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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여대 구재단 관련자 임시이사로 선임해 교수단체 거센 반발
경인여대 구재단 관련자 임시이사로 선임해 교수단체 거센 반발
  • 박나영 기자
  • 승인 2002.08.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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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26 17:15:04
지난 7월 15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에서 발표한 경인여대의 제 2기 임시이사진에 구재단 관련 인물이 포함되면서 경인여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경인여대는 지난 2000년 구법인(이사장 백창기)의 독단적 이사선임과 학장임명으로 인해 2년 임기의 임시이사 체제(이사장 금승호)에 들어갔고, 지난 7월 13일로 제 1기 임시이사진의 임기가 만료했다. 그런데 교육부에서 ‘제 2기 임시이사진’에 구재단측의 인물인 최성락씨를 포함시킴에 따라 경인여대 교협, 대학노동조합, 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 등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부에 대한 시위집회를 여는 등 이에 반대하고 있다.

최성락씨는 한국 해비타트 상임이사로 있는 인물로, 본인은 구재단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씨는 1999년부터 해비타트 봉사를 통해 김길자 전 학장과 관계를 맺어온 바 있으며, ‘구재단 편들기’로 일관했던 ‘경인여대 분규 진상을 알기 위한 설명회(2002. 3. 19)’에 주최측으로 참여했을 만큼 사실상 구재단 측에 깊숙히 개입돼 있다.

더욱이 지난 8월 1일 열린 교협 측과 최성락씨와의 면담 녹취록에 적힌 최씨의 “김길자씨가 저한테 얘기할 때 하나님한테 선했고, 그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립이라는 게 원래 돈을 가지고 재단법인이 만들어가지고 하는거 아닙니까? 주인은 그 사람들입니다” 등의 발언 역시 최씨가 구재단 측의 인물임을 증명하고 있다.

최성락씨는 “정부에서는 하라고 하는데 교수들은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정부에서 내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이사로서 학교운영에 참여할 생각이다”라며 쉽게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인여대 교협과 행보를 같이하고 있는 교수노조의 황상익 위원장은 “구재단의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인 최성락씨를 이사로 선임한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구재단 복귀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는 지난 2년동안 임시이사 체제 속에서 이룬 성과를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처사”라며 이번 임시이사 선정의 부당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권진수 교육부 전문대지원과장은 최씨가 구재단 관련 인사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교육부의 이번 이사 선임에는 구재단과의 관계가 전혀 고려된 바 없다’며 이번 임시이사 선임을 번복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학교에는 설립자로서의 권리란 것이 있다”는 권 과장의 친 구재단적 발언은 이번 인사의 공정성을 의심스럽게 한다.

게다가 권 과장은 “구재단 관련 인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것에는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으며, 구재단의 복귀를 불허할 이유도 없다. 더군다나 교수들에게는 이사 재선임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밝혀 과연 교육부 측에서 경인여대에 임시이사를 파견하게 된 경위를 알고 있는지 하는 의구심마저 일게 하고 있다.
박나영 기자 imna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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