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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0호 새로나온 책
670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2.12.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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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연구를 위한 질적 방법론, 나미수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272쪽, 20,000원
미디어 연구에서 질적 방법론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지금도 정작 국내 학자의 저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책은 미디어 수용자 연구에 초점을 맞춰 질적 연구방법론을 설명한다. 심층 인터뷰와 참여관찰을 소개하고, 민속지학적 수용자 연구의 방법론적 의미와 한계도 살펴본다. 국내 연구 사례를 통해 질적 연구방법론이 실제 미디어 현상 연구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 준다. 1부에서는 질적 연구방법론이 갖는 의미와 방법론적 특성을 논의한다. 연구 타당도, 연구자의 자기성찰성, 연구 윤리와 같은 방법론적 이슈도 포함된다. 2부는 앞서 1부에서 살펴본 질적 수용자의 연구방법을 적용한 3개의 연구 사례를 소개한다. 동료학자들과 수행한 연구 사례들로, 질적 연구방법론이 실제 미디어 현상 연구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 준다.

■ 베트남과 그 이웃 중국, 유인선 지음, 창비, 536쪽, 35,000원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문화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다. 각각 전근대시기에 받아들인 중국문화의 영향 때문이다. 현대에는 우리가 베트남 전쟁에 참여했고, 종전 이후 1992년 현 베트남사회주의 공화국과 국교정상화 이후에는 특히 경제적인 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연구는 미진한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기존의 연구경향에서 벗어나, 베트남의 관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 책이다. 관련 사료를 세밀하게 살피며 베트남의 관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재구성했으며, 여러 학자들의 상이한 주장들을 비교검토해 실었다. 또한 연구의 주된 목적은 우리의 부진한 베트남 연구에 일조하는데 있지만,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이들이 베트남을 이해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평이하게 기술했다.

■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 실번 S. 위버 지음, 김영배 옮김, 시대의창, 480쪽, 22,000원
핵무기는 인류가 창조해낸 최악의 발명품이라고도 한다. 전쟁에서 살상 무기로 사용된 핵무기는 이전의 그 어떤 무기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핵무기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두 사람은 아인슈타인과 오펜하이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내놓은 핵무기의 실상을 목격하며 큰 충격과 죄책감을 느꼈지만, 핵무기를 완전히 통제하고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인 저자는 이 두 사람의 인생을 중심으로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배경을 조명하고 있다. 그들이 성장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어떻게 위대한 과학자로 명성을 떨쳤는지, 또 사회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방대한 양의 역사적 자료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보다 사실적으로 두 인물에 접근하고 있다.

■ 일본 근대문학과 스포츠, 김옥희 지음, 소명출판, 301쪽, 21,000원
메이지 초기부터 전후 시기까지 일본의 스포츠문학을 심도 있게 탐사한 책이다. 저자는 먼저 메이지 초기 대표적 ‘근대스포츠’로 일본에 소개된 야구로 시선을 던진다. 오늘날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중 하나인 야구는 변화무쌍했던 근대화의 바람에 따라 그 입지가 빠르게 변했다. 일본 최초의 스포츠 소설이자 야구소설, 『황매화나무 가지 하나』를 쓴 마사오카 시키는 스스로도 야구를 즐기고 사랑했던 대표적 작가였다. 그는 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로 경기를 중계하듯 생생한 묘사를 소설에 담았다. 그러나 메이지 말기, 러시아전쟁으로 인해 내셔널리즘이 팽배해지며 서양에서 도입된 야구에 대해 반감이 일기 시작한다. 반면, 유도와 검도는 일본 고유 스포츠로서 각광받게 된다. 특히 ‘스모’는 천황제와 결탁해 ‘신성한 스포츠’로 자리잡게 됐다. 저자는 이러한 스포츠의 보급과 군국주의 관계를 흥미롭게 분석했다.

■ 잃어버린 근대성들, 알렉산더 우드사이드 지음, 민병희 옮김, 너머북스, 256쪽, 17,000원
산업화 이전 시기 중국, 베트남, 한국의 관료제 정치에 대해 상세히 재정리한 책으로, 동아시아 관료제 사회의 정치, 행정이론과 놀라울 정도로 투명한 절차를 갖춘 능력주의적 공직자 채용시험을 통해 인재를 뽑았던 정치체제의 오랜 실험에 초점을 둔다. 능력에 기반을 둔 관료제의 추구는 ‘인력의 개발’, 즉 정치적으로 유용한 인재를 만들기 위한 훈련을 통해 善政이 펼쳐질 수 있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서구 세계에 공무원 시험이 도입되기 수백 년 전에, 아시아의 이 세 나라는 그 제도를 장려했을 뿐 아니라, 관료제 발전의 발판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동아시아 사회의 관료제 발전은 ‘근대’라는 통상의 年表 속에 등재되지 못했다. 중국과 한국, 베트남의 역사는 우리가 근대라고 생각하는 것이 서로 독립적으로 발생해 성립하거나, 자본주의의 성장 또는 산업혁명과 같은 획기적인 사건들과는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 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최훈 지음, 사월의책, 336쪽, 15,000원
이 책은 채식주의, 정확하게 말해서 채식의 윤리적 측면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 즉 ‘채식’이 도대체 왜 윤리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을까. 강원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이 질문을 심각한 철학적 난제로 다루는 대신, 자신의 체험담에서 시작해 채식의 윤리적 의미를 친절하게 이끌어낸다. 윤리학의 기본 명제(내가 고통 받는 것을 싫어한다면 남에게도 고통을 줘서는 안 된다)가 전혀 반박할 수 없는 것이라면, 당연히 생활에서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채식 동기였다. 저자의 논지는 쉽다. 인간이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들에게 가하는 엄청난 고통 때문에 육식은 비윤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논지 위에서 잔인한 공장식 축산은 물론, 육식이 전 세계 기아인구에게 미치는 악영향까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나아가 동물에 대한 차별이 인종차별이나 여성차별과 본질적으로 하나도 다름이 없음을 깨닫게 한다.

■ 한국고대사의 인식과 논리, 김영하 지음, 성균관대출판부, 368족, 20,000원
저자는 한국고대사를 읽는 논지 구성에서 여러 사실에 대한 실증으로 분야를 확대하기보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을 다시 검증하고, 그에 관한 주제의식을 심화하기 위해 근대사학의 해석 논리도 아울러 점검하는 두 개의 시선으로 입지를 마련했다. 이러한 방법으로 저자는 한국고대사에서 다음의 세 주제에 주로 관심을 기울였다. 첫째, 고구려, 백제, 신라에 대한 일국사적 접근을 넘어서 동질의 고대사회로 인식하려는 관점이다. 둘째, 신라의 삼국통일전쟁으로 이해하기보다 신라의 백제통합전쟁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셋째, 한국사에서 7세기 동아시아의 국제전을 고대에서 중세로의 전환 계기로 파악하는 시대구분이다. 이러한 저자의 논지는 논쟁을 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자기 탐구와 학회 기획 논문으로 발표했던 성과물을 묶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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