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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 ‘한국공간환경학회’
학회를 찾아서 : ‘한국공간환경학회’
  • 박나영 기자
  • 승인 2002.08.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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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31 14:18:44
신자유주의 시대-지역공간의 재인식. 지난 5월 열린 한국공간환경학회 2002년 봄 정기학술대회가 내건 큰 주제다. 특히, 4개 분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학회에서 가장 많은 회원이 모인 분과가 ‘문화와 장소의 재발견’이라는 다소 포스트모더니즘적 성향의 소주제를 가지고 진행된 제 3분과였다는 사실은 한국공간환경학회의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한국공간환경학회는 문화, 경제, 행정, 공간의 상호작용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변화를 연구하고, 그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간을 설계해 내려는 학자들의 모임이다. ‘국가’가 아닌 ‘지역’이 전체를 움직인다는 이 학회는 지속적으로 신진학자들을 영입해 시대의 동향을 놓치지 않고 있는 만큼, 창립 초기부터 면면히 흘러온 ‘젊은’ 기운이 느껴진다.

대학가가 민주화의 열기로 가득하던 1988년, 공간환경 분야에서도 기존의 개별적 성향을 떨치고 ‘진보성’, ‘실천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총체적’ 꿈틀거림을 일으켜 보리라 다짐한 50여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 ‘공간환경연구회’를 창립했다. 이 연구회가 바로 현재 건축학, 경제학, 교통공학, 도시계획학, 사회학, 조경학, 지리학, 행정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3백여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공간환경학회’의 전신이다.

1995년, ‘학회’로 재출범한 한국공간환경학회는 현재 학회에서 벌어지는 논의들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과 사회’, 회원들간의 의견교류 場으로서 역할하는 ‘한국공간환경’ 등을 발간하고 있다.

학회가 초기부터 가지고 있던 진보적 성향은 변함없지만, 그동안 흐른 시간만큼 자연히 학회의 주된 관심사도 변했다. 초기 멤버들이 공간환경에 대한 ‘정치·경제적 접근’에 무게를 두었던 반면, 최근 합류한 신진학자들은 ‘포스트모더니즘적 접근’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지역계획학)는 “지금 한국공간환경학회는 두 그룹간의 시각차를 조율해 나가기 위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움직임의 주된 방향이 ‘새로운 시각’쪽으로 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차기 회장은 아마 매우 젊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박나영 기자 imna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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