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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교’ 화두로 학문과 지역사회가 만났다
‘중국·화교’ 화두로 학문과 지역사회가 만났다
  • 박경석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HK교수·중국현대사
  • 승인 2012.12.1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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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한국연구재단 공동기획_ 인문학,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28)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박경석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HK교수·중국현대사

인천대 인문학연구소는 ‘한국의 중국연구와 연구기반의 재구성: 근현대 중국의 사회·경제 관행조사 및 연구를 통한 세계적 중국·화교연구자료센터 구축’이라는 어젠다로 2009년도 한국연구재단 인문한국(HK)사업에 선정돼 현재 2단계 1차년도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 사회의 내적 질서를 의미하는 ‘관행’을 키워드로 중국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 연구 기반의 토대를 재구성하며, 중국 및 화교 연구를 위한 종합적 자료센터의 구축과 지역사회와의 연계 활동 등을 통해 연구 성과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우리 연구소는 그 동안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는데, 그 중에서 대량의 『원문자료집』을 출간한 것은 새로운 차원에서 중국 연구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었다. 국내외 각종 연구기관과 협력관계를 맺어 자료를 확보했고, 자체 현지 자료 발굴 조사를 수행했으며, 구술조사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중요자료를 광범위하게 확보했고, 토지, 가족, 종족, 화교 등의 주제를 중심으로 총 14권에 이르는 자료집을 출간했다. 『中國土地法令資料集』, 『中國新聞記事資料集成』, 『中國宗族資料選編』, 『인주골 중국동네 사람들』 등이 그것이다.

국내에서 이와 같이 중국과 화교에 대한 대규모 자료집을 출간한 것은 전에 없던 일로서, 국내 관련 학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제껏 1차 자료를 중국, 일본 등에 의존해 왔던 것은 국내 중국 연구의 한계로 지적돼 왔다. 서구이론의 무불별한 수용을 지양하고 한국적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초자료를 자체적으로 생산, 축적하는 일이 필요했는데 우리 『자료집』이 그 단초를 제공했다.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HK중국관행연구사업단에서 출간한 원문 자료집 일부.

우리 『자료집』의 또 하나 실질적 가치는 전자도서로 출판됨에 따라 원문 검색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사실 수록할 자료를 찾고, 선정하고, 배열하는 작업도 쉽지 않았으나, 선정한 자료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거듭 교정하는 작업도 매우 힘들었다. 그럼에도 굳이 이렇게 한 것은 디지털화가 연구 작업에 매우 유용함을 경험적으로 체득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이는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의 자원이 됐고, 현재 다양한 자료들과 함께 우리 연구소의 디지털아카이브(hka.incheon.ac.kr)에서 편리하게 제공되고 있다.

향후에도 자료집의 출간은 계속될 것이다. 1단계에서 다소 미흡했던 현지 조사를 더욱 강화해 생생한 중국 현실을 담은 자료집을 펴낼 것이다. 이런 대규모 자료집의 편찬, 현지 조사, 디지털화, 디지털 아카이브의 구축 등은 개인이나 소규모 연구팀이 할 수 없다. 적어도 HK사업 정도의 규모를 갖춰야 비로소 시작해 볼 수 있다. 이는 인문학의 발전을 위해 향후 HK사업이 더욱 확대, 발전돼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 연구소는 화교에 관한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를 통해 담론 차원을 넘어 화교를 하나의 학문적 단위로 사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화교의 삶과 기억이 가장 짙게 배어 있는 인천이라는 지역사회와도 깊이 연관돼 있다. 말하자면 화교에 관한 학문적 논의를 지역사회와의 연계나 사회적 확산 활동으로 바로 연결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화교 사진전 걸개그림.

그 대표적인 사업이 화교포럼이다. 그 동안 총 3회에 걸쳐 화교포럼을 개최했고, 2건의 연계 행사도 진행했다. 2010년 3월에 ‘화교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화교포럼을 시작했고, 같은 해 7월에 ‘인천 大佛호텔의 근대적 가치와 화교네트워크’를 주제로 화교포럼을 이어갔다.

2011년 4월에는 ‘인천화교의 문화적 공간, 차이나타운의 장소성’을 주제로 화교포럼을 개최해 성황을 이뤘다. 당시 연계 행사로 ‘華·仁·和·橋: 중국과 인천을 잇는 평화와 화합의 다리, 華僑’를 주제로 화교 사진전과 화교 역사자료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는 향후에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화교포럼은 화교의 삶을 진정한 역사로 자리매김 하고자 했다. 아울러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로서 인천의 미래상을 발견하고 이를 구체화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화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켰고, 인천이라는 지역사회의 특성화와 발전에 기여했다. 이런 모든 활동이 인천시, 인천문화재단, <경인일보> 등과 같은 지역사회의 여러 주체들과 공동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HK사업과 지역사회의 협력에 있어 하나의 모범사례로서 향후 지속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는 HK사업이 확대, 발전할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박경석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HK교수·중국현대사
연세대에서 중국현대사 전공으로 박사를 했다. 주요 저서로는 『History Education and Reconciliation』, 『동남아 여행 글쓰기와 포스트식민주의 비평』, 『동아시아 역사 속의 여행』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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