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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슈퍼 히어로’에 대한 새로운 고찰
영화 속 ‘슈퍼 히어로’에 대한 새로운 고찰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12.1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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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간 _ Les Super-H、eros au cin、ema by Olivier Delcroix

프랑스에서 특별하게 영화 속 슈퍼 히어로들을 다뤘던 책이 출간된 적은 없었다. 이런 일은 슈퍼히어로가 현대 미국의 신화적인 존재가 돼버린 오늘날, 가면을 쓴 평화의 수호자들의 탄생지인 미국에서조차도 드물었던 일이다. ‘슈퍼 히어로’에 대한 이 ‘선구자 같은 책’은, 헐리웃이‘슈퍼 무비’라고 부르는 블록버스터들이 만들어 낸 어마어마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뚜렷하지 않고 때로는 잘못 정의된 이 새로운 영화 장르를 밝혀내려는 의도로 쓰였다. 저자인 올리비에 들라크로와는 2008년부터 잡지 <피가로>와 <피가로스코프>의 영화담당 책임자로 활동 중인 베테랑이다.

그는 특히 공상과학 소설과 추리소설 그리고 만화에 관해 많은 글을 써 왔다. 프랑스에서 만화의 신화라고 불리며 프랑스5 채널을 통해 프랑스 전역에 방송됐던 국민만화 「땡땡」과 「띠뛔프」의 작가였던 저자는 『코르토 말테제』(궁전의 비밀, 2002년, casterman 刊)를 비롯해 여러 작품을 출간하는 등 현재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기는 많았지만 오랫동안 무시됐고 늘 천대받았으며 단 한 번도 진지하게 다뤄지지 못했던 영화 속 슈퍼 히어로들. DC코믹스 소속 슈퍼 히어로인 슈퍼맨과 배트맨, 마블코믹스 소속 슈퍼 히어로인 스파이더맨, 엑스맨 혹은 아이언맨 까지도 사실 엄청난 인기를 누려왔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비록 그 인기가 동시대의 단순한 유행을 선도하는 효과정도에 그쳤지만 말이다.

그랬던 슈퍼 히어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저자는 약 10여 년 전, 영화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던 이 시기를 통해 달라진 그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디지털 특수효과의 급격한 발달에 힘입어 슈퍼 히어로 영화는 지극히 빠른 속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스크린에서 그려지는 그들의 움직임은 더 자연스러워졌고, 초능력은 더욱 강력해져서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그들을 하나의 존재로 인정하게 만들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거대 특수효과팀들이 여러 영화들을 담당한 탓에 이들 슈퍼 히어로의 움직임이 비슷한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는 점이다. 스파이더맨의 화려한 액션은 헐크의 점프, 킹콩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끼치는 데, 여러 특수효과 팀들이 서로의 기술을 모방하기에 생겨난 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미국 만화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만화계의 양대 산맥, DC 코믹스(워너의 회원사)와 마블 코믹스(디즈니 소유)가 바로 이런 급격한 확산의 뒤에 있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Les Super-H、eros au cin、ema는 슈퍼 히어로 영화 장르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은 그들의 숨겨진 역사를 이야기하며 매력적인 뒷이야기로 가득한 무대를 탐험한다. 슈퍼 히어로의 선구자로 볼 수 있는 조로나 타잔이 활동했던 1920년대부터 장편영화의 시대인 현대(슈퍼 히어로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감독들인 팀 버튼, 크리스토퍼 놀란, 케네쓰 브레너 혹은 미셸 공드리가 활동하고 있는)에 이르기까지, 슈퍼 히어로 영화들은 점차적으로 단순한 판화의 틀, 어린아이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미국의 대중문화라는 선입견을 벗어나고 있다. 저자는 양대 코믹스사에서 발간되는 슈퍼 히어로가 영화화 될 때, 새로운 가치를 획득하고 메시지를 제시함을 밝히고 있다. 슈퍼 히어로 영화들이야말로 미국의 정신 구조의 근본적인 구성요소이며, 미국식 가치와 신념, 의심의 기본 성분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갔다. 9·11사태 이후 심각하게 동요된 그들의 애국심을 이루는 근간도 슈퍼 히어로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Hoёbeke 刊, 192쪽, 32유로, 프랑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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