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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예방하고 치유해야 할까
트라우마는 어떻게 예방하고 치유해야 할까
  • 교수신문
  • 승인 2013.04.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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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다_ 『진단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줄리안 D. 포드 지음|김정휘·허주연·김태욱 옮김|시그마프레스|640쪽|28,000원

이 책은 사연 많은 이 세상에서 이런저런 일로 개인, 사회, 조직, 국가가 불시에 또는 어느 정도는 예상된 그리고 불가항력적으로 겪는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엄청난 심신의 고통이나 재난, 시련, 불행, 위기, 즉 외상 스트레스(traumatic stress) 문제를 최신 연구자료와 관련 이론을 활용해 정신건강의학과 심리학적으로 다룬 책이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월남전, 걸프전쟁, 6·25 전쟁을 겪은 인류에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문제는 뒤늦게 발달돼 온 현실 생활과 관련해 실용적·학문적 탐구 주제로 제기돼 보다 많이 실용적으로 다뤄져야 할 과제가 됐다.

정신건강학과 심리학이 만나는 곳
1932년 정신분석학의 석학인 프로이드는 노벨물리하상을 수상한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전쟁이란, 사연 많은 인간사에서 결코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인간의 공격적인 충동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신념을 표현했다. 인간의 두뇌에서 이 공격성을 제거, 완화, 순화, 변환할 수 있는 처방이 뇌과학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상정할 수 있다. 인간이 얼마나 악한지를 잘 나타내는 증거가 바로 전쟁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전쟁은 과정과 결과가 너무 비극적이고 불행하며 지옥의 실상을 묘사해 준다. 필자를 비롯한 역자들은 2000년대에도 대한민국과 우리 민족의 앞날과 진로와 명운이 불안하고, 예상되는 전쟁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우리말로 소개하기로 했다.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문제는 정신건강의학과 심리학의 학문적 주제일 뿐만 아니라, 실존의 문제, 사연 많은 현실 생활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번역을 결심한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매사추세츠 의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있는 포드 박사다.

그의 기본 신념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기본적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점을 책에서 시종일관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참고문헌 목록에 제시된 것과 같이 저자는, 전쟁 지역에 근무하는 군인들의 外傷에 따른 극도의 스트레스 장애, 아동 학대와 관련된 정보 자료 처리와 변화된 정도오절에 대한 치료상의 시사점 등을 연구 및 발표했으며, 심리적 외상 백과사전 편저자이면서 외상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Diagnosis of traumatic stress disorder: DSM) 항목과 동시에 가족 치료 항목 저술, 이어서 「복합 외상 스트레스 장애 치료: 증거에 기반한 지침」, 「ADHD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최신 주의집중 장애보고서」, 「1999년 영국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조사」 등 수십 편의 연구 논문을 발표한 아동과 청소년, 성인 연구와 치료 분야의 전문가다. 이 책은 PTSD 분야에서 연구, 발표된 최신 자료를 이용해 PTSD의 이론과 연구 방법, 병이론, 접근 방안, 치료와 예방을 위한 방안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PTSD를 연구하는 학생, 임상의사, 연구원에게 유용하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및 상담, 건강심리학, 스트레스 심리학, 사회사업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기도 하다. 아울러 저자는 향후 연구가 필요한 과제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내용을 보면, 저자는 PTSD의 病因, PTSD가 신경생물학과 신체 건강에 끼치는 영향, PTSD가 있는 아동·청소년·성인 치료, PTSD 예방, 외상 스트레스 분야에서의 법의학적 문제, 사회적·문화적·인종적 문제, 윤리 문제에 걸쳐 상세하게 논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는 심리적 외상과 PTSD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민과 조국, 개인과 집단, 조직, 공사 간에 과거로부터 현재 진행형일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엄존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피할 수 없는 난제다. 따라서 위기관리 차원에서도 도전과 응전에 대한 사전 및 사후의 범국가, 사회적인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따라서 PTSD에 대한 관리 대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국민과 사회, 교육계, 언론과 대중매체의 안전 불감증은 공공의 적이며, 위기의식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학계에서 특히 최근에 정신건강의학과 스트레스 심리학 분야에서 많은 관심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스트레스 심리학이나 스트레스 정신건강의학에서는 스트레스가 몸과 마음의 병이 되며, 따라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고 지금까지 강조해 왔다. 아울러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다, 또는 그렇지 않다는 상반된 이론이 학계에서 제안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지배해온 전자의 이론 즉, 스트레스 증후군이 건강을 해치며 때로는 심신의 주요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은 맞지만, 이 이론이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된 점이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관계기관, 관련 교육 투자 아끼지 말아야
이 책에서는 PTSD가 급만성 질병의 심각한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체험한 PTSD 문제를 피해자 위치에서 특히 치료자와 심리상담자, 간호제공자, 조력자, 위기와 재난 관리와 예방책 마련, 구호자로서 역할과 기능 수행자의 위치에서 다양하게 조명하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관한 대책으로는 PTSD 발생 관련 요인 및 병인과 관련된 ‘위험 요인’과 심리적 외상이나 PTSD의 피해자나 희생자에 대한 치유, ‘보호 요인’, ‘가족 치료’와 ‘부부 치료’, ‘심리적 재활 치료’ 등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바라기는 이 책이 트라우마 상담, 예방과 치료에 유익한 지침서로 이용되기를 기대한다. 아쉬운 점은 제7장~9장에서 소개한 PTSD 치료와 예방 실제 기법을 독자가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교육용) 영상 자료가 있다면 PTSD 치료 교육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보충자료가 제공되지 않아 안타깝다. 정부와 관계 기관에서는 PTSD의 진단과 판별, 예방과 치료에 대한 계획과 노력 및 인적 자원 양성과 관련 교육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정휘 춘천교대 명예교수·심리학
필자는 중앙대에서 박사를 했다. 저·역서로는 『지능심리학』(역서), 『천재인가, 광인인가: 창의성과 광기 논쟁 분석』(역서),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연구』(공저)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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