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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향한 꿈은 또 다른 나를 찾는 여정
우주로 향한 꿈은 또 다른 나를 찾는 여정
  •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 승인 2013.02.1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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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읽는 과학本色❶ 나로호와‘어나더 어스’

나로호 발사는 과연 우리 사회와 과학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했다는 정치권 목소리도 들려온다. 과학적 진전의 한 계기를 맞은 지금, 오히려 과학의 본질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 키워드로읽는과학本色’ 을 마련한 것은 이 때문이다. 나로호, 과학의 통섭, 클라우드 아틀라스, 우주기원, 과학홀릭과 과학혐오, 우주인 고산의 창업전도사 변신, 스마트 리터러시, 창의성과 사회윤리, 플랫폼 전쟁 등 다양한 주제를 짚어나가고자 한다.

2013년 1월 30일, 나로호(KSLV-I)가 나로과학위성(STSAT-2C)을 정상궤도에 진입시켰다. 이로써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순수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위한 밑거름을 마련했다. 특히, 나로호 발사 결과를 토대로 달 탐사에 대한 논의까지 활발해지고 있다.

가장 중요했던 1단 로켓 기술이전 문제는 분명 아쉬운 점이다. 허나, 천문학적 세금이 투여된 프로젝트가 딱 그 천문학적 무게만큼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과학의 본질은 과학적 수행 그 자체다. 투입 대비 결과가 일치하는 건 경제학도 불가능하다.

과학의 본질은 과학적 수행 그 자체

오히려 항공우주 개발 관련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로컨설턴트의 2011년 주요국 우주개발 예산을 보면, 한국은 2억8천만 달러다. 단순 비교에 무리가 있겠으나 중국은 30억5천300만 달러, 일본은 35억4천600만 달러다.

우주 관측을 담당할 100kg 나로과학위성. 우리나라 14번째인 이 위성은 지구 상공 300~1천500㎞의 타원형 궤도에서 1년 동안 하루에 약 14바퀴 지구를 돈다. KAIST 인공위성센터 이인 소장은 한 인터뷰에서 위성의 역할에 대해“우주 이온분포를 측정하는 것”이라며, “우주 이온을 통해 태양 폭풍의 강도를 측정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펨토초 레이저 등 국산 기술을 우주에서 검증한다.

나로호 소식을 들으며 한 편의 영화가 생각났다. 바로 2011년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거머쥔「어나더 어스」다. 제2의 지구를 뜻하는 제목은 우주를 향한 인간의 갈망을 다른 각도에서 드러낸다.

왜 우주인가. 지구 안에서 해명하고 해결해야 하는 수많은 難題들이 있음에도, 왜? 천체물리학자를 꿈꾸던 주인공 로다. 그녀는 제2의 지구에 가기 위한 에세이에서 이렇게 썼다. “초기 탐험가들이 처음으로 대서양을 건너 서쪽으로 항해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서쪽 저 멀리 끝까지 도달하면, 절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었다. 미지의 세계로 향하던 배는 상류층이나 귀족, 예술가, 상인을 데리고 가지 않았다. 미치광이, 고아, 전과자, 소외된 이 등 삶의 끝에 내몰린 사람들이 배에 올랐다.”

로다는 전과자다. MIT 합격 통보를 받은 날, 로다는 제2의 지구 발견 소식을 듣다 사고를 낸다. 그것도 음주사고다. 사고로 인해 어린 소년과 임산부가 죽는다. 로다는 충격에 빠져 본인을 용서하지 못한다. 감옥에서 나온 후에도 계속해서 방황하던 그녀는 지금의 지구가 아닌, 제2의 지구를 원한다. 에세이 테스트 마지막 문장에서“저 같은 중범죄인은 이곳에서 그 무엇에도 부응하지 못하겠지만, 제2의 지구로 가는 탐험에는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내가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제2의 지구에는 또 다른 ‘나’가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를 지양(철학적 의미에서) 하는 게 인간이라면, 분명 지금의 나와는 다른 모습을 원할 것이다. 또 다른 곳에 내가 있지 않을까. 나로호 혹은 나로과학위성을 통해 보고자 하는 우리의 모습은 무엇일까. 우주를 향한 꿈도 결국 인간에게 초점이 맞춰진다. 제2의 지구에서 또 다른 나를 찾고자 하는 꿈. 우주로 향하는 길은 나를 향한 길이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계속되는 것이다.

한편, 제2의 지구 설정은 평행우주론과 맞닿아 있다. 평행우주론은 양자역학, 인플레이션이론, 끈이론 등에 의해서 과학적 가설로 설정된다. 『멀티 유니버스』를 쓴 브라이언 그린은“실체의 경계라는 것이 과학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라고 적었다.

제2의 지구 속 또 다른 나를 찾아서

영화 속에서 로다와 가까워지는 존은, 제2의 지구로 가려는 그녀를 설득하려고 한다. 그 예로 든 것은 플라톤 동굴의 비유다. 동굴 밖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동굴 안 무리에게 흠씬 두들겨 맞는다. 동굴 안 사람들은 왜 있지도 않은 바깥세상을 이야기 하느냐고 빈정댄다.

로다가 제2의 지구로 가더라도 사람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곳에 사는 동굴 안 사람들은 제2의 지구라는 동굴 밖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제2의 지구에 갈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제2의 지구가 어떨지 몰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시간과 비용을 엄청 쏟아 우주선을 타야 한다.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이야기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역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며 우주 강국을 위한 꿈을 꾸고 있다. 언젠가 한국형발사체가 개발에 성공해 1.5톤급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궤도는 점점 높아지고 더욱 먼 우주로 향할 것이다. 이 꿈은 우리의 열망으로, 우리의 세금으로 조금씩 진전하고 있다. 과학의 색깔을 좀 더 생각해본다면, 이 먼 우주에 대한 투자는 그리 아깝지 않을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발사를 이끈 주역이었다. 나로호 3차 발사 위성체 개발을 총괄한 KAIST 인공위성센터는 나로과학위성과 첫 교신에 성공했다. 국내 항공우주 관련 대학 및 주력 기관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KISTEP은 지난해 2월 제4회 과학기술예측조사(2012∼2035)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천kg 이상의 탑재능력을 가진 정지궤도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기 위한 발사체는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국내와 세계 비교에서 기술적 실현시기 격차가 13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기술수준은 후발그룹(선진기술 도입적용 가능 수준)에 머물렀다.

 


김재호 학술객원기자 kimyital@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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