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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의 대안’은 진부한 게 아니라 새로운 시도”
“‘좌파의 대안’은 진부한 게 아니라 새로운 시도”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3.04.29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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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맑스코뮤날레’_ 자본주의 위기 극복할 해법은?

다음달 10일부터 12일까지 서강대 다산관에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을 주제로 ‘제6회 맑스코뮤날레’가 개최된다. ‘맑스코뮤날레’는 2003년 5월 창립대회 이후 격년으로 개최돼 올해 10주년을 맞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크스주의(및 진보좌파 관련) 학술문화축제다.

이번 대회는 세계경제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국내 정치지형에도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현 정세의 문제점을 심도있게 분석하고 새로운 형태의 좌파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학술행사 프로그램은 참여자 전원이 한 장소에 모여 발표하고 토론하는 3개의 전체회의와 36개의 개별 분과세션 발표로 3일 동안 진행된다.

3개의 전체회의는 기획 책임 주관단체들을 중심으로 발표와 토론이 조직됐다. 위기 정세의 분석을 중심으로 한 ‘세계자본주의의 위기: 마르크스주의적 분석’,‘ 좌파의 대안’구상에 초점을 맞춘‘자본주의/가부장 체제 비판과 대안세계화의 방향: ’적-녹-보라-급진민주주의 연대‘의 쟁점을 중심으로’, 한국상황에서 위기와 대안을 모색하는‘한국사회와 반자본주의 대중화 전략’이 그것이다.

100여개의 주제 발표 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학술행사에는 200여 명의 학술연구자와 현장 활동가들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액티비스트 예술가들이 기획한 설치, 사진, 영상물과 음악을 포괄하는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서구의 진보좌파 관련 학술대회와 비교해도 보기 드물게 큰 규모의 이번 학술행사에 대해 심광현 부집행위원장(한국예술종합학교·미학)은 “국내 진보좌파 연구자와 활동가들 사이에서 현 정세의 위급성과 이에 대한 모색의 긴박성에 대한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함께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5년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자본주의의 위기를 다루는 것은 시기적으로 뒤늦은 감이 있다. 심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4, 5회 코뮤날레에서도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고,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시기를 점칠 수 없는 현재에도 유효하기에 더욱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좌파의 대안’주제의 경우, 복지국가 담론(무상급식, 무상교육), 경제민주화 담론(재벌해체, 금융규제)등으로 이미 진보지식인들이 많이 다룬 주제. 그러나 이들 대안 담론을 지배한 것은 케인스주의적·개혁주의적 접근이었다는 것이 심 부집행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는“물론 좌파 진영에서도 자율주의, 생태주의, 페미니즘 등에서 대안 모색 시도들이 있었지만, 마르크스주의 이행기 강령의 문제설정에서 ‘좌파의 대안’을 구체화하려는 노력, 세계자본주의의 위기라는 정세 분석에 근거한 시도는 부족했다”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마르크스 사상의 핵심은 경제학비판을 통한 ‘아래로부터 사회주의’사상의 구체화이며, 이는 1848년 『공산당선언』에 천명된 바 있다. ‘세계자본주의-세계시장공황-세계혁명’테제로 집약된 마르크스의 사상은 1857년『그룬트리쎄』의 경제학비판 플랜에서 정교해지는데, 마르크스는 이 플랜에서 자신의 경제학비판 체계를 Ⅰ자본, Ⅱ토지소유, Ⅲ임노동, Ⅳ국가, Ⅴ외국무역, Ⅵ세계시장공황 등 모두 6부작으로 구상한 바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자신의 생애 중 이 플랜의 전반 3부만을 연구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비판의 과제는『자본론』을 중심으로 한 마르크스의 전반 3부 이론에 기초해 세계시장공황으로 총괄되는 후반 3부의 이론을 구체화하는 것이어야 했는데, 심 부집행위원장에 따르면 마르크스 이후 마르크스주의 주류(스탈린주의 국독자론, 제국주의론 등)는 마르크스의 후반체계를 이론적으로 전개하기보다‘단계론’, ‘현상분석’의 대상으로 치부했다. 그는 이로부터 마르크스의‘글로벌’한 접근이 ‘일국자본주의-일국공황-일국사회주의’와 같은 일국적 문제설정으로 대체됐다고 말하며 이번 코뮤날레의 주제인 ‘세계자본주의의 위기와 좌파의 대안’이 식상하고 진부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마르크스주의 역사에서 새로운 시도라고 반박했다.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진보지식인뿐만 아니라 보수지식인 일각에서도 마르크스를 다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요즘, ‘제6회 맑스코뮤날레’가 진정한‘마르크스 르네상스’의 도래를 앞당기고 전면화하는 새로운 시도가 될 수 있을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상민기자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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