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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대학과 연구소 오가는 박혜정씨(가명)
인터뷰 : 대학과 연구소 오가는 박혜정씨(가명)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2.09.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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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5 12:04:29
박혜정씨는 현재 생명공학과 박사 과정 중에 있으며 지금은 병원 부속 연구소에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그녀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가명을 요구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연구소의 연구환경에는 만족하는지.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만족한다. 보통 오전 9시에 출근하면 밤 9∼10시 정도까지 일한다. 그러나 생명공학이 시간을 투자한 만큼 성과를 얻는 측면도 있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급여는 잡비 정도 수준이다.” △실험실 또는 연구소에서 여성이라서 불이익을 당한 경우는.
“생명공학과는 여학생 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어서 실험실에서 불편한 점은 없다. 그러나 일부 학과에는 여학생을 실험실에 받는 것조차 꺼린다. 수직적인 군대 문화가 지배적인 과에서는 특히 그렇다. 또 석사학위만 받은 남학생들은 연구성과와 상관없이 쉽게 취직을 하지만, 여학생들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탈락하는 사례도 종종 들었다. 현재 사회에 진출한 연구자들이 대부분 남성들이라서 그런지 남학생을 더 선호하는 것 같다.”

△여성할당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시적으로는 필요하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할당제 역시 여성을 약자로 본 시혜적인 입장이라는 생각이다.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보지 않는 사회적인 편견이 문제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데 후회는 없는지.
“현재 이공계의 현실이 열악하다. 그러나 좋아서 시작한 공부이고, 이후 전문직으로 자리잡고 싶어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다. 사회에 나가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후회는 없다. 다만 내가 한 공부로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 이지영 기자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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