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0 (수)
679호 새로나온 책
679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4.08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근대 계몽기 석정 이정직의 문예이론 연구, 구사회 지음, 태학사, 342쪽, 18,000원
석정 이정직은 해학 이기, 매천 황현과 더불어 근대 계몽기 호남삼걸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시와 문장, 서화에 관해 오랜 시간을 고심하며 탐구했던 지식인이다. 이들 석정 예술론은 본질론과 창작론으로 구분된다. 저자에 따르면, 석정의 예술관은 타고난 재능보다 부단한 노력과 끊임없는 연마를 통해 얻어지는 학력을 중시했다. 그의 예술론은 고도의 정신적 차원에서 비롯된 예술 자체의 심미적 세계에 몰입하는 특징이 있었다. 석정은 실학의 삼대 흐름이라 할 수 있는 경세치용, 이용후생, 실사구시를 두루 겸비했는데, 순수한 학문적 목적에 뜻을 두었던 실사구시를 중심으로 나머지를 포섭했다고 할 수 있다.

■ 문학과 과학 Ⅰ-자연·문명·전쟁, 황종연 엮음, 소명출판, 536쪽, 38,000원
文科 학문과 理科 학문 사이에 다리 놓기 작업이 활발한 오늘날, 인문학이 무지개를 다룬다면 무지개에 관한 과학적 설명과 시적 상상을 어떻게 연결시킬까, 그리고 그 각각의 세계 이해 방식을 어떻게 통합시킬까를 고민한 책이다. 먼저, 이광수의 텍스트를 자료 삼아 한국 근대문학사의 중요한 순간에서 과학 이론과 문학 실천이 접속된 양상을 고찰하고, 과학, 그중에서도 마르크스주의가 문학과 학문의 영역에서 어떻게 작용했었는지를 문학비평과 역사연구의 예를 활용해 해명한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국에서 과학 담론이 탄생한 과정에 대한 이해를 진전시키며, 한국 근대문학에 대한 인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새롭게 하는 맥락으로서 과학에 대한 적극적인 참조와 깊은 연구를 시사한다.

■ 사상이 살아가는 법, 쑨거 지음, 윤여일 옮김, 돌베개, 384쪽, 20,000
이 책은 서구 중심의 아카데미즘을 비판하며 동아시아 사상의 원리를 탐색해온 중국인 학자 쑨거의 평론과 논문 모음집이다. 거의 10년에 걸쳐 진행된 중국과 일본 사회의 격렬한 변동에 관한 쑨거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역자이자 편자이기도 한 윤여일은 기존의 연구자들이 기대오던 서구이론의 해석틀이 아니라 동아시아인의 시각으로서 동아시아의 현실과 역사 문제를 파고드는 저자의 사상적 고투를 담으려 했다고 한다. 저자는 중국문학 연구자로서 일본 사상사에 천착하고, 이제 한국 사회로 새롭게 시선을 돌리고자 한다. 또한 인류가 공유할 사상 원리의 하나로서 ‘동아시아 원리’를 가다듬어가는 과제를 스스로에게 부과하고 있다.

■ 소로의 자연사 에세이,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원중 옮김, 아카넷, 344쪽, 23,000원
『월든』의 저자인 소로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과나무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소로의 자연주의자로서 면모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책이기도 하다. 철학적 사상가·명상가로서의 모습이 『월든』에서 두드러졌다면, 이 책에서는 자연에 대한 섬세한 관찰과 이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치중하는 생태학자, 자연사 작가로서 소로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책에는 소로 생전에 혹은 사후 간행된 뉴잉글랜드 지역의 자연과 자연사에 관한 에세이 8편이 실려 있다. 이 에세이들은 시기적으로는 소로가 26세 때인 1842년 7월 발표한 「매사추세츠 자연사」를 필두로 그의 사후 1862년 11월에 발표된 「야생사과」까지를 포함한다. 이렇게 보면 40여 년간에 걸쳐 소로가 쓴 자연사 에세이들이 이 책에 거의 다 들어 있는 셈이다.

 

■ 아마존-정복과 착취, 경외와 공존의 5백 년, 존 헤밍 지음, 최파일 옮김, 미지북스, 720쪽, 30,000원
아마존 토착 원주민들의 태곳적 확실성과 상대적 평온함, 그리고 고립은 1500년을 기점으로 영원히 산산조각 났다. 유럽인들은 아마존에 대한 무지와 오만을 증명하는 역사를 써내려갔고, 정복과 착취의 대상으로서 아마존 자연과 원주민들은 잔혹한 시대를 살아야 했다. 그러나 아마존에는 그곳 자연과 원주민에 대해 한없는 경외와 애정을 품고서 선지적인 기록을 남긴 사람들도 있었다. 50여 년 동안 아마존을 탐험하고 연구한 아마존 전문가 존 헤밍은 아마존 곳곳에 남겨진 도전적인 탐험가들, 열정적인 선교사들, 탐욕스러운 고무 부호들, 아마존을 사랑했던 자연학자들, 원주민 보호 운동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그 강과 숲만큼이나 거대한 5백 년의 역사를 풀어놓는다.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아마존 탐험가 중 한 명으로 캐나다인으로서 영국 왕립지리학회의 총무이사를 맡아 21년 동안 이끌기도 했다.

■ 인도유럽인, 세상을 바꾼 쿠르칸 유목민, 라인하르트 쉬메켈 지음, 한국게르만어학회 김재명 외 5인 옮김, 푸른역사, 760쪽, 39,000원
그리스인들이 서사시를 지어내고 신정을 세우기 전에, 그리고 로마의 군대들이 세계 정복을 위해 진군하기 전에, 유럽과 서부 아시아 지역은 대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을까. 이 책은 여러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미지의 어두운 대양’과 같은 인도유럽인의 역사를 조명하고자 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인도유럽인에 속한 각 종족의 선조들이 기록물을 남기기 이전에 겪어야 했던 운명, 즉 이들 각 종족의 선사시대만을 다루고 있다. 기록되지 않은, 신비에 싸인 이들 인도유럽인들의 이동과 전투 행위, 문화, 교역, 생활 방식, 세계관 등, 4천 년 내지 2천년 전의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루고자 했다. 저자는 인종학 및 인도게르만학에 정통한 학자이며, 또한 독일 현대 정치학, 특히 정당사에 대한 저서도 낸 행정연구가이도 하다.

■ 정치학의 정체성-한국 정치학의 주체성을 위하여, 강정인 엮음, 책세상, 472쪽, 23,000원
정치학이란 무엇인가. 한국적 정치학이란 무엇인가. 한국 정치학의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한국 정치학의 정체성’을 고민한 국내 정치학자 11명의 공동 연구 결실이다. 한국 정치학의 정체성이란 우리 정치학이 그 형식과 내용 면에서 어떤 차별성/독자성을 갖는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학문의 현재 지형도에서 이 문제의 핵심은 서구 정치학에 대한 주체성, 특히 대미 의존성 극복에 있다. 즉 서구 정치학 이론에 내재하는 서구중심적 연구 시각을 걷어내고, 우리 문제를 우리 시각으로 다룸으로써 한국 정치학의 독자성을 확립하려는 모색이 핵심 과제인 것이다. 1부는 외국에서 전개된 현대 정치학의 발전과 현황을 짚고,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한국 정치학의 정체성을 모색했다. 3부는 ‘세계의 정치학 입문서 현황’을 다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