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의 진화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인터넷을 통한 교육 기회의 확장이다. 2002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픈코스웨어(OCW)와 공개교육자료(OER) 운동은 누구나 원하면 온라인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오픈 에듀케이션(Open Education)을 가능케 했다. OCW가 첫 선을 보인지 10년이 지난 2012년에는 대형 공개 온라인 과정(MOOCs)이 등장했으며, 이는 오픈 에듀케이션의 급속한 발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MOOCs란 많은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온라인 수업으로, MOOCs 플랫폼은 한 명의 교수가 수천명 혹은 수만명까지 가르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MOOCs는 유다시티(Udacity), 코세라(Coursera), 에드엑스(edX)로 모두 2012년에 설립됐다. 특히 유다시티는 스탠퍼드 대학의 서배스찬 스런(Sebastian Thrun) 교수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코스가 2011년 가을 학기에 온라인에 개방되면서 무려 16만명의 학생이 등록한 것을 계기로, 2012년 1월에 스런 교수와 두 명의 로봇과학자들가 창립했다.

MOOCs는 강의실에서 진행했던 수업을 동영상으로 찍어 재활용하는 수준이었던 OCW과 차별성을 띈다. MOOC는 실질적인 온라인 교육을 수행하며 LMS를 통해 강의 수강 외에도 학습 모임을 형성해 질문과 토론, 자료 공유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과제에 데드라인과 피드백이 있고, 코스를 이수할 경우 수료증(certificate)도 증정한다.

MOOCs는 국내 사이버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의 온라인 전용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데 OCW가 강의실을 개방해 대학 안을 외부인들이 엿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었다면, MOOC는 아예 대학 담벼락 밖에 무료 강의실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이는 대학 교육의 개방 차원을 넘어 대안적 대학 교육의 보편화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MOOCs는 기존의 이러닝 혹은 온라인 교육과도 차별성을 가진다.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으로 MOOCs는 한번에 많게는 수만명에 가까운 학습자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동시에 MOOCs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학습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자 개개인의 다양한 학습 스타일, 학습 능력 등을 고려한 개별화된 학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원한다. 즉 MOOCs는 이러닝보다 더 고도화된 데이터 처리 방식과 자동화 및 최첨단의 데이터 분석과 연구를 통해 맞춤형 수업을 지향한다는 점이 특성이다.

MOOCs는 금전적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데서 차별성을 띈다. 코세라의 창립자인 다프네 콜러(Daphne Koller) 교수는 테드 강연에서 인도의 작은 마을에서 중산층으로 태어난 한 청년의 얘기를 소개한다. 이 청년은 자신의 형편이나 환경 때문에 대학 교육을 꿈도 못 꿨지만 코세라를 통해 명문대 수업을 듣고 수료증을 따는 등 교육의 기회를 얻었다.

그녀가 소개한 또 다른 사례는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긴 딸 때문에 문 밖 출입이 힘들었던 라이언의 이야기다. 라이언은 딸을 돌보며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코세라를 통해 수업을 들었고, 딸의 병세가 호전된 후에는 그 코세라 교육 덕분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MOOCs은 많아야 몇백 명의 제자를 가르칠 수 있었던 교수에게 수천 혹은 수만 명의 제자를 가르칠 기회를 제시했고, 비싼 등록금의 허울 좋은 대학 졸업장 대신 대학 강의들을 무료로 알차게 이수하고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열고 있다.

정혜윤 한양대 교수학습개발센터 책임연구원·교육공학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에서 교육공학 전공으로 박사를 했다. 주요 논문으로 「웹 기반 문제 중심 학습에서 상호작용과 성취도에 대한 학습 실재감의 예측력 검증」 등이 있다.