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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교육통계 연보로 본 한 대학교수의 오늘
진단 : 교육통계 연보로 본 한 대학교수의 오늘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8.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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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6 20:21:11

직업으로서 대학교수라는 자리가 매력을잃고 있는 것일까. 강단을 떠나는 교수의 수가 해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행한 ‘2002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전직한 4년제 교수는 총 5백56명으로 1998년 1백99명, 2000년 3백45명보다 크게 늘어났다. 올해는 정년으로 퇴직한 교수 5백94명에 거의 육박했다.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도 집계에서는 정년을 강단에서 맞이하는 교수보다 중간에 대학을 떠나는 교수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4년제 대학보다 상대적으로 교육·연구 환경이 열악한 전문대학은 이미 전직한 교수가 1백40명으로 정년을 맞은 교수 80명보다 더 많다.

연구실적이 곧 교수의 능력으로 평가되면서 연구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4년제 대학 교수의 경우 강의를 전혀 하지 않는 교수들의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9~11시간을 강의하는 교수가 27.0%(1만2천8백54명)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12~14시간이 21.2%(1만99명)였으며, 강의를 하지 않는 교수도 13.5%(6천4백29명)나 됐다. 이는 최근 강의를 하지 않는 연구전담 교수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매주 21시간 이상 강의하는 교수도 2.4%(1천1백64명)에 달했다. 연구보다는 교육에 무게가 실린 전문대학 교수들의 경우 강의 시간이 훨씬 많았다. 12~14시간을 강의하는 교수가 31.7%(3천8백53명)로 가장 많았으며, 15~17시간 25.4%(3천82명), 18~20시간이 17.5%(2천129명)였다. 21시간 이상 강의하는 교수도 6.5%(7백92명)에 달했다.

1997년 이후 수년째 2천 2백여명 수준에 머물던 신임교수 임용규모는 다소 늘었다. 새로 임용된 교수는 지난해 2천2백29명이었으나 올해 집계에서는 2천5백3명으로 3백명 가까이 증가했다. 대학의 교수 수도 1998년 4만3천1백69명에서 2000년 4만5천1백44명으로 늘어났고, 올해 4만7천5백53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대학의 교수임용 규모는 아이엠에프이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이후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1997년 1천2백20명의 교수를 임용한 전문대는 2000년 2백60명을 뽑는데 그쳤고, 올해도 6백73명만을 뽑았다. 전문대에 재직하고 있는 교수는 1만2천1백56명이다.

대학이 대폭 늘어날 수 없고, 교수 확보율이 크게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퇴직자의 비율은 곧 교수 임용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가 된다. 그러나 이를 통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1998년 퇴직한 교수는 1천48명, 2000년에는 1천7백58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2천4백7명으로 비교수치상으로는 크게 늘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모로는 적체된 학문후속세대들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정년을 맞는 60세 이상 교수는 4천5백1명, 10년 이내에 정년을 맞는 55세 이상 교수는 9천8백80명이다.

교수들의 연령은 최근 수년간 교수임용이 적체를 보이면서 장년층이 두터워졌다. 30~34세 교수는 1998년 7.0%(3천41명)에서 올해 4.6%(2천1백88명)으로, 35~39세 교수도 1998년 22.4%(9천6백73명)에서 16.5%(7천8백63명)으로 줄어들었다. 40~44세 교수는 26.4%(1만1천3백95명)에서 25.5%(1만2천1백35명)으로 커다란 변화가 없었지만, 45~49세 교수는 15.0%(6천4백88명)에서 26.3%(1만2천4백94명)으로 크게 높아졌다.

전문대학에서는 40~44세 교수가 28.0%(3천4백3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35~39세가 21.8%(2천6백49명)였다. 전문대학에 상대적으로 젊은 교수들이 많은 이유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고, 전직 비율이 4년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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