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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힐링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대학로를 적시다
[리뷰] 힐링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대학로를 적시다
  • 김재호 기자
  • 승인 2013.03.2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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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연에서 호평 받고 서울 대학로에서 연속 공연

김광석 노래들이 대학로 한편을 적시고 있다. 대구 초연에서 호평을 받은 어쿠스틱 뮤지컬「‘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대학로 아트센터 K 네모 극장에서 5월 19일까지 펼쳐진다. (관련 기사 <교수신문> 669호 ‘가객을 위한 頌歌…김광석을 노래하고 나를 얘기하다’) 이번 공연은 ‘힐링뮤지컬’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점점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공연모습이다. 사진제공 신귀만 사진작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김광석 노래에 이야기라는 옷을 입힌 작은 뮤지컬이다. 공연엔 화려함보다는 담백하고 맑은 소리가, 인위적인 감동 보단 휴식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는 ‘둥근소리’가 있다. 소극장엔 ‘나무’, ‘맑고 향기롭게’ 등 김광석의 보석 같은 노래 20여 곡이 퍼진다. 한 관객은 후기에서 “김광석을 몰라도 이미 난 공연의 일부”라며 “관객이 아니라 마치 저는 뮤지컬의 한 역할을 맡은 연기자이기도 했습니다”라고 평했다.  

‘가객 김광석’의 고향인 대구에서 열린 총 40회 공연에는 2천983명이 다녀갔다. 대구 공연에 이어 이번 대학로 공연에도 김광석 팬클럽들이 후원해 더욱 뜻깊다. 특히 김광석의 절친한 친구였던 이택희 화백(50)은 이번 공연 포스터 원안을 직접 그렸다.

주인공 이풍세 역에는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박창근 씨(40)와 최승열 씨(34)가 번갈아 가며 맡는다. 두 사람

故 김광석의 친구였던 이택희 화백이 원안을 그린 공연 포스터
의 목소리는 흡사 김광석 같아 관객들은 더욱 설렌다. 더욱이 박창근 씨는 창작곡 ‘어느 목석의 사랑’을 선보이며 한국 모던포크의 명맥을 이어간다. 

나·너·그(들)을 투영하고 그날을 만나다

이번 공연을 관람한 공연기획자이자 음악평론가인 윤중강 씨는 SNS를 통해 “대사와 연기 등이 모두, 김광석 노래의 주석(footnote)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무척 ‘성긴’ (내용면에서) 작품이지만, (오히려) 거기서 감동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놓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석이라는 ‘빛’을 공연 속 주인공 이풍세라는 ‘그림자’가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이번 공연을 감상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드라마적으로 볼 때, 매우 성글다. 그런데 이렇게 촘촘치 않고 성근 에피소드인데도, 거기서 느껴지는 게 많다. 노래의 힘을 빌어서, ‘나’, ‘너’, ‘그’, ‘그(들)’을 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그날(들)’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친 이야기 구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다”며 “객석의 여기저기서 조용히 흐느끼는 분위기를 감지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김광석과 동시대를 살았다면 한번은 봐야 하고, 김광석과 그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자면 한번은 볼만한 작품이라는 게 그의 평이다.

시인이자 비평가인 장석주 씨는 “행복은 물질 조건이 아니라 향유하는 능력에서 차이를 드러낸다”고 적은 바 있다. 이런 측면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향유한 관객은 행복하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관객들은 몰입하여 과거의 순간 속에서 움직였다. 김광석을 기리기 위한 공연이지만 단순한 뮤지컬은 아니다. 그가 살았던 시절에 대한 감각이 노래와 더불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공연 2시간 동안 모두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떠나 무대 위의 누군가가 돼 있었다. 관객들은 어느 특정 인물과 동화했다. 과거 이루지 못했던 순간순간 아련함을 배우들과 함께 웃으며 삶의 정취를 느꼈을 것이다. 아늑하고 설레었던 순간의 시절들이 김광석의 노래와 함께 융화해 더욱 짙은 향수를 느끼게 했다. 봄 향기과 더불어 따뜻한 공연이 여러분을 기다린다. (공연문의 LP STORY, 070_7794_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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