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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에 인색했던 차베스 … 최근 700명 교수들 학교 떠나
대학교육에 인색했던 차베스 … 최근 700명 교수들 학교 떠나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3.03.2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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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차베스 死後, 베네수엘라 고등교육에 새 바람일까?

지난 5일 암으로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난 5일 암으로 사망한 남미 베네수엘라의 좌파 대통령 우고 차베스는 예산 삭감 등으로 대학교육에 인색했다. '미시온(선교)'을 앞세운 무상 고등교육정책인 '미시온 리바스'로 서민대중의 인기는 끌었지만, 대학과 고등교육행정가들로부터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09년 5월에는 차베스의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따라서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의 대학정책에 새로운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대학당국자들과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카라카스 사이먼 볼리바 대학(USB)의 라파엘 에스칼로나 교육부총장은 "(차베스의 사망)은 정부와의 관계개선의 기회에 대한 기대감을 준다. 우리들은 그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고등교육계는 차베스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교육인프라 구축이나 연구조사, 그리고 교원들의 임금이 최악의 상태라면서 정부를 비판해왔다.

지난 6년 동안 고등교육예산은 딱 한 차례 2012년 12% 증가가 있었지만, 베네수엘라의 평균 인플레율이 세계최고 수준인 22%인 점을 감안할 때 그 것은 그야말로 '코끼리 코에 비스킷' 격이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해 9월 베네수엘라 중앙대학, 로스 안데스 대학, USB 등 베네수엘라 3개 명문대학을 포함한 11개 대학의 행정부총장은 회합을 갖고 "베네수엘라 대학들은 45년 이래 최악의 재정적 위기에 놓여있다"는 취지의 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회기년도 대학들에 대한 예산이 12% 증가하긴 했지만 각 대학들은 그나마도 혜택을 누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예컨대 USB의 경우 이 학교가 요청한 지난 해 예산 4억5천4백9십만 VEF(약 7천2백3십만 달러) 가운데 39.5%만 승인받았을 뿐이다. 이런 연유로 USB는 학교운영에 심대한 난관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등교육부로부터 간헐적으로 나오는 보충예산으로 적자를 간신히 메워가고 있는 실정이다. USB만 이런 상황이 아니다.

지난 14년의 좌파정부 아래 베네수엘라 모든 공공분야가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USB 등 공립대학을 포함한 모든 공적기관의 경우 정부의 열악한 재정지원은 시설투자나 연구조사 투자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구성원들의 임금 정도를 겨우 메워주는 실정이다.

교원들이 받는 급료는 최저 수준이다. 대학 전임교수의 월 급여 최소임금인 325달러 수준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며, 대학의 종신교수들이 그 갑절 정도를 받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학교원연합연맹은 최근 100%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니 대학 교원들의 이직상태가 속출하고 있다. 2009년부터 작년까지 700 여명의 교수들이 학교를 떠남으로써 교수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차베스 통치기간 동안 '미시온 사회개혁프로그램'을 통해 13개의 대학을 증설하고 학생수를 늘였지만, 교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 프로그램도 유명무실화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러한 대책 없는 학교 증설과 학생 증원은 오히려 고등교육의 질적 저하만 초래하고 있다고 베네수엘라 NGO 단체인 '교육문화조사센터'의 마리아노 헤레라 국장은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베스가 죽었다. 당연히 4월 선거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유망 시 되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권한대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 베네수엘라 대학 총장인 루이스 후엔메이어는 "마두로는 차베스가 아니다"고 말한다. 마두로가 차베스로부터 광범한 지지를 못 받았기 때문에 그 게 오히려  차베스와 대립관계에 있었던 다른 정파와의 고등교육을 포함한 국가발전을 위한 다원적인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영철 편집위원 darby428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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