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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8호 새로나온 책
678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3.04.0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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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 정치-좌파와 우파를 넘어서, 프랭크 푸레디 지음, 박형신·박형진 옮김, 이학사, 256쪽, 16,000원
‘공포 정치’란 사람들의 불안 의식을 하나의 정치적 자원으로 삼아 사람들의 순응을 유도함으로써 목적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라고 규정할 수 있다. 영국 켄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는 오늘날 공포 정치에는 좌파와 우파의 구분이 없다고 진단한다. 우파는 테러리즘의 위협에 대해 우려하고, 좌파는 몇몇 임박한 환경 재해에 대해 걱정한다. 우파는 경제성장이 지체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좌파는 더 많은 경제성장이 가져올 폐해를 우려한다. 이렇듯 좌파와 우파는 이제 공포 정치라는 지점에서 수렴되고, 공포 정치가 우리 시대의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공포에 갇혀 있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하는 중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이 바로 그가 주장하는 ‘인본주의의 인간화’이다.

■ 교육과 자유-디지털 시대의 초국적 교육론, 천세영 지음, 학지사, 411쪽, 16,000원
조기유학 현상을 초국적 교육으로 풀어보려 했던 저자의 첫 질문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고 있는 소통과 공감의 영역으로 진화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소통과 공감의 결실이기도 하다. 同學과 後學들과의 대화 속에서 걸러진 내용이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유학’을, 국가의 경계를 넘을 수밖에 없는 교육의 생래적 특성이 발현된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 “교육의 여정은 삶과 자유를 찾아다닌 인류의 진화사이며 역사 그 자체다.” 교육제도의 원형구조를 헬레니즘에서 찾아보고, 오늘날 오만에 빠진 한국의 국가주의 교육 현실을 진단하는가 하면, 유학의 명과 암, 영원한 교육의 숙제, 자유를 향한 교육개혁의 길 등을 논하고 있다.

■ 신이 절대로 답할 수 없는 몇 가지-악의 시대, 도덕을 말하다, 샘 해리스 지음, 강명신 옮김, 시공사, 460쪽, 17,000원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 논객이자, 신경과학자인 샘 해리스는 철학과 뇌과학을 바탕으로 옳음과 그름, 선과 악이라고 하는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샘 해리스가 이 문제에 과학을 불러들인 이유는 이것이다. ‘도덕적 삶에 수반되는 것이 무엇인지 완전하게 이해하려면 도덕의 과학화가 필요할 것이다.’ 그가 말하는 도덕은 인간의 의식적 경험의 긍정적 상태인 행복에 관한 과학이다. 또한 이 책에서 저자가 중요하게 제시하는 개념 중 하나는 도덕의 봉우리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도덕적 문제에 대한 하나의 정답 또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최선의 방식을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문제에서는 대동소이한 다수의 답, 다수의 도덕의 봉우리를 인정한다는 뜻이다.

■ 중국사상사, 거자오광(葛兆光) 지음, 심규호·이등연·양충렬·오만종 공역, 일빛, 1004쪽, 55,000원
이 책은 중국의 ‘일반 지식과 사상, 그리고 신앙세계’를 연구하고 서술한 책이다. 기존의 중국 철학사가 엘리트 중심의 ‘知識史’에 머물고 있었다고 한다면 이 책은 진정한 의미의 철학사, ‘사상사’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하이 푸단대 교수로 있는 저자는 대다수의 연구자들이 오랜 기간 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고학적 유물과 갑골문, 漢籍 속에서 자신의 의지를 읽어내고 있다. 이 책은 사상사의 서술 방법을 다루고 있는 導論과 고대부터 7세기 이전까지의 ‘지식과 사상, 그리고 신앙세계’를 다룬 4개의 편으로 이뤄져 있다. 이 책은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어 일반 지식과 사상에 관련된 주제들을 포함시킨 것뿐만 아니라, 심지어 신앙과 수술, 방기에 관한 전통적인 지식까지를 사상사에 편입시킴으로써 ‘중국사상사’를 새로 쓰고자 했다.

 

■ 집단행동 경제학, 존 R 커먼스 지음, 박상철 옮김, 한국문화사, 513쪽, 32,000원
커먼스(1862~1945)는 미국 노동경제학의 개척자이자 제도경제학의 태두로, 미국적 자본주의 사상 체계 확립을 위해 헌신한 학자로 평가되고 있다. 커먼스는 경제제도를 ‘개인행동을 통제하는 집단행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다양한 현실 경험과 학문적 편력을 통해 얻은, 인간의 경제활동에 대한 이해의 진수가 녹아 있으며, 자본주의 시스템 발전의 동인과 한계에 대한 선견자적 통찰력이 제시돼 있다. 커먼스는 20세기를 집단행동의 시대라고 강조한다. 세 가지 형태의 집단행동이 이 시대를 압도한다. 그것은 기업과 노동조합 그리고 정당의 3자다. 여기에서 근본적 갈등이 경제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마지막 저작인 이 책은 커먼스의 『자본주의의 법적 토대』(1924), 『제도경제학』(1934)에 대한 해설서에 해당한다.

■ 탈주술화와 유교문화-세계화하는 한국의 사회문화, 전태국 지음, 한울, 424쪽, 34,000원
이 책은 한국의 성공적인 사회발전과 관련해 두 가지 중심문제를 논의의 축으로 삼는다. 첫째, 민주주의와 사회합리성이 한국인의 일상생활을 깊숙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종교행위와 주술행위가 극성을 부리는 ‘주술정원’이 대두하고 있는 것은 까닭은 무엇인가. 둘째, 한국의 성공적인 민주화와 경제발전은 전통적인 유교문화와 어떤 관계에 있는가. 저자는 그간 연구해온 마르크스와 베버의 사회이론을 이 논의의 분석 틀로 사용한다. 저자는 마르크스와 베버의 사회이론에 대해 천착한 연구자로, 이 책은 그간의 분석을 총 12장으로 정리한 것이다. 마르크스는 세계화를 논의하고 자본주의적 사회관계를 분석할 때 매우 유용한 분석틀을 제공해주며, 막스 베버는 ‘세계의 탈주술화’라는 멋진 개념과 유교테제를 통해 유교문화권의 사회를 분석하는 데 탁월한 분석 시각을 제공한다.

■ 현상학적 마음-심리철학과 인지과학 입문, 숀 갤러거·단 자하비 지음, 박이성 옮김, 도서출판b, 461쪽, 28,000원
세계 현상학계와 인지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책으로, 인지과학의 다양한 성과들을 정리하고 이를 철학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간의 인지과학의 성과를 한 눈에 보고자 하는 독자들, 또 이에 대한 철학적 해석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현상학적 환원이나 형상적 변경 같은 현상학의 방법론들, 의식과 자기의식, 시간, 지각, 지향성, 신체화된 마음, 행위와 행위체, 타자 인지, 자기와 인격에 관한 현상학적 이해를 인지과학의 다양한 성과들을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미국 멤피스대 철학과 석좌교수이자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철학과 명예교수인 숀 갤러거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철학과 교수로 있는 단 자하비가 함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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