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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재용 원광대 교수(국문학)
인터뷰 : 김재용 원광대 교수(국문학)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2.08.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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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31 14:41:25

△자발성과 내적논리란 무엇인가.
“과거 친일문제를 다룰 때의 준거틀은 ‘민족주의’적인 감정논리였다. 그러나 민족주의만으로는 친일문제를 이야기할 수 없다. 민족주의를 들이대면 으레 ‘민족주의=파시즘’이라는 비판이 따랐고,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일제 폭압과 친일 행위는 비단 우리 민족 뿐만 아니라 ‘인류의 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인류 전체에 대한 억압이라는 것을 비판해야 한다. 과거의 민족주의도 비판하고, 민족주의가 파시즘이라고 주장하는 일상적 파시즘론도 비판할 때만이 친일 문제에서 한발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자발적 친일문학을 어떻게 구분 지을 수 있나.

“강제로 쓴 것은 친일문학이 아니다. 그 안에는 ‘논리’가 들어있지 않고 그냥 약한 인간, 힘 앞에 비굴한 인간만 들어있을 뿐이다. 그러나 자발적 친일문학은 다르다. 친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논리가 명백히 드러난다. 친일문학을 조금이라도 공부한 이라면, 그 차이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그랬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흔히들 삶과 문학은 다르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서정주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 오직 그의 시만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의 삶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을뿐더러, 왈가왈부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그의 삶이 아니라 문학이다. 바로 ‘문학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문학이 무엇인가. 문학은 인간을 옹호해야 하는데, 그 문학이 인간을 억압하고 있다면 그 작품이 과연 올바른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문학과 사람은 별개다”라며 내세우는 논리는 그 동안 친일파들이 퍼뜨린 사이비유사논리이다. 우리는 문학을 비판하고 있는데, “왜 사람을 욕하느냐”며 나서는, 전형적인 회피 논리이다. 문학과 삶을 뭉뚱그려놓은 비판의 지점도 명확히 갈라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비판을 할 수 있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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