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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인문학계 필요한 것? ‘융합’ 아닌 ‘소통’
자연과학·인문학계 필요한 것? ‘융합’ 아닌 ‘소통’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12.1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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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화학회가 인문학자에게 상을 준 이유는?
이덕환 대한화학회장, 김시중 탄소문화상 심사위원장, 박이문 탄소문화상 대상 수상자

▲ 이덕환 대한화학회장, 김시중 탄소문화상 심사위원장, 박이문 탄소문화상 대상 수상자

대한화학회(회장 이덕환 서강대)가 17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인문학자에게 탄소문화상을 수여한다. 탄소문화상은 화학계가 인문·사회·문화·예술·언론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하고,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사이의 벽을 허물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자연과학계에서 인문학계에 수여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저탄소, 탈탄소를 외치며 反과학기술정서가 확산되는 사회 분위기에서‘탄소문화상’을 제정한 이덕환 대한화학회장은“학생들의 이공계 기피는 표면적인 현상이다. 현대 기술의 폐해와 과학지식의 가치에 대한 회의적 인식이 굉장히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이 아니라 소통이 필요하다. 공허한 언어적 수사가 아닌 현실적 액션이 필요한데, 탄소문화상은 그런 의미에서 화학계가 인문학계에 손을 내민 것이다”라고 탄소문화상의 제정 취지를 밝혔다.

화학회 원로인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심사위원장으로, 김경동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신국조 전 서울대 교수(전 대한화학회장), 엄정식 한양대 석좌교수(철학), 이태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황부열 전 한국석유공사사장 등이 심사위원단에 포진했다. 가히 자연과학계와 인문학계를 아우르는 구성이다.

과학계 학술단체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한화학회(1946년 설립)에는 7천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탄소문화상 제정을 두고 대한화학회 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도 아니면서 너무 거창한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 회장은“국내 인문학계에서 자연과학계에 호의적이지 못한 현실 극복과 근본적으로 현대과학기술 전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려는 작은 노력”이라고 말했다.

대상 수상자 1명에게는 5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화학 분야의 학술상 수상자와 에너지·자원 분야의 수상자에게는 각 1천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올해 대상수상자는『둥지의 철학』을 비롯한 100여권의 학술서를 낸 박이문 전 연세대 초빙교수(83세). 박 교수의 인간중심적 생태주의가 그를 대상으로 선정하게 한 이유라고 심사위원단은 밝혔다.

맹목적인 환경 살리기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을 중심으로 한 환경 살리기를 주창한 박 교수는, 그러기 위해서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일관된 주장을 해 왔다. 지난 5월 영문학술서『The Crisis of Civilization and Asian Response』를 발간하며 아직도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 교수는“과학적인 象과 인문학적 감수성의 관계가 선명하지 않다. 양쪽에서 서로 이해하고 그 관계를 유착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하며“탄소문화상으로 자연과학계과 인문학계에 긍정적인 소통이 생기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학술상에는 김관수 연세대 교수(화학), 김상규 KAIST 교수(화학), 이분열 아주대 교수(분자과학기술학)가 선정됐고, 기술상에는 양갑승 전남대 교수(고분자섬유시스템공학)가 선정됐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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