곡기념사업회’가 제정한 학술상으로 매년 한 명의 책을 선정해 수상한다. 일곡기념사업회가 젊은 진보 연구학자를 지원하는 사업이기도 하다. 상금은 500만원. 시상식은 지난 11일 맑스코뮤날레 6회 대회 행사장인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렸다.

사업회는 “우리나라에서도 세계경제위기 주제에 대해 수많은 논문과 저역서가 출판됐지만, 『위기의 경제학』(이매진 刊)처럼 비주류경제학의 관점에서 저술된 단행본 분량의 연구서는 아직 손꼽을 정도”라며 “저자는 마르크스의 사회주의론의 비판적 독해에 기초해 노동자 협동조합과 규제된 주식회사를 한국경제의 대안 모델로 제시한다. 이는 많은 좌파이론가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논쟁적 문제제기이지만 흥미롭고 논쟁할 가치가 있는 주장임에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사업회는 “이 책은 한국에서 비주류경제학과 진보좌파의 대안 모색을 위해 중요한 기여를 했다”라고 학술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 신희영 박사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학술지원 제도가 빈약하고 각종 연구관련 재단의 활동이 척박한 한국사회에서 신진 연구자들의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북돋아 주고 계시는 기념사업회 관계자와 유족분들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신 박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소장 연구자들이 국가권력의 억압이나 재정적인 제약에 부딪혀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문제의식을 벼리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은 유인호 학술상과 같은 선구적인 제도적 바탕이 마련돼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라고 저는 감히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에 있는 신사회과학원(뉴스쿨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뉴욕시 소재 재정정책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2012년 가을부터 현재까지 포담대 경제학과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일곡 유인호 선생은 중앙대 정경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1992년 작고했다. 맑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의 방법론으로 ‘학문과 삶’, ‘이론과 실천’의 통일을 이루어 낸 학자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자주적 민족경제를 주창했다.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발발 이틀 전에 ‘지식인 134인 시국선언’을 주도해 영어의 몸이 됐으며 이로 인해 4년여 해직되기도 했다.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일곡 유인호 학술상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이번 학술상 선정 심사는 강내희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학술상 첫 수상자는 박영균의 『맑스, 탈현대적 지평을 걷다』였으며, 지난 5회에는 장석준의『신자유주의의 탄생』이 받았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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