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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상_ 따뜻한 애니메이터를 키워내는 교육
교육단상_ 따뜻한 애니메이터를 키워내는 교육
  • 강현종 유한대·애니메이션과
  • 승인 2013.04.0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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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종 유한대·애니메이션과

대학의 3월은 신입생들의 입학으로 설레는 달이다. 처음 교수가 된 이후로 지금까지 3, 4월은 학생들과의 면담으로 새 학기를 시작한다. 첫 면담에서 항상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질문은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대학생활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 쉽게 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거나, 마치 정확한 답이 있을까봐 고민하며 대답하기를 망설이기도 하고, 혹은 아직 자신의 꿈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한다.

하지만 간혹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하고, 연봉을 많이 주는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꿈이라고 대답하는 등 수줍게 꿈을 이야기하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그런 학생들도 “제가 꿈을 이룰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이러한 학생들에게 “꿈의 가치를 떠나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한 꿈을 만들어 보자”라며 격려해왔다. 교수로서 매년 학과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을 처음 접하면서 가졌던 느낌은 다소 소심하거나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조금 부족한 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문대 학생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있는데, 이는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강의보다는 ‘현장실습과 인턴십 과정’을 경험하면서부터다. 이 과정을 이수하는 기간 동안 학생들은 학교에서 습득해온 실무기술을 현장에서 능숙하게 사용함으로써 일반대 학생들보다 더 빨리 업무에 동참하게 돼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학교에서 이미 실무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기술을 배운 학생들이 4년제 대학 학생들과 같이 입사한 인턴십 과정에서 바로 실무 작업에 투입돼 내년에 상영하는 영화 작업을 돕는 경우도 있었다. 또는 본인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을 가르쳐주거나 회사에서 실무 적응이 더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을 때 회사생활이 점점 즐거워지고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며 교육자로서 보람을 느끼곤 한다.

이는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취지로 교과과정 개편을 통해 ‘현장실습과 인턴십 과정’을 개설함으로써 얻어지는 부수적인 결과물이다. 하지만 교육자로서의 가장 큰 보람은 단순히 회사업무에 능숙한 직원을 배출했다기보다 회사생활의 자신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사회인 한명을 키워냈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창조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일로, 좋은 애니메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며 반응하는지 잘 관찰하며 사물의 미세한 특징도 포착할 수 있는 예리함과 관찰력을 키우도록 노력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만드는 사람의 꿈과 희망이 살아있어야 좋은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열정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으며 그 열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조금은 천천히 이뤄도 된다고 강조한다.

에드워드 버틀러는 “모든 사람들은 때때로 열정적이다. 30분의 열정을 가진 사람도 있고 30일의 열정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은 30년 동안 열정을 지속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우리 학생들이 이러한 열정을 꾸준히 키워가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또한 자신의 업무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와 동료를 배려하고 팀워크를 중시하는 따뜻한 애니메이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강현종 유한대·애니메이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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