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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문체별 서비스 …한국학 자료 연계로 연구활동 도움
시대별 문체별 서비스 …한국학 자료 연계로 연구활동 도움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3.05.10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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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DB, 민간 서비스 시대 열린다

《한국문집총간》, 민간업체 누리미디어에서 무료로 서비스

 ‘정부 3.0’ 공약 … 공공정보 개방 민간활용 윈윈 모델 구축

국가DB사업으로 구축됐던 《한국문집총간》 이 ㈜누리미디어가 운영하는 한국학전문 사이트 KRpia(www.krpia.co.kr)를 통해 민간DB에서 최초로 서비스된다.

《한국문집총간》 은 지난 1986년 정부의 ‘고전국역사업활성화방안’에 따라 시작된 우리나라 최대의 古典籍 정리사업의 결과물로, 영인·표점·목차·색인·해제 등의 작업을 통해 디지털자료로 가공됐다. 2012년 5월부터 안전행정부가 국가공유자원포털(www.data.go.kr)을 통해 한국고전번역원이 디지털화한 자료를 일반 국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면서, 공공 DB로 구축된 《한국문집총간》 의 민간 활용이 가능해졌다.

‘정부 3.0’ 공약에 발맞춰 공공정보 개방

국가적으로 보존 및 이용가치가 있는 지식정보자원을 디지털화하고자 1999년 시작된 국가DB 구축 사업은, 그 동안 147종 3억여건의 중요 지식정보자원을 디지털화했다. 국가 예산을 들여 구축한 공공DB는 기록적인 의미뿐만이 아니라, 국민생활에 유용한 양질의 정보들로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장광수 안전행정부 정보화전략실장은 지난해 국가DB 사업 성과보고회에서 “국가DB사업으로 구축된 데이터들 중 특히 지식DB는 원문 개방을 통해 상업 및 비상업적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보존 및 이용가치가 높은 DB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공공정보 개방에 적극 활용하고 데이터 시대에 발맞춰 국가DB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공공DB 활용 활성화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새 정부는 ‘정부 3.0’ 공약의 목표 중 하나로 ‘공공정보 개방 확대로 신뢰정부 구현’을 내걸었다. ‘정부 3.0’은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던 ‘정부1.0’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정부 2.0’을 거쳐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행정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진화한 새로운 전자 정부 형태를 말한다. 각 부처별 방대한 자료를 모아 공공빅데이터를 구축해, 유용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함으로써 가치를 공유하자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정보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 공공콘텐츠의 민간활용을 촉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KRpia의 《한국문집총간》 서비스가 공공DB의 민간 활용 활성화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의 2.5배 한국 최대 규모 편찬물

《한국문집총간》은 신라말 최치원부터 조선후기 이이, 이황까지 662명의 대표적 문집을 모아놓은 것으로, 역사분야에서 가장 지속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자료이다. 역대 한국의 문집을 총망라 한국판 四庫全書로 정편 350책, 속편 150책의 방대한 민족고전이며, 정편에 실린 글자수만으로도 1억3천300만자에 달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편찬물이다. 이는 조선왕조실록(약 4천960만자)과 팔만대장경판(약 5천200만자)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조선왕조실록 같은 국가기록이 아닌 사대부와 학자 등 개인의 문집과 자료를 담은 민간기록으로서, 개인의 사상과 행적을 연구하는 데 기본적인 자료일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살았던 시대의 정치, 문학, 사상을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다.

 KRpia에서는 한문만으로 이뤄져 어려움을 느낄 수 있는 자료의 서명, 저자 등을 한글로 표기함으로써, 좀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집의 본 저자인 662명 외에, 문집에 실린 각 기사별로도 저자를 표기해 실제로는 약 4천700여명의 저자정보를 담고 있다. 또한 상소문, 제문, 공거류, 서간류 등 7개의 문체별로 문집의 기사를 분류한 ‘유형별’ 분류를 제공하며, 시대별로 문집을 재구성해 연구자료로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각각의 문집별로 저자의 행력과 가계도를 나타낸 인물연표도 제공하며, KRpia의 한국인명대사전, 번역서 4종(동국이상국집, 담헌서, 고산유고, 양파유고)과도 연동돼 KRpia가 구축한 한국학 DB와 연결해 검색이 가능하다. KRpia에서는 방대한 양인 《한국문집총간》의 검색 편의성을 위해 검색엔진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재검색 기능이 무한정으로 가능해, 찾고자 하는 정보에 보다 정확히 접근할 수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누리미디어, 공공DB 민간 활용에 박차

누리미디어는 지난 4월 2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의 협약을 통해, KISTI가 보유한 과학기술분야 학술논문을 학술 전문 사이트인 DBpia(www.dbpia.co.kr)를 통해 무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KRpia의 《한국문집총간》은 공공DB를 활용한 두 번째 서비스로, 누리미디어는 점차 공공DB 민간 활용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국가 예산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대형 사업들은 민간의 DB서비스 산업과 함께 상생모델을 구현해나갈 수 있다. 공공정보를 개방해 민간에서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서비스 폭을 확장하는 데, 《한국문집총간》이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누리미디어는 앞으로도 조선왕조실록 및 고전번역서 등 국가DB를 활용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며, 저작권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DB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해결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 KRpia의 《한국문집총간》은 5월 10일부터 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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